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尹 캠프, 당명 사칭해 지지요구"
안상수 "국민의힘, 신속·강력한 조치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캠프의 안상수·이언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윤석열 캠프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요구했다"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안상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지 부정선거와 대리투표로 경선이 혼탁해진다"며 "특정 캠프가 도를 넘는 저해 행위로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31 photo@newspim.com |
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지금까지 불법선거가 자행된 사안들이 있었는데, 전날 저녁에도 불법선거 운동과 관련된 녹취록을 받았다"며 "특정 캠프가 당의 이름을 사칭해 당이 공식적으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기만행위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한 여성은 "국민의힘 성북지구다. 11월 1일이나 2일 중 문자가 발송되면 윤석열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말한다.
이에 전화를 받은 당원이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라고 하는 것이냐"라고 따져 묻자, 전화를 건 여성은 "윤석열 후보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 분야가 있다"고 답했다.
당원은 "국민의힘 성북지구인가"라고 재차 묻자, 전화를 건 여성은 "국민의힘 성북지구다. 국민의힘 본당이다"라고 답한다.
이에 당원이 "윤석열 후보를 찍으라고 해서 녹음을 했다. 고발하겠다. 국민의힘 성북지구에서 왜 특정한 후보를 찍으라며 전화를 돌리나"라고 묻자, 여성은 "선생님 윤석열 캠프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안상수 공동선대위원장은 당을 향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그는 먼저 "당원들의 자유로운 투표 행위를 가로막는 전국 시도당 및 당협별 행사의 자제를 요청한다"며 "부정선거 및 대리투표 강요 등은 당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조치해달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및 대리투표 등 불법선거 위반 사례에 대해선 홍준표 캠프 경선부정제보센터로 제보해달라"라며 "클린선거감시단을 통해 중앙당과 전국시도당 및 당협에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캠프는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반박했다. 윤 캠프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전화로 경선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돼 있다"고 전했다.
캠프는 이어 "공직선거법상으로도 선거일이 아닌 시기에 전화를 이용하거나 말로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말로 하는 선거운동'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선거일을 제외하고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캠프는 또 "국민의힘 당헌·당규 어디에도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대선 경선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준석 대표도 지난 7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당원들이 당내 대선 주자 선거 캠패인을 공개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윤 후보를 흠집내고자 마치 이런 선거운동이 당헌·당규 등에 위배되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적법한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