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본부, 재정비 하루 만에 일정 재개
본부장 이하 부본부장은 두지 않기로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승계 여부도 관건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정책 분야를 계속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원 전 지사가 이를 받아들이며 기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이었던 그는 슬림화된 새 선거대책본부에서도 정책본부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정가에서는 이에 대해 당내 경선 초기부터 원 본부장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윤 후보가 기존 선대위에서도 정책 분야에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한 원 본부장에 대한 신뢰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윤 후보는 평소 의리를 중시하며 한 번 믿고 가까이 한 사람은 관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당사에서 '신도시 재정비' 정책공약을 발표한 후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2.01.06 kilroy023@newspim.com |
뉴스핌이 6일 복수의 선대본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윤 후보는 전날 점심께 원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책은 어차피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공약 준비를 계속 해왔으니 새로운 선대본에서도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책본부 존치, 원 본부장의 사실상 유임은 기존 선대위가 직면했던 당내 갈등 속에서도 정책총괄본부(현 정책본부)가 유일하게 잡음이 없었던 점이 주효했다.
원 본부장이 계속 총괄하게 된 존치된 정책본부는 기존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정책본부를 비롯한 4개 본부에서 본부장 아래 직책은 기존과 달리 사라진다.
윤 후보는 6일 중앙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에 4선 중진 권영세 의원, 중앙선대본 부본부장 겸 상황실장에 3선 윤재옥 의원, 정책본부장에 원희룡 전 지사를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원 본부장이 계속해 정책본부를 맡은 데는 업무 연속성도 고려됐다.
원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배석하며 선대본 체제 돌입 후 하루 만에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본부장들 중에서 원희룡 본부장이 현장이든 정책이든 가장 큰 활동력을 보여줬고, 본부에서 했던 것들 중 잡음이 있거나 실수가 있었던 것이 없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후보의 신뢰를 사고 그런 부분을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편된 선대본은 직능, 정책, 선대, 조직본부(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된다.
다만 윤 후보는 선대본 산하 각 본부에 본부장을 제외한 그 어떤 직책도 두지 않겠단 방침이다. 윤 후보는 전날 선대본 재편을 발표하며 '슬림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후보가 본부장 밑으론 직책을 아무것도 두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대본 관계자도 "편제가 아직 발표 안 됐다. 권영세 사무총장이 발표하는 것을 봐야 확답을 할 수 있다"면서도 "후보가 '기본적으로 본부장을 빼고 직제를 다 없앴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당사에서 '신도시 재정비'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윤 후보,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 윤창현 의원. 2022.01.06 kilroy023@newspim.com |
기존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재편이 어떻게 될지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윤 후보는 기존 선대위 쇄신과 함께 위원회들 역시 모두 해체했다. 김한길 전 위원장이 맡았던 새시대준비위원회, 윤희숙 전 의원이 이끌던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위원회', 후보 직속 기구였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도 원칙적으로는 해산됐다.
다만 복수의 선대본 관계자들은 "'약자와 동행'이라는 슬로건과 기조는 선대본서 계속해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약자와의 동행위원회가 재편된 선대본에 승계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위원회가 전면 부활하지 않는다면 당장 정책본부에 이 역할이 일임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일단 원칙상으로는 전날 후보가 이야기한 것처럼 후보 밑에 있는 위원회들도 다 재편한다. 위원회들이 어떤 형식으로 또 활동하게 될지 이런 것은 (기존 선대위가 해체된 상황에서) 바뀔 수 있다"면서 "위원회들이 쉽사리 해체된다, 존치된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제 정책본부에 조금 더 집중되는 게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아무래도 위원회 차원에서 또 정책 발표나 어떤 메시지를 내는 것은 선대본 재편이 마저 진행돼야 하는 현 상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달 6일 기존 선대위 출범 당시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약속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가 출범한 첫 주를 '약자와의 동행 주간'으로 정하는 등 여기에 공을 쏟아왔다.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 후 첫 외부 활동으로 범죄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통합지원기관 방문, 서울경창철 112종합 상황실 방문 일정 등을 소화했다. 윤 후보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인권과 보호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치안 태세를 갖출 것도 당부했다.
이 일정들은 당시에도 정책을 총괄했던 원 본부장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