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찰 집회 금지 통고에 동대문역 사거리로 변경
집회 1시간 전 조합원들에게 공지…2만여명 운집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부의 금지 통고에도 주말인 1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원천봉쇄에 장소를 동대문역 사거리로 옮겨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2시 동대문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동대문역 사거리에는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의 조합원이 운집했다.
집회는 당초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서울시와 경찰의 금지 통고에 집회 시작 1시간여를 앞두고 동대문역 사거리로 변경됐다.
민주노총은 "전국에서 모인 2만여 참가자들의 안전한 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특히 전태일 열사의 숨결이 깃든 평화시장 인근인 만큼 대회 장소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에서 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를 촉구하고, 5개 진보 성향 정당과 함께 대선 공동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집회로 낮 12시30분부터 경복궁역, 광화문역, 시청역, 종각역, 안국역, 을지로입구역 등 7개 지하철역에서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했다.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지나는 노선버스는 정상 운행 중이나 집회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 등 교통 통제도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전국노동자대회를 불법집회로 간주하고 엄정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서울광장부터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 광화문광장까지 남북 구간, 서린동 일대부터 구세군회관까지 동서 구간에 干(간)자 형태로 차벽을 설치해 조합원들의 집회 참가를 원천 봉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2021 전국노동자대회를 예고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경찰 버스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경찰청은 "전국의 경찰부대와 가용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불법 집회를 집결 단계부터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며 "차단선 외곽에서 불시에 집결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불법집회를 강행할 경우도 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 등 법과 원칙에 따라 해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11.13 leehs@newspim.com |
또 조합원들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166개 중대를 곳곳에 투입했으며, 임시 검문소를 설치해 조합원들을 태운 관광버스와 방송 차량 등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경찰 폭행이나 시설물 손괴 시 현장 검거할 방침이다. 집회 후 불법 행위에 대해선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엄정 수사하고 주동자는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세종대로 일대에서 499명씩 70m 거리를 두고 20개 무리로 나눠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와 경찰은 이를 '쪼개기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집회 금지 통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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