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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구가 길어올린 예술가의 그때…불멸의 초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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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154명의 초상, 이 땅의 예술사 구현
시각예술가는 강물, 문인은 산맥으로 구분
전시실 구비구비 흐르다 종국엔 하나로 만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한 사진가의 타임캡슐이 마침내 열렸다. 50여년간 꾹꾹 담아온 인물초상들이 봉인해제돼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에 여간해선 한자리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인물사진들이 새 단장을 하고, 미술관 화이트큐브에 내걸렸다. 우리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그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찍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운구(80). 그가 자신의 방대한 흑백 인물사진들을 일일이 선별하고, 디지털로 변환해 인화한 뒤 전시로 꾸렸다.

강운구로 하여금 타임캡슐을 열게 한 곳은 부산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이다. 미술관측은 작가에게 제안했다. 오랫동안 찍어온 인물사진들을 한자리에 모아 제대로 조명해보자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강운구의 '사람의 그때'전이다.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이 주최하고, 고은사진미술관이 주관한 이번 전시에는 강운구와 연을 맺어온 문인, 화가 등 문화예술계 인사 154명의 인물사진 163점이 출품됐다. 한 작가가 이토록 많은 예술가들의 모습을 찍었다는 것도 범상치 않은 데다, 예술가들의 내밀한 세계와 개성을 정곡을 찌르듯 절묘하게 포착해낸 심미안도 특별하다. 출품작들은 왜 문화예술계에서 그가 '최고의 포츄레이트 사진가'로 꼽히는지 말해준다. 사진의 완성도와 깊이감, 배경과의 조화,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아우라는 강운구표 초상사진이 보여주는 빛나는 세계다. 그는 문학, 미술 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예술인들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문학과 미술로 범위를 좁혔다.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의 전시실에 발을 들이면 기찻길처럼 길게 늘어선 두개의 벽면이 관객을 맞는다. 작가는 오른쪽으로 시작되는 벽에 화가 윤형근을 필두로 시각예술가들을 일렬로 배치했다. 그리고 왼쪽 벽면에는 소설가 김원일, 박경리를 시작으로 문인들의 사진을 걸었다. '문인은 산맥, 시각예술가는 강물'로 본 강운구는 긴 벽면의 인물들이 구비구비 흘러 종국에는 만나도록 했다. 이에 미술관 제일 안쪽 벽면에는 문인과 화가들의 초상이 하나로 어우러졌고, 50여년에 걸친 강운구의 끈질긴 작업은 반세기 이 땅의 예술사로 정갈하게 직조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최인호, 서울 신사동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154명의 예술가를 한두 번, 또는 여러 번 촬영했는데 전시에는 첫번째 찍은 사진들을 내걸었다. 따라서 대부분 젊은 시절의 싱그런 모습들이다. 소설가 최인호, 한수산, 황석영의 30대 초반 모습은 "아, 저들에게도 저런 때가 있었구나"하고 탄성을 지르게 한다. 특히 황석영의 경우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낯선 모습이다. 