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현대로템 창원공장 노조 파업으로 기소
"관행적인 근로 아닐 경우 거부해도 쟁의 행위 아냐"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관행적으로 연장·휴일근로를 해오지 않던 방산업체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지침에 따라 근무를 거부한 것은 위법 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상합 전 현대로템 지회장 등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로템지회 소속이었던 김 전 지회장 등은 2013년 사측과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방산부서 소속 조합원 350여명과 부분파업, 연장·휴일근로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현대로템지회 쟁의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013년 7월 10일 오후 1시 10분부터 같은날 오후 2시까지 창원공장 내 버스 주차장에서 '지회 쟁의대책위원회 및 정당방위대 발대식'을 열었다.
이후 이날부터 같은해 9월 30일까지 총 41회에 걸쳐 부분파업(26회)을 하고 연장근로(12회)와 특근(휴일근로 3회) 등을 거부했다.
1심은 지회의 파업을 유죄로 인정하고 김 전 지회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조합원들도 400만~8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한 조합원은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가 추가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피고인들의 양형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감형했다.
징역형에 처해진 조합원은 집행유예 1년으로 감형됐고 나머지 조합원들의 벌금 또한 200~5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피고인들의 연장·휴일근로 거부를 무죄 판단하되, 부분파업으로 인한 노동법 위반 부분에 대한 상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원심이 피고인들의 유죄에 대해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했다.
대법원은 "현대로템지회와 현대로템 주식회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연장·휴일근로의 경우 지회의 사전 동의를 얻어 실시하되 근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중간관리자를 통해 신청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연장·휴일 근로를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실 등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단체협상 기간에 지회의 지침에 따라 연장·휴일근로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조합원들의 집단 거부로 쟁의 행위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은 준법투쟁이 쟁의 행위인지에 관해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며 "이 판결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준법투쟁이 노동조합법상 쟁의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엄격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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