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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인 Talk!] 중국 청년 감독 4인, "한중 영화 교류 더 활발해지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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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2021 아시아의 빛: 재한 영화인 단편 영화제'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자오커(趙珂), 자오천리(趙晨荔), 웨이원팅(魏文婷), 자오단양(趙丹陽)은 모두 한국에서 영화를 배우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중국 청년 감독으로 각자 독창적이고 색다른 영화를 선보이며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뉴스핌 월간ANDA는 중국 청년 감독 4인을 만나 작품에 대한 소개와 감독으로서의 포부 등에 대해 전해 들었다.

재한 중국 청년 감독. 왼쪽부터 차례로 자오천리(趙晨荔), 자오단양(趙丹陽), 자오커(趙珂), 웨이원팅(魏文婷). [사진=주옥함 기자]

그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자오천리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상황에서 재한영화인협회와 서울중국문화센터가 영화계 종사자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분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자오커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행사가 크게 줄어든 상황 속에서, 재한 청년 감독으로 행사에 참가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직접 연출한 작품을 선보이면서 다른 영화인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제의 첫 번째 상영작으로 오른 자오커 감독의 '사막으로 가는 배(開往沙漠的船)'는 피안(彼岸)을 찾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느 날 아춘(阿春)이라는 소녀가 남자주인공 린윈(林雲) 앞에 나타나 "모든 사람은 떠도는 배와 같아서 언젠가 피안에 다다를 것이며 나의 피안은 바다 끝, 붉은 모래로 뒤덮인 사막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이후 린윈은 아춘의 초상화를 손에 쥐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아춘을 찾으면 자신도 피안을 찾게 될 것이라 믿으며 부지런히 그녀를 찾던 린윈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어촌에서 젊은 민박집 여주인 샤오펑(小鳳)을 만나게 된다. 외부와 격리된 채 살아온 샤오펑은 모험심 가득한 린윈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의 마음을 얻진 못한다.

자오커는 '경중인(鏡中人)', '화해(和解)', '구름아, 어디로 가느냐(雲啊,飄向何方)' 등 다수의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그중 '사막으로 가는 배'를 영화제 상영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인생을 돌아보던 시기에 내 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감독은 평생 자신을 찍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감독은 영화라는 큰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투영하기 때문에, 감독의 성장 과정은 작품을 통해 드러난다"고 말했다.

자오커의 작품은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를 띤다. 이와 관련해 자오커는 "작품을 기획하고 촬영하기까지 전반적인 스토리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뿐"이라며 "특정 분위기나 색채를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어두운 분위기에서 인간 내면의 모습이 더 잘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재한 영화인 단편 영화제에 참석한 중국 청년 감독 4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자오커, 자오천리, 자오단양, 웨이원팅. [사진=주옥함 기자]

자오천리 감독의 '청춘이 머무른 곳(青春住了誰)'은 사춘기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이웃집 누나를 짝사랑하는 남자 주인공 장샤오러(張小樂)는 묵묵히 그녀 곁을 지키며 남몰래 마음을 키워간다. 비록 그 사랑이 결실을 맺진 못했지만 장샤오러의 기억 속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게 된다.

'청춘이 머무른 곳'은 자오천리의 지린예술학원(吉林藝術學院) 졸업 작품이자, 그에게 우수 졸업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는 "한 학기 동안 각본부터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학교에서 배운 모든 영화적 지식과 경험을 쏟아부어 만든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영상 촬영을 전공한 자오천리는 '청춘이 머무른 곳'에 대한 연출 경험이 촬영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는 "감독으로 영화에 참여하면서 촬영을 포함한 모든 세부 사항을 파악할 수 있었고 덕분에 대학원에서 작품을 찍을 때 촬영 각도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기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웨이원팅 감독의 작품 '야화(夜談)'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몽환적 스토리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로 오랜만에 고향 방문을 기대했던 중국 유학생 멍커(孟柯)는 비행기 티켓이 매진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실망에 빠진 멍커는 근처 점집에 들어가게 되고, 주인 모리(茉莉)로부터 모종의 교환 거래를 조건으로 마지막 티켓을 건네받게 된다.

웨이원팅은 '야화'가 자신의 연출작 중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주인공의 처지가 자신과 같다"며 "한국에서 생활하는 중국 유학생의 애틋한 향수를 여주인공 멍커의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웨이원팅은 여성 장르의 영화에 특화되어 있지만 스릴러도 연출한 바 있다. 그는 "감독은 자신만의 특화된 장르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다른 장르의 영화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낯선 장르에 대한 도전도 두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샤오펑(李少鵬) 서울중국문화센터 부주임이 청년 감독에게 명예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재한영화인협회]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은 자오단양 감독의 '지나친 하루(最後的一天)'다. 중국 유학생 루이위(瑞雨)는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날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점주가 아닌 중국인 아르바이트생 류웨(劉月)를 마주하게 된다. 묘한 동질감을 느낀 둘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일들을 털어놓으며 우정을 나눈다.

'지나친 하루'를 제작한 이유에 대해 묻자 자오단양은 "경험이 녹아든 작품"이라고 전했다. 극중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자오단양은 "야간 근무 시간에 신입 알바생을 교육하는 일을 했다"며 "한국인도 있고 중국인도 있었지만 같은 중국인을 교육할 때 특히 묘한 기분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중국인 알바생을 교육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상상하다 쓴 작품"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양국의 문화가 얼마나 다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중 양국의 문화 다양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각본을 쓰기 전부터 문화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고 중국인 유학생과 직장인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제에 참가한 감독은 모두 한국에서 영화를 전공한 유학생이다. 유학 생활과 관련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웨이원팅은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훌륭한 교수님의 가르침 속에서 영화 이론에 대한 지식도 쌓고 연출 기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 영화 산업의 현황과 제작 과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중국에 돌아가 한국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한국은 매년 다양한 지역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크고 작은 영화제를 개최한다. 자오단양은 "영화제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작품을 즐길 수 있고, 청년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자신의 부족함도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4: 영화제 포스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청춘이 머무른 곳(青春住了誰)', '야화(夜談)', '지나친 하루(最後的一天), '사막으로 가는 배(開往沙漠的船)'. [사진=재한영화인협회]

'부산행', '기생충', '오징어 게임', '지옥' 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4인의 중국인 청년 감독에게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있어 한중 양국이 어떠한 차이점을 띄는지 물어봤다.

웨이원팅은 "중국은 서사 중심의 작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촬영 기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의 '영화화'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대답했다.

또한 중국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집필하는 경우가 드문 반면 한국은 각본과 제작을 동시에 맡는 감독이 많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양국의 더 많은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를 선두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오커는 "스트리밍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중국도 스트리밍 영화 제작과 해외 수출을 확대해, 중국의 발전된 영화 제작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향후 어떤 소재의 영화를 찍고 싶은지 묻자 웨이원팅은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작품마다 크고 작게 중국적인 요소를 담았다"며 "나만의 특색과 장점이 결합된 작품을 통해 전 세계에 중국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소소한 일상을 사랑한다는 자오천리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영화를 찍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세상의 이치와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일상을 담은 작품으로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4인 감독 모두 양국이 이어온 오랜 우호관계를 축하하며 영화계 교류도 한층 더 활발해지길 희망했다. 아울러 카메라를 통해 양국의 아름다운 순간을 아낌없이 기록할 것이라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gu121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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