또 김승옥 김원우 김주영 송영 양귀자 오정희 윤후명 윤흥길 이문구 정현종 조해일 최일남의 모습도 싱그럽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고은 김지하 박두진 서정주 이문열 이청준 조세희 한승원 등 기라성같은 문인들의 사진들도 "참 좋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문학평론가, 저술가, 출판인도 여럿 찍었는데 김병익 김화영 박종만 백낙청 염무웅 이기웅 한창기가 그들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화가 장욱진, 충북 수안보 198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강운구는 화가와 조각가, 사진가, 도예가, 디자이너와도 자주 교류하며 그들을 찍었다. '산의 화가' 박고석, 솔직담백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장욱진, 군더더기 없는 단색화로 유명한 윤형근, 푸른 추상을 개척한 남관, 흐드러지게 핀 꽃을 그리는 김종학, 실험적 미술을 펼쳐온 김구림, 대담한 필선의 화가 오수환의 초상은 요즘도 미술도록 등에 자주 등장하는 '명품 인물사진'이다. 특히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장욱진의 초상사진과 굵은 면으로만 이뤄진 추상화처럼 간결한 윤형근의 초상사진은 이 구역(?)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강운구는 장욱진처럼 포토그래퍼가 뭘 하든 개의치 않고 '나는 내 할 일을 한다'는 사람이 사진 찍기 가장 좋다고 했다. 더러는 찍으려는 대상이 '내놓고 연기를 할 때'도 있어 거슬리지만 그것도 그 사람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함박눈이 내리는 12월의 어느 날 출판사에 모인 문인들. 왼쪽부터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 서울 청진동 1973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사진은 기록인 동시에 예술적 가치도 지닌다. 강운구의 인물사진은 거기에 더해 이 땅의 예술이 걸어온 이야기들을 오롯이 품고 있어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그 이야기들이 켜켜이 모여 문학사와 미술사가 되니 말이다. 이를테면 1973년 겨울 광화문 신구문화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 그렇다. 신경림, 방영웅, 염무웅, 백낙청, 이호철이 함박눈을 맞으며 출판사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단체사진은 1970년대 우리 문단의 한 장면을 압축해 보여준다. 백낙청이 만든 문예지 '창작과 비평'은 당시 신구문화사에서 제작을 대행했는데 알만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자 강운구는 "눈도 오는데 기념사진 찍어줄 테니 서보라"며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사진을 많이 찍어본 이호철과 신경림은 자연스런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반면에 등단한지 얼마 안된 방영웅은 살짝 긴장된 표정이다. 문학평론가인 백낙청과 염무웅은 양복을 쫙 빼입고 포즈를 취했다(미끄러지지 말라고 건물 입구에 가마니를 깔아놓은 것도 눈에 들어온다). 그날 강운구는 중학동 한국일보 뒷골목에서 연탄배달부가 수레를 끄는 장면을 촬영한 후 '뭔가 대단한 걸 찍은 것같다'는 충만감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문인들을 만난 것이다. 그는 신경림과 이호철, 백낙청의 독사진도 찍었다. 눈 내리는 거리에 선 신경림과 이호철의 초상사진은 훗날 각자의 시집과 소설집에 실리는 등 작가를 대표하는 초상사진이 됐다. 또 그날 강운구가 찍은 연탄배달부 연작(4점)은 강운구 사진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며, 전시와 책자를 장식했다. 1973년 12월 23일은 이래저래 작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소설가 박경리, 서울 정릉 197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1976년에 찍은 소설가 박경리의 사진 또한 특별하다. 박경리의 정릉집을 찾은 날은 마침 공사가 한창이었다. 소설가는 집에 창문을 낸다며 붉은 벽에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벽 아래로는 벽돌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몹씨 을씨년스런 풍경이었지만 박경리는 개의치않고 뻥 뚫린 구멍 속에서 정면을 주시했다. 그 무렵 작가는 대하소설 '토지'의 1부를 책으로 펴냈을 때다. 굴곡진 시대를 대서사로 엮은 작가의 투지가 신산스런 공간과 묘하게 어우러지며 독특한 신이 탄생했다. 강운구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글 쓰다 막히면 뭔가를 때려부수고, 가구도 이리저리 옮겼다"고 회고했다. 훗날 사진가는 불세출의 역작을 써내려간 박경리의 손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찍었다.

