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55억·뇌물공여 755억·배임 1100억원 등 혐의
검찰 수사 분기점 맞을 듯…'윗선' 규명 좌초 위기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11시 20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0.14 mironj19@newspim.com |
문 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김씨에 대한 신병 확보가 실패하면서 대장동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중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속된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연결고리가 불투명해지면서 수사가 좌초될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의 칼날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윗선'의 개입 여부 규명도 사실상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서게 됐다.
앞서 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해 약 2시간 30분만인 오후 1시경 종료했다.
김씨는 심사 전후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영장에 횡령, 배임, 뇌물공여 등 3가지 혐의가 적시됐는데 전부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대해 신빙성을 부정했다. 김씨는 '여전히 녹취록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그분은 전혀 없다. 사실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다"며 "제가 주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친분에 관해서도 "사실 이재명 지사하고 특별한 관계도 없고 인터뷰 차 한 번 만나봤다"며 부인했다.
김씨가 받는 혐의는 크게 3가지다. 755억원의 뇌물공여 혐의, 55억원의 횡령 혐의, 1100억원 배임 혐의 등이다.
우선 검찰은 김씨가 지난 1월 유 전 본부장에게 준 수표 4억원과 현금 1억원 등 5억원을 이미 제공한 뇌물로 봤다. 이와 함께 정 회계사 녹취록에 나온 유 전 본부장 '700억원 약속(개발이익 25%)'도 영장 청구서에 적었다.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준 50억원도 뇌물에 포함됐다.
아울러 검찰은 김씨를 유 전 본부장의 특가법상 배임 혐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천화동인 1호 대주주인 김씨가 이익을 본 1100억원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끼친 손해액으로 적용했다.
이밖에도 김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빌려간 돈 473억원 중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55억원에 대해선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김씨는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50억 약속 클럽' 의혹 명단에 언급된 인물들에 대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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