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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거성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학교는 학생 중심으로"

기사입력 : 2022년03월28일 13:30

최종수정 : 2022년03월28일 17:08

교사 잡무 너무 많아,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초등3~6학년까지 방과후 영어 무상 실시
내용있는 돌봄 운영돼야 사교육 줄일 수 있어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자' 신조

[수원 = 뉴스핌] 김범주 기자·소가윤 기자 = 2018년 10월 가을로 접어든 어느 주말이었다. 경기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 공원의 초록 잔디밭이 노랑색 '피켓'으로 물들었다. 수백명의 유치원생과 부모들이 손에 들고 온 피켓에는 '유치원은 아이들의 배를 채워달라'고 쓰였다. 보릿고개 시절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당시 학부모들은 성장기에 있는 유아들에게 '썩은 감자를 배식하고, 수박 한 통을 100명이 넘는 아이들에 나눠주는 사립유치원의 급식의 현실'에 분노했다. 일부 사립유치원 설립자와 원장 등은 교비로 성인용품을 사거나 사적 이득을 챙겼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이 공개한 사립유치원 감사보고서 내용의 일부다.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유치원 3법'이 도입됐고, 유아의 학습권과 건강권에 국민의 관심을 불러왔다. 새 학기를 앞두고 아이들을 볼모로 반복됐던 유치원들의 집단 파업도 자취를 감췄다. 이를 이끈 주역이 김거성 전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이다. 그랬던 그가 오는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경력과 전공이 교육계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학교가 학생 줌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고 있냐고 되묻는다. 학생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교육감의 가장 큰 덕목이며, 학생들에게 미래역량을 키워주지 못한 교육의 현실을 더 안타까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화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 국제투명성기구 국제이사, 상지대 객원교수 등 여러 활동을 해왔지만, 대한민국의 근본적 퇴보를 막기 위해서는 교육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것이 출마의 변이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율 경쟁'이 결과적으로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를 경기도 수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거성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2022.03.23 mironj19@newspim.com

<다음은 일문 일답>

-사립유치원 사태로 널리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과의 인연은?

▲경기도교육청과 연을 맺은 건 2014년 감사관 공모를 통해서였습니다. 그 전에는 한국투명성기구에서 일했었는데, 감사관으로 임명됐을 당시 국무총리실에 유치원 관련 제보가 여러건 들어왔습니다. 이를 교육부가 종합해 시도교육쳥별로 분배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사건이 전체의 25%였습니다.

-체감되는 사립유치원의 변화는?

▲당시 온갖 형태의 회유와 청탁, 압박이 있었죠. 제 신조는 '예와 아니오를 분명히 하자'인데 어느 순간부터 받는 전화에 대해 '모두 녹취하겠습니다'고 안내하자 한 달 만에 전화가 끊겼습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미래에 기여를 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주변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과거처럼 막무가내로 유치원에서 돈 빼가는게 불가능해졌고, 투명한 유치원 운영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여전히 월급으로 몇천만원 받아가는 사립유치원이 있지만, 아이들 급식·안전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시민감사관들을 통해 이런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

-경력·전공이 교육전문가라기 보다는 감시자에 가깝다는 지적이 있는데

 ▲능력을 갖춘 사람을 적합한 위치에 배치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이어 제조회사 사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타이어 재질이 어떻고 어떤 자동차에 사용해야 하는지 사장이 세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교육감 역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교육감은 직접 나서서 교육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철학 또는 어떤 교육의 방향을 어느곳으로 이끌어나갈 것인지 큰그림 그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오래 가르친 경력의 차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행복하지 못했거나, 미래 역량을 가르치니 못했다면 이를 더 안타까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학은 사람의 삶의 깊이, 넓이, 높이 등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존종과 사랑이 바탕이며, 전혀 다른 영역이 아니며 교육에서 발현될 수 있습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거성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2022.03.23 mironj19@newspim.com

-경기도교육청의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학생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교육감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모든 교육구성원 교사나 직원, 공무직,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경기교육을 만들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소외된 사람은 마땅히 국가가 살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국가책임제도 청와대에서 주장했고, 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주변 환경도 다르게 조성하려 했습니다. 통학로의 학생 안전이 대표적입니다.

예전에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라는 노래가 있었죠. 그 노래는 운전자가 중심이고 보행자는 비켜나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깔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선순위가 '도치'된 우리의 의식 바꿔야 하는데, 앞으로는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는 노래가 나와야죠.

