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짤이'로 자격정지 6개월…"재심신청하겠다"
박지현 "부끄럽다…재심 철회하고 사과해야"
우상호 '왈가왈부 자제' 당부했지만 갈등일 듯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징계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나섰다.
강성 지지층은 이를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최 의원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한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판글을 올리면서 당내에 또다시 잡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윤리심판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앞으로 당헌·당규에 의해 주어진 재심신청 절차를 통해 사실과 법리에 대한 추가적인 소명과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또다시 억측과 비난이 이어지더라도 제 인권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제게 주어진 권리를 적법적차를 통해 성실히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2.02.11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장문의 메시지를 통해 윤리심판원의 사실관계 판단을 전면으로 부인했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온라인 화상회의에 의원들만 참여했다고 생각했고 특히 여성 참석자들이 함께 논의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소위 '성희롱' 혐의를 입증하려면 분명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의 인지 여부가 필수적 요소임에도 성급하고 아쉬운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발언의 상대방이 아닌 다른 이에게 가해가 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을 입증할 근거가 무엇인지 꼭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2차 가해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해명을 한 것이 타인에게 심적 고통을 주었기에 제 책임의 사유로 삼았다는 부분은 향후 다른 사건의 해명이나 방어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글이 게시된 지 4시간 뒤 박지현 전 공동대책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부끄러울 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최 의원의 징계를 강하게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장문의 반박글로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부정하면서 재심 신청을 하고 당을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최 의원이 한없이 부끄럽다"며 "검수완박, 성희롱 비호, 한동훈 청문회 망신으로 선거 참패를 불러 놓고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처럼회 회원들도 부끄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강성 팬덤을 업고 반성과 쇄신을 거부하는 처럼회를 극복하고 혁신의 길로 성큼성큼 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최 의원은 재심 청구를 철회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지선 참패 책임이 가장 큰 처럼회는 강성 팬덤과 인연을 끊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최 의원의 징계로 일단락됐던 분위기가 재심 신청으로 다시 시끄러워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당 지도부는 윤리심판원이 독립 기구인 점을 강조하면서 심판원 결정에 맡기겠다는 말로 해당 이슈와 거리를 둬왔다. 다시 성비위 사건 등이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6.22 kilroy023@newspim.com |
전날(21일) 기자들에게 "좀 센 징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던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제 개인적인 소회가 있지만 윤리심판원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우 위원장은 "당내 의원들이 찬반 나뉘어서 왈가왈부 논쟁을 하는 건 국민 눈에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다"며 "당이 결정한 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달리할 수는 있지만 공개적으로 이를 노출하고 지지자들의 격돌로 이어지게 만드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은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의 측근이자 처럼회 멤버인 김용민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의미의 레드 콤플렉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고 썼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을 제명시키는데 왜 제명시키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이유를 설명하면 2차 가해라고 한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해를 주장하니 징계해야 한다고 한다"며 "야만의 시대에 횃불을 들고 싸워왔던 민주당이 내부에 어두운 야만의 시대를 만들어 냈다"며 최 의원을 거들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질 일인가 싶어서 어이가 없다"면서도 "처음부터 사과하고 끝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최 의원이 재심 신청을 공식적으로 하게 되면 중앙당 윤리심판원은 60일 이내 다시 심사해 결정을 내리도록 돼 있다.
심판위원인 김회재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재심 신청은 당연히 징계받는 사람들의 권리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신청서가 들어와있지 않은데, 신청서가 들어오면 윤리심판원의 13차 회의 일정을 잡아서 하게 될 것이다. 아직 다음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심으로 징계 결과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는 "재심을 해봐야 아는 것이고 제가 심판위원이라 앞으로 일어날 결과를 미리 얘기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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