강운구는 소설가 박완서도 두어 번 찍었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락동 아파트의 집필실에서 촬영한 1990년 사진이 나왔다. 박완서는 1970년 월간지 '여성동아'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란 작품으로 당선되며 마흔에 데뷔했다. 늦은 등단이었다. 미리 그를 만나고온 담당 기자는 "아줌마야, 아줌마"라고 외쳤다. 며칠 후 하얀 저고리를 입고 동아일보를 찾은 '아줌마 작가'의 프로필 사진을 찍은 게 강운구였다. 그리고 20년이 흘러 1990년, 작가의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찍었는데 '등단사진을 찍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초창기 박완서는 한복을 즐겨 입었으나 20년 뒤 만난 예순의 작가는 블라우스에 니트를 곁들인 차림이었다. 상기됐던 표정도 한결 원숙해졌다. 시절이 그새 많이 바뀐 것이다. 

강운구는 자신과 동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들을 주로 찍었다. 유명하다는 이들을 억지로 찾아다니기 보다는, 살면서 이런저런 인연으로 스치게 되는 이들을 촬영했다. 어딘가를 지긋이 응시하며 담배를 피우는 소설가 최일남의 사진에는 인물의 내면이 잘 투영돼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병익의 1975년도 사진은 엄혹한 시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문사 편집국의 낡은 의자를 이어붙인 뒤 신문을 덮어쓰고 쪽잠을 자는 김병익을 강운구는 냉정하게 담았다. 당시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이자 한국기자협회 회장이었던 김병익은 서슬퍼런 유신독재에 항거하며 동료들과 1974년 '자유언론수호 실천'을 선언했다. 이후 탄압은 더욱 거세졌고, 이듬해 3월 기자들은 편집국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여러 날 농성을 하던 김병익의 탈진한 모습을 동료인 강운구가 포착한 것. 얼마나 고단했으면 양복차림에 신문지를 이불 삼아 골아떨어졌을까. 그리곤 며칠 뒤 새벽, 기자들은 회사에서 동원한 괴한들에 의해 쫓겨났고, 강운구를 포함해 113명이 해직됐다. 이들은 동아투위를 결성했는데 그 투쟁은 오늘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시각예술가들의 사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가득하다.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던 화가 한묵이 1976년 잠시 귀국하자 단짝친구인 박고석(화가)은 설악산 여행을 제안했다. 고은 시인까지 불러내 내설악을 찾았다. 그러나 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일행은 화전민 집의 옹색한 방에서 뭉개야 했다. 오후가 되자 한묵과 박고석은 비좁은 방에서 포개지듯 단잠에 빠져들었고, 강운구는 그 모습을 찍었다. 그리곤 이런 주석을 달았다 "오랜 두 친구는 설핏 잠에 빠져들었다. 꾸는 꿈은 서로 달랐으리라". 

사진가 강운구 주위에는 늘 많은 화가들과 조각가, 디자이너들이 있었다. 가족처럼 가까웠던 박고석 화백 외에도 '심플심플'을 외쳤던 장욱진 화백, 호미와 낫, 연탄집게를 구부려 해학이 넘치는 호랑이, 새 조각을 만들던 조각가 이영학, 맑고 단아한 수묵화를 그리는 송영방, 아름답고 쓸모있는 책을 디자인하는 정병규 등이 그들이다. 강운구는 그들이 오래 머물러, 고유한 공간이 되버린 장소 속에 있는 모습을 찍음으로써 '그 사람다운 사진'을 완성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운보 김기창 화백, 충북 청주 1984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이리저리 세워진 동양화붓 사이로 파이프담배를 문채 카메라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진이라든가, 완성을 앞둔 그림 아래에서 눈을 지긋이 감은 천경자 화백의 사진은 공간과 화가가 절묘하게 합일을 이룬 작품이다. 물감과 캔버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튜디오에서 작업에 여념이 없는 변종하, 박고석, 한운성, 오세열 화백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또한 오지호 박생광 백남준 이대원 유영국 김흥수 서세옥 이경성 박노수 최영림 최욱경 류병엽 정강자 등 작고 미술인들의 초상사진은 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지만, 자료적 가치도 각별하다. 또 정상화 하종현 윤명로 심문섭 서승원 최종태 최인수 김수자 등의 사진도 예술적, 기록적 측면에서 공히 귀한 사진들이다.

