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기독교·천주교·원불교·천도교 5대 종단 공동 기자회견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참사에도 정부 아무 것도 안 해"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국내 5단 종단 종교인들이 발달장애인 참사 49재를 맞아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천주교 남자수도회,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종교단체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부모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혹한 일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며 "죽음의 절벽 앞에 선 이들에게 정부는 지금까지 어떠한 희망이 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한 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계속해서 죽음의 낭떠러지로 떠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지원 없이 하루의 대부분을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 해야하는 부모들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집무실 인근에서 발달장애인 참사에 대한 5대 종단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12 mironj19@newspim.com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는 총 7건이다. 지난 5월 23일 서울 성동구에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과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같은날 인천 연수구에서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이 중증장애가 있는 30대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같은달 30일 경남 밀양시에선 발달장애 자녀를 둔 40대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올 3월에는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살해한 50대 친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적 참사가 반복되자 국회는 지난 6일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발달장애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촉구 결의안'과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여야 의원 170여명이 초당적으로 참여해 뜻을 모았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와 종교계는 정부와 국회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대책마련에 늦장을 부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인 지몽 스님은 "국가와 지자체는 사회적 약자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몽 스님은 "발달장애 자녀와 24시간 함께 있어야 하는 부모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일 한계를 느끼며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고통은 너무나 크고 가혹하기에 사회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하루하루가 죽음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욱 원불교 인권위원회 교무는 "내가 어려움에 처하면 공동체가 나서서 나를 보호해줄 수 있다는 신뢰가 민주주의 사회의 동력"이라며 "발달장애의 아픔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것은 더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하루빨리 정부가 나서서 24시간 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삼각지역 1번 출구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발달중중장애인과 함께하는 49재 봉행을 하고 있다. 2022.07.12 filter@newspim.com |
이들 단체는 더 나아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정부에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 참사 특위 결의안 통과를 촉구하는 전국 집중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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