국회서 규탄 기자회견..."정권 하청기관으로 전락"
민주당 법사위원들 "사과 않으면 사퇴해야"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재해 감사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 원장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과 법률에 반해 감사원을 정권의 하청기관으로 전락시킨 최 원장은 감사원장의 자격이 없다"며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 원장의 자복이 아니더라도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며 "실세 총장이라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발언에서도 확인되듯 유 총장은 문재인 정부 5년간을 감사원의 비정상 시기로 비방하고 있음에도 최 원장은 유 총장을 질책하기는커녕 그를 감싸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9 photo@newspim.com |
그러면서 "최 원장이 유 총장 뒤에 숨어있다는 감사원 내 불만은 결국 최 원장이 자초한 셈"이라며 "과연 감사원을 정상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법사위 업무보고에 출석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질의에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후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도 "귀를 의심하게 하는데 이에 대해 달리 하실 말씀이 없으시냐"고 물었고 최 원장은 "저는 조 의원 질의를 '감사원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냐'고 묻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그렇다고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최 원장에게 대국민 사과와 방송통신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KBS 등에 대한 표적 감사 중단,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한 공개 경고를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시 즉각 사퇴하라고 공세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권익위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 뒤 이튿날 예비감사가 시작됐고, 6월 28일에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KDI 원장 사퇴를 촉구하기 전날 감사를 통보한 뒤 7월 초 사퇴했다"며 "감사원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는 기관이라기보다 완벽한 정부여당의 하청기관으로 전락한 것이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승원 의원도 "윤석열 정부와 검찰은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간 기관장들에 대해 직권남용을 했다고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는데, 반대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현재 감사원이 행동대장으로서 신속하게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찍어내기 위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똑같은 논리로 감사원도 나중에 직권남용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앞뒤 잘 살펴보고 좌고우면해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며 "자꾸 정쟁의 소용돌이로 국정이 흘러들어가는 것이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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