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1만7076대...전국 수소 충전소 80여곳 불과
2030년 수소차 보급 목표 88만대...충전기 1660기 마련돼야
충전소 0곳인 제주도...'H무빙스테이션' 내년 4월께 유치 예정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면서 수소자동차가 전기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 또한 본격적으로 수소 시대를 준비하고 나선 가운데,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보급된 수소차는 총 1만7076대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누적 보급목표를 66만대에서 88만대로 상향 조정,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전기차 보급 초창기와 마찬가지로 수소차 구매자들의 관심사는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 여부다.
국회수소충전소 모습 [사진=효성] |
특히 수소차는 전기차와 달리 설치 요건이 까다로워 아파트 단지와 같은 주택 시설에 설치된 사례가 드물다. 운전자가 전용 수소 충전소에 직접 방문해 충전해야 하는 만큼 수소 인프라 구축이 수소차 보급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꼽힌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국 수소 충전기는 80여곳이다. 이 중 10여곳은 설치 허가를 받고 공사 중이거나 충전소 완공을 앞두고 있는 경우로 실사용 가능한 충전소는 70여곳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엔 ▲국회 ▲양재 ▲H강동 ▲상암 등 총 4곳의 수소 충전소가 있으며, 경기권엔 ▲수원영통 ▲에버랜드 ▲안성 ▲동탄 등 총 22곳이 있다. 충전소가 부족한 서울의 국회 충전소는 하루 평균 충전 대수가 8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충전기가 한 자릿 수에 불과한 지역도 존재한다. 전북 지역은 ▲H완주 ▲전주송천 ▲석암 등 3곳이며, 전남은 여수 SPG로 한 곳, 경북은 현재 0곳으로, SK양포LPG 지점이 현재 수소 충전소 설치 허가를 받고 공사 중이다. 제주는 수소 충전기가 단 한 곳도 없다.
제주시 관계자는 "수소 충전소 건립은 도내 특수성을 감안한 수소 수요처, 도의 전기차 보급 정책과 수소 충전소 도입에 따른 피해산업 등을 검토하고 진행된다"며 "제주에서 당분간 수소 생산이 어려워 향후 2~3년 동안은 상용차와 같은 특수차 전용 충전기만 계획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소차 보급 목표보다 충전기 구축이 더욱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정부 목표대로 2030년까지 수소차 보급 대수를 88만대로 늘리려면 2030년까지 660기의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당초 목표를 1660기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도는 충전소가 22기까지 늘면서 수소차 보급 대수도 지난해 925대에서 올해 1377대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차 보급 목표를 88만대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매년 약 9만6000여대의 수소차가 보급돼야 한다"며 "정부 보조금 규모도 현재보다 19.4배 늘어나게 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무빙스테이션 [사진=현대차] |
이에 따라 국토부는 기존 주유소나 LPG 충전소 등에서도 복합수소충전소로 쉽게 지을 수 있도록 건폐율 최대 한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한편 글로벌 수소차 판매 1위인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형 수소충전소를 개발, 서울시와 제주도에서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25톤 대형 수소 트럭인 '엑시언트'에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수소 냉각기 및 충전기 등 핵심 설비를 탑재한 이동형 수소충전소 'H무빙스테이션'을 공개했다. 1회 80kg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고 수소 전기차 20~25대가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다. 올해 4분기부터 서울시에 2대를, 내년 초엔 제주도에 1기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수소 충전소가 1곳도 없는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 노형동 평화로 근처 LPG 충전소 구역에 'H무빙스테이션' 설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고압가스법에 의해 지정된 구역에서 관련 시설 아래 충전이 가능하다. 내년 4월쯤 유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