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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중국·러시아 등 자원무기화 '공포'...공급망 대책은?

기사입력 : 2021년12월29일 16:35

최종수정 : 2021년12월29일 16:35

'제2 요소수 사태' 재현 우려
배터리소재·희토류·천연가스 가격 급등
각 기업 공급망 다변화 노력
결국 자원개발이 근본적 해결책 주장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요소 뿐만 아니라 광물자원,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세계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며 국내 산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요소수 대란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핵심소재로 각광받는 니켈, 희토류 등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문제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리튬·코발트·니켈·망간·흑연 등의 광물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이 보유한 광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광물을 사들여 채굴·분리·정제 등 단계별 가공 공정을 거쳐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의 광물 공급망을 쥐고 가격을 좌우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지난 11월5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전세버스들이 멈춰서있다. [뉴스핌DB] pangbin@newspim.com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12월 넷째주 기준 중국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약 3만9000달러로 작년과 비교해 약 5배 이상 상승했다. 탄산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리튬은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가 세계 3대 매장지이지만 가공의 90% 이상은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도 당장 내년부터 공급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다. 흑연은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로 배터리 수명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는 최근 배터리 부문 흑연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30%씩 증가하는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전 세계 흑연 공급량의 70%를 차지하는데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위해 탄소를 내뿜는 공장 가동을 줄이며 공급이 타이트해진 것이다.

희토류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희토류는 17개의 희귀한 금속 광물을 총칭하는 말로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등 각종 전자제품과 항공우주 등에 사용돼 '첨단산업 비타민'으로 불린다.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무역협회에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 의존도도 90%가 넘는다. 하지만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희토류 가격도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이상 올랐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내 희토류 기업 3곳과 연구소 2곳을 합쳐 세계 최대의 희토류 기업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켰다.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과거 전력도 있다. 중국이 지난 2010년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 전 세계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국가들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독일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의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 등의 공급망 장악, 이로 인한 자원무기화 우려, 수급불안 및 에너지안보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산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정 광물에 대한 비축 물량 확대 등도 언급되지만 자원개발을 통한 공급망 해결이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광산 지분투자, 장기계약,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안전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개별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다 보면 기업들이 나은 환경을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에는 산업이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갈수록 에너지안보의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며 "정부가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결국 돌아가면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자원 확보가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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