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대장동 사건은 성남시 이익 우선"
'정영학 녹음파일' 열람 놓고 검찰과 공방
"정민용도 병합"…내년 1월10일 첫 재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가 재판에서 "공모한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2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이른바 '대장동 4인방'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0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
이날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대장동 사건에 관한 모든 결정과 집행은 성남시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사후분양과 부동산 경기 상승으로 인한 이익 발생으로 성남시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부분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배임 공모나 고의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를 전제로 하는 뇌물 약속이나 수수도 성립하지 않는다"며 "3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 역시 부인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며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남욱 피고인이 어떻게 공모에 가담했고 실행행위를 했다는 것인지에 관해 (공소장에) 특정이 되지 않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전체적 사업구조를 보면 배임이 안 되는 것 같고 가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회계사 측은 지난 기일과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기록을 검토한 뒤 자세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변호인들은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핵심 증거인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두고 검찰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원본인 녹음파일에 대한 열람·복사도 필요하다"며 재판부 허가를 구했다.
반면 검찰은 "녹취록에 대한 열람·등사는 허용하고 있고 피고인들 외에 다른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 불가분적으로 녹음돼 있어 유출될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에게는 당연히 허용돼야 하고 법원이 개입해서 중요한 증거에 관한 판단이 이뤄지는 것은 현재 단계에서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재판부는 준비 절차를 종결하고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인 정민용 변호사 사건도 이 사건과 병합해 내년 1월 10일 오전 10시에 1차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14~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근무 당시 김씨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에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1176억원 상당의 시행이익을 몰아주고 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는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관리본부장 당시 대장동 개발업체로부터 사업편의 제공 등 대가로 3억52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특혜 대가로 700억원의 뇌물을 약속하고 회삿돈 5억원을 건넨 혐의 등도 있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4인방' 과 공모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지난 21일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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