-공교육은 무엇을 책임져야 하나

▲대표적으로 기초학력입니다. 기초학력은 공교육이 반드시 책임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그냥 학습 진도만 나가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초등 1~2학년 중에서는 읽기, 쓰기, 셈하기 수업을 못따라 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냥 진도만 나간다면 훗날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실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2000년 중반께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출장을 갔다가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집을 찾았던 경험이 있어요. 한국에서 학원을 운영했던 민박집 주인은 아이들 교육이 힘들어 이민을 왔다고 했습니다.

뭐가 다르냐고 물어보니까 그 주인이 '우리 아이가 3명인데 언어가 안 되니까 각자 1명씩 선생님을 붙여줬고, 가장 먼저 말문이 트인 애는 집안의 막내인 2학년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서 통역을 했다'고 했습니다. 이게 아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국내 교육 시스템이 원활히 운용되지 않은 이유는

▲우리 교사들이 그렇게 하고 싶어도 '가르치는 것' 이외에 너무 잡무가 많아요. 예를들어 신용카드로 물품 20개를 구입하면 20개 서류가 필요합니다. 앱으로 만들어서 증빙하게 하면 되지 왜 영수증에 풀칠해서 붙이게 합니까. 권위주의적 학교 문화 때문에 학교 회의때 교사들은 발언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민주주의적 조직이 아닙니다. 그런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민주적으로 가르칠까요. 이런 선생님과 학생들은 행복할까요.

행복은 직업능력과도 연계됩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런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제 시대에는 주산을 배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 시대에 정말 필요한 교육이었느냐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면 나중에 뒤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교육이 필요한가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이 필요한데, 학교뿐 아니라 기업 연구소 등과 같은 기관과 협력해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이종 교배죠. 일선에는 첨단 역량이 교육적으로 활용되고 그걸 통해서 아이들이 비전을 찾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날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입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인공지능, 빅데이터 교육 등이 미래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나

▲관점이 학교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됩니다. 제가 매번 강조하는 게 협업입니다. 사회 변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을 학교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청 역량이 부족하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고, 외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교육이 갖춰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나

▲과거에 교사가 전공했던 과목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라면 과거와 현재가 아니라 미래 연료,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이런 영역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정비하는 기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미래 역량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을 준비를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에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교육에 그런 모습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대학입시 등 현실적 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있는데

▲학업성적 하나 가지고 모든 걸 평가하려고 하면 커닝해서라도 좋은 성적 만들어내려고 하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려고 하는 일이 반복될 것입니다. 학점이나 시험성적 중심 채용문화도 바뀌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이 외웠는지'가 국가자격증 급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돼서야 될까요. 이 같은 방식은 서열화만 양성할 뿐입니다.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거성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2022.03.23 mironj19@newspim.com

-새 정부 시작부터 '교육 홀대론' 논란이 거세다

▲교육부 존치 여부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도 교육계 인사가 빠졌습니다. 이건 교육에 대한 기본 철학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잘못된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 교육 정책을 평가한다면

▲경쟁 중심의 교육이 어떻게 교육에서 관철될 수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약육강식은 '동물의 세계'에서나 있는 것으로, 인권을 생각하는 현대 사회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상이에요. 그런 철학이 인수위에 교육 전문가 하나 없이 시작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초·중·고교에 대한 전문 역량을 갖춘 사람들은 불필요하고, 오히려 그런 전문가들이 분탕질한다고 생각하는건 아닐지 의심스럽습니다.

-경기도 교육에 필요한게 있다면

▲코로나로 인해 학력격차가 심화됐습니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 과거 5년 전과 현재 학생의 격차가 있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차이도 더 뚜렷해 졌습니다. 그래서 교육회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추진협의체가 필요다고 생각합니다.

학력이 벌어지는 원인에 대한 분석도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영어를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0시간을 투입해야 소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초를 닦기 위해서도 3000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공교육으로 확보된 시간은 800~900시간에 불과합니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초등3~6학년까지 방과후 영어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예산으로 1년에 900억원 가량이 들지만, 사교육으로 환산하면 조 단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방과후 돌봄교실도 아이들만 잡아두는 역할에서 프로그램 중심으로 실질적인 교육 내용을 채워주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적극적으로 아이들이 취약한 부분을 채워주는 돌봄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19년 2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유아교육법 시행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19.02.25 mironj19@newspim.com


◆김거성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1982년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정희 유신독재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나눠주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체포돼 감옥살이를 했고,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체포돼 고문도 받았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투명성기구에서 사무총장, 부회장, 회장을 각각 역임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국가청렴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사회복지법인 송죽원 대표이사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활동했다. 2019년 8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근무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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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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