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 내세우던 美 총기제조사에 책임 물어
총기사고 관련 '기념비적 사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 미국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참사 피해자 유족들이 총기 제조사와 7천300만 달러(874억 원)의 보상에 합의했다.
CNN 방송 등은 15일(현지시간)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의 범인이 범행에 사용했던 반자동소총의 제조업체 레밍턴이 법원 심리 진행을 앞두고 피해자 가족들과 이같은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샌디훅 총기 참사는 지난 2012년 코네티컷주에 거주하던 20살 청년 애덤 랜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총기로 살해한 뒤 샌디후 초등학교에까지 난입, 순식간에 반자동소총을 난사하며 저학년 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 등의 목숨을 빼앗은 사건이다. 당시 미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이며 무분별한 총기 사용을 규제해야한다는 여론을 촉발시켰다. 이와함께 미국인들에게 총기 사용을 부추기는 레밍턴 등 대형 제조업체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했다.
총기 참사 이후 신축 이전한 샌디훅 초등학교.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미국 총기제조 업체들은 막강한 로비력과 총기 사용의 자유를 지지하는 보수층의 지지에 힘입어 판매된 총기에 대한 면책 규정을 들어 책임을 회피해왔다.
샌디훅 총기참사 피해 가족들은 이에맞서 총기 제조업체가 사회에 불만을 품은 청년을 자극하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총격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레밍턴은 범인이 광고에 직접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지난 2016년 1심 재판부는 회사측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유족들은 항소했고 상급법원도 이를 수용해 재판 개시 절차를 진행해왔다. 레밍턴측은 자신들에 불리한 내부 문건들이 공개되고 재판에서 불리해져 유죄 판결을 받게될 것을 우려, 거액의 합의금 지불로 소송을 마무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미국에서 빈번하고 있는 총기 참사에 대해 그동안 면책 조항을 내세우며 버텼던 총기 제조회사에게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며 총기업계에도 큰 충격을 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