문인들의 공간이 빼곡히 들어찬 책들이 주된 배경이라면 미술가들의 공간에선 그림과 조각이 그들의 세계를 대변해주는 배경이다. 그래서 강운구는 예술가들을 스튜디오로 불러내기 보다, 힘들더라도 그들의 공간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었다. 인물사진은 '그 사람의 그때'를 증명해주는 증명사진이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전에는 가슴 아픈 사진들도 나왔다. 건축가 김수근이 자신이 설계한 파주의 한 건물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그러나 거장은 의외로 의연했다)을 찍은 사진(1986년)이라든가, 잡지 '뿌리깊은 나무'를 만든 출판인 한창기가 모자를 눌러쓰고 충주호를 응시하는 사진(1996)은 그들이 이생에서 찍은 '마지막 한 컷'이란 점에서 안타까움을 전해준다. 

이렇듯 우리 문화예술계에 저마다의 궤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초상을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는 것은 관객으로선 더없는 안복이다. 강운구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찍으면서 '언젠가는 전시를 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70, 80, 90년대에 찍었던 사진들을 선보이는 전시는 이토록 늦어져, 154명의 예술가 중 절반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작가 스스로도 '좀 일찍 전시를 만들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강운구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에겐 다시보기 키가 없다. 30,40대들은 이번 전시에 나오는 사람들을 대부분 모른다. 다 돌격하는 병사들처럼 뒤돌아볼 이유도, 겨를도 없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소용이 없겠다. 슬프다"라고. 그러나 강운구의 이번 사진들이야말로 지나간 우리 문화예술계를 구비구비 증언해주는 값진 사진들이다. 그 사진마다에 시인과 소설가, 화가와 조각가의 진솔한 순간들이, 예술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가는 사진들마다 때와 장소를 꼼꼼히 메모하고 정리해왔기애 우리는 그 정확한 시점과 장소를 알 수 있고, 그때 그 시절 우리 문화예술계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강운구의 이번 사진전은 흘러간 시대를 증언하며 아름답고도 풍성한 하모니를 선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 화가 윤형근, 서울 서교동 1986  [사진=ⓒ강운구, 고은사진미술관] 2021.11.2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 이재구 관장(경성대 교수)은 "강운구의 초상사진은 평범한 것 같지만 독창적인 아우라가 느껴진다. 촬영할 인물의 느낌 그대로, 그 사람답게 찍는 한결같은 일관성을 50년간 유지한 사진들이다. 사진의 지시적 기능과 추상적 가치탐구를 통해 발현된 그의 작품들은 더없이 인상적이다"라고 했다. 이에 작가는 "사람들 얼굴 위로 빛과 그늘이 부단히 교차한다. 시간은 시계 속에 그대로이고, 사람들은 지나갔다. 흐르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화답했다. 

사진가 강운구는 우리의 시각언어로 포토저널리즘과 작가주의적 영상을 개척한 다큐멘터리 사진거장이다. 경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66년 조선일보(편집국 사진부)에 입사해 포토저널리스트가 됐고, 1970년 동아일보로 옮겨 출판국 사진부 기자로 일했다. 이후 월간 '뿌리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의 사진편집위원으로 일했고,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개발독재의 강압적 분위기 속에 산업사회로 급변하는 과정을 기록해온 그는 경주 남산의 석불을 비롯해 이 땅의 귀한 문화유산들을 담은 작업도 꾸준히 펼쳐왔다.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사진집으로 '내설악 너와집'(1978), '경주남산'(1987), '우연 또는 필연'(1994), '모든 앙금'(1998), '저녁에'(2008) '오래된 풍경'(2011), '네모그림자'(2017) 등이 있다. 사진이론을 엮은 '강운구 사진론'과 사진과 글을 함께 담은 산문집 '시간의 빛'(2004) 등도 펴냈다. 공저로는 '사진과 함께 읽는 삼국유사'(1999), '능으로 가는 길'(2000), '한국 악기'(2001)가 있다.

