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수위 "새정부 출범 후 2차 추경 편성 추진"
국채시장 패닉 우려에 "적자국채 발행 안 할 수도"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 출범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관련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 주도로 추경 규모과 방법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만큼 '50조원 추경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이날 인수위는 향후 추경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을 소화하기엔 국채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현 정부에서 마련한 예산에 '메스'를 대더라도 50조원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31일 오후 경제1분과 브리핑을 열고 2차 추경안을 새 정부 출범 후 제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코로나비상대응특위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2.03.31 photo@newspim.com |
이날 추 간사는 '50조원 추경안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답하면서도 "기초 전제는 당선인께서 후보 시절 공약했던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50조원 안팎의 추경안이 제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만약 인수위 측이 당초 주장대로 50조원 추경을 추진할 경우 적자국채 발행은 불가피해진다. 문제는 지금의 국고채 시장이 추가적인 국채 발행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치솟고 있는 국채 금리다. 이번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031%에 장을 마감했다.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국채금리가 3%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런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채 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국채) 수급이 꼬이면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은 출렁이는 국채시장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시중에 국채물량이 많아지면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이는 곧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미 국채금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적인 통화정책과 기준금리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국채 물량이 추가로 풀리면 시장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아무리 균등 발행하더라도, 지금 시장상황에서 국채 발행량을 늘리면 물량 자체를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면 서민들의 대출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채금리는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전문가들은 적자국채 발행이 1조원 늘어날 때 시중금리가 0.01%(1bp) 오른다고 보고 있다. 현재의 국채금리 상승세가 시중금리 인상으로 불붙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사업을 당초 구상했던 것보다 줄여서 적자국채 발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채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적자국채 발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추경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당초 적자국채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가 "국채 발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바꾼 셈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추 간사는 "지금 한다, 안한다를 단정해선 안 된다"며 모든 것을 패키지로 종합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간사는 또 "기초 전제는 당선인께서 후보 시절 공약했던 부분이다. 아시다시피 지난번에 50조 손실보상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셨고, 그 와중에 지난번에 1차 추경이 있었다"며 "그리고 이번에 인수위 추경 규모 사업 어떻게 담을것이냐, 일단 공약 바탕으로 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그 여러가지 측면의 분석, 윤곽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16조9천억원 규모의 1차 추경도 50조원 손실보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2차 추경은 30조원 규모로 편성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정책 당국도 국채시장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각별 대응' 방침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국채시장에서 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한국은행과 공조 강화 등 안정화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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