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1노조 체제서 최종 타결까지 관문 남아
50돌 맞은 현대重, 이달 지주사 사명 'HD현대'로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가 2021년 임금협상에 극적 합의하면서 파업 위기를 넘겼다. 아직 현대중공업지주 산하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교섭이 남아있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체제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 2021년 임금협상안에 잠정합의했다. 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성과금 148% ▲격려금 250만원 ▲해고자 1명 복직 ▲특별휴가 1일 ▲우수조합원 해외연수 재개 ▲신규채용 실시 등의 내용이다.
임금협상안은 노조 찬반투표를 통해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찬반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올해 임금협상안은 마무리된다. 이달 내로 마무리된다면 지난해 8월 노사 상견례 이후 6개월 만이다.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
◆ 파업 위기 한숨 돌렸지만 최종 타결까지는 아직
당초 현대중공업 임금협상은 난항이 예상됐다. 지난해 8월에 시작된 임금협상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지도부 선거로 잠시 중단됐지만 '강성'으로 분류된 전병천 지부장이 노조의 새 수장으로 당선되면 올해 교섭 역시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전임 지도부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은 뒤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권까지 획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든 합법적 파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사장이자 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선임됐다. 지주사 부사장이자 현대중공업지주의 대표 사업인 조선 부문 대표이사에 오른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 사장 체제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노조는 정 사장 승진 발표가 난 다음 달인 지난해 11월 파업권을 획득했다. 자연스레 정 사장 체제에서 노조의 첫 파업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졌다. 파업 발생 시 매일 수십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노사의 임금협상안 잠정 합의로 16일 파업 위기는 피했지만 최종 타결은 아니다.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3사 1노조 체제에서 최종 타결이 되려면 3사의 교섭안에 대해 모두 잠정 타결 후 조합원 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교섭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양 사는 잠정합의안 도출을 위해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지난해부터 수주를 회복하고 있지만 업황이 좋아지는데는 업종의 특성상 시간이 걸린다"며 "수주 실적이 매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합쳐 이 시기를 지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도 "지난해부터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조속히 교섭을 타결해 노사가 재도약에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로고= 현대중공업지주] |
◆ 중공업 이미지 탈피한 'HD현대'로 사명 변경해 새 출발
현대중공업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현대중공업지주의 사명도 'HD현대'로 변경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사명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사명 변경안은 이달 28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HD 현대'라는 사명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중공업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 지주회사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HD 현대'의 'HD'는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는 지난해 지주사 사장으로 승진한 정 사장이 그리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미래와도 닿아 있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IT 전시회 CES2022에서 "지난 50년 세계 1위 쉽빌더(Shipbuilder)로 성장한 데 이어 앞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3대 핵심사업을 이끌어 나갈 혁신기술로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을 꼽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은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담고 있다"며 "사명 변경을 계기로 투자형 지주회사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