'강운구 사진전, 사람의 그때'는 오는 12월26일까지 계속된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전시에 맞춰 360페이지에 달하는 대형도록 '사람의 그 때, 강운구'를 출간했다.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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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잠수함은 순항핵잠(SSGN)"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은 핵연료를 추진 동력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SLCM)을 운용할 수 있는 8700t급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올해 3월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가 추진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당시 잠수함 하단부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동체 전체를 전격 공개했다. 건조 중인 핵잠 배수량이 8700t급이라고 처음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지도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방청도료가 칠해진 대형 선체를 살펴보는 김정은과 수행 간부들. [사진=노동신문]  ◆핵연료 장전·원자로 시운전·실출력 운전 남아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핵잠 건조 단계와 관련해 원자로 등 핵심 장비가 들어간 상태의 외피 결합과 외관 완성으로 평가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단계로 볼 때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주터빈 계통, 감속기·주축 라인, 주냉각 펌프 하우징, 미사일 발사관 구조물이 내부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잠수함 중앙부에 서 있는 김 위원장의 선체 중앙부는 원자로 구획 부분"이라면서 "최고지도자에게 공개했다는 것은 원자로 탑재가 끝난 완전한 선체 실루엣 상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핵연료 장전과 완전한 원자로 시운전, 실출력 운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8700t급과 중형 순항유도탄 핵잠(SSGN), 함교와 발사관 구간이 연동된 설계라고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5개의 다축 트롤리에 얹혀 있는 잠수함 공개와 배수량 기준 미국·러시아·중국 등의 통상 1만1000~1만8000t급의 전략핵잠(SSBN)이나 순항핵잠(SSGN) 보다는 작은 사이즈"라면서 "배수량 기준으로는 러시아의 아쿨라급(8000~8500t), 델타급 III·IV(9000~10000t)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살펴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딸 주애와 함께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뒤편의 '군자리 혁명 정신'이란 글귀는 6.25 전쟁 당시 탄약과 무기 제조와 보급을 위해 지하 군수공장이 위치한 군자리의 주민들이 결사의 각오로 임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선동 구호. [사진=노동신문] ◆SLCM에 소수 SLBM 운용 혼합형 배치 특히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특징은 중앙 미사일 발사관 구획과 함교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화시킨 설계"이라면서 "함교(지휘·항법·센서·통신 상부구조)와 발사관(VLS) 사이에 독립 격벽을 치고 외관상 매끄럽게 연동된 외형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선체골격에서는 러시아 델타급 III·IV, 선체 비율에서는 중국의 진급(Type 094)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부가 두툼해지는 배럴형(bulged) 실루엣으로 발사관을 중앙에 집중 배치하는 델타급의 전형적 특징과 유사하다. 중앙 발사관 높이를 함교와 연동시킨 것은 SLCM 이외에도 소수의 SLBM을 운용하는 혼합형 배치 가능성도 있다고 홍 선임연구위원이 분석했다. 북한의 잠수함 용어 표현과 잠수함 성격으로 봤을 때 순항핵잠(SLCM)용이거나 SLCM 다수와 SLBM 소수의 혼합 플랫폼으로 봤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을 영문판에 'nuclear-powered strategic guided missile submarine'로 표기해 'guided missile'은 통상 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왼쪽 셋째) 국무위원장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돌아봤다고 노동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노동당 군수공업부장 조춘룡(김정은 오른쪽) 등과 잠수함 설비를 살펴보는 장면. 뒤편으로 '침략자 미제와 대한민국 것들을 쓸어버릴 무기생산에 총권기하자'는 선동 구호가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한국 해군 핵잠수함 건조·도입 속도 붙을 듯 홍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핵탄두 SLCM을 탑재하는 SSGN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소수의 SLBM과 다수의 SLCM 혼합 플랫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핵탄두와 재래식탄두 이중 용도의 전략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잠수함일 경우에는 저고도 비행으로 요격 회피 가능성이 있어 '제2격' 보복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분석됐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8700t급 SSGN일 경우 전략순항 미사일 화살-2, 화살-1라-3(대형화 개량형), 불화살-3-3-1 등을 탑재할 수 있고 사거리는 1500~2000km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잠수함 함수 부분에 어뢰관 6~7개가 식별돼 핵어뢰 탑재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미국은 공격핵잠(SSN) 50척과 순항핵잠(SSGN) 4척, 전략핵잠(SSBN) 14척 잠수함 전력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24시간 365일을 중단 없이 전략·전술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핵잠 실물 전체를 전격 공개함에 따라 향후 한국의 핵잠 건조와 도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jw8619@newspim.com 2025-12-2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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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공항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 스타트업 입사 4년 차인 30대 직장인 A씨는 연말에 아껴둔 휴가를 소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로 쓰지 못한 연차를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회사에서도 연차 소진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3일,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22일 저녁 일본에 도착해 여정을 시작하는 6박 7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비행기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로 설렘이 가득차 있던 김포공항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이해 화요일인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이들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등이 공항에 자리했다. 2025.12.24 aaa22@newspim.com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둔 김포공항은 여행객으로 북적였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금요일 하루를 연차로 내면 최소 3박 4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다.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연차를 내면 최장 11일을 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커다란 캐리어를 양손에 쥐고 있는 하루토(가명·23) 씨는 이날 고국인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는 "한국 여행을 마치고 가족들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함께 보내기 위해 고국인 일본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국장에는 외국인들이 화장품 등 다양한 선물을 가득 담은 박스와 커다란 캐리어를 밀며 분주히 오갔다. 출국장에 위치한 체크인 줄에는 커다란 기내용 캐리어를 쥔 사람들로 줄들이 가로세로 빽빽히 차 있었다. 이른 아침 시간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끼니를 벤치에 앉아 간단히 빵과 커피로 때우는 이들도 간간히 보였다. 안양에서 왔다는 30대 커플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으로 갈 예정"이라며 "직장인이라 업무 때문에 더 휴가를 내지 못해 아쉽다. 뒤에 휴가를 더 붙였다면 유럽에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업무가 쌓여있어도 연차를 아예 날릴 수는 없고 (회사에서도) 소진하라는 분위기여서 다행이었다"라며 "대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4일 김포공항 출국장 한 켠에 쌓여 있는 캐리어와 수화물들. 2025.12.24 aaa22@newspim.com 이날 공항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서울 서초구 양재에서 공항으로 왔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며 "중국에서 2주 정도 같이 연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보내는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유는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인 26일(금요일), 29일부터 31일까지, 내년 1월 2일(금요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끼리 휴가일을 맞춰 같이 해외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장승훈(28·건국대 컴퓨터공학과) 씨는 "참여하고 있는 개발자 관련 프로그램에 양해를 구하고 나를 포함해 총 6명이 중국 상하이로 어머니 생일과 가족 기념일을 겸해 가족 여행을 간다"며 "아버지나 삼촌 등 다른 분들도 휴가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과 중국이 대부분이었다. 고환율과 엔저의 영향으로 여행 경비 부담이 비교적 덜한 일본이나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혔다. 여행 전문 기업 노랑풍선에 따르면 올해 12월 25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노랑풍선을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일본이 30%로 가장 높았고, 중국(20%)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각각 16%, 7%를 차지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한한령 완화와 단체 비자 발급 확대, 주요 노선의 항공편 증편 등 여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중국 여행객이 늘었다"며 "긴 연휴로 장거리 여행을 가는 이들이 생기며 유럽은 8% 수준을 늘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 2025-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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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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