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정가 설설설(說)] '이재명 설계 의혹'에서 '국민의힘 게이트'로...전환된 대장동 의혹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곽상도 의원 아들 50억원 퇴직금 논란 역풍
윤석열 후보와 화천대유 연결 고리 의혹도
與, 야당 향해 '토건비리 커넥션' 집중 포화

[서울=뉴스핌] 김은지 김지현 기자 = '몸통은 이재명'이란 수식어를 받으며 '이재명 게이트'로 불리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화살이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

야권에서 연일 '이재명 경기지사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 지사는 "아무리 꼬리를 잘라도 도마뱀은 도마뱀일 뿐"이라며 "국민의힘 토건비리 커넥션은 여전히 변함없다. 곽상도 의원뿐이겠냐"며 배수진을 쳤고 실제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명실상부한 주인'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이라며 강력한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국민의힘 게이트'로 프레임이 전환이 된 데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 및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선 데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지사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를 찾고 있다. 2021.09.29 kilroy023@newspim.com

곽상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미국 일정을 수행하던 중인 지난 26일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곽 의원은 아들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것이 논란이 되며 '자진 탈당'을 했고 이 대표와 당 일부에서는 "탈당 이상의 거취 표명을 하라. 제명도 검토하겠다"고 촉구를 하고 나선 상태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려면 곽 의원이 의원직까지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곽 의원은 "수사 결과에 따라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의원직까지, 어떤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당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지난 26일 곽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며 "회사가 이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저도 성과급 등으로 이만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저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입장을 밝혀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와 함께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이냐.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이냐"고도 언급했다. '2030'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단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9일에는 CBS노컷뉴스가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 및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 씨가 재직 기간 막대한 위로금을 받을 정도의 건강 이상이었다 보기 어려운 정황이 포착됐다"고도 보도했다. 이 기간 격렬한 운동으로 분류되는 조기축구 활동을 활발히 했다는 것이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21.09.17 leehs@newspim.com

의혹의 프레이밍이 이재명 지사에게서 국민의힘을 직격하는 것으로 전환된 데는 '공정'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의 민심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곽 의원과 아들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당 전체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 역시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취임 후 외쳐 온 키워드는 '실력과 공정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취임 후 사실상 가장 큰 뇌관에 직면한 셈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 판단을 하지 않을 시 윤리위원회 절차와 제명 절차도 밟을 수 있단 압박도 이어갔다. 

이를 의식하듯 이재명 지사는 '오징어 게임'을 인용해 "정치와 국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동등한 출발선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의 공정을 보장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경쟁에서 이기지 못해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바닥'을 보장하는 것 말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곽상도 의원의 탈당 시점에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해가기 위한 비겁한 꼼수일 뿐이다. 당당하지 못하다"며 "국민의힘 토건비리 커넥션은 여전히 변함없다.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 불로소득 착취하던 집단의 비리를 낱낱이 캐 달라"고 요구했다.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이란 거액을 받으며 '야당이 투기에 깊숙히 연루된 것이 아니냔' 분위기가 형성되기 전에는 대장동 택시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된 자들이 이 지사와 특수 관계에 있는 지가 관건이었다. 

의혹이 도마에 오른 초기에는 이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시절 특정 컨소시엄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거셌다. 이 사업은 약 1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공영개발로 참여 업체가 출자금의 1153배 수익을 챙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는 국민의힘으로 토건비리 커넥션 의혹이 집중되는 데다, 이 지사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막기 위해 개발이익 공공환수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며 이를 돌파하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09.22 pangbin@newspim.com

자진 탈당한 곽 의원뿐 아니라 국민의힘 대권 유력주자 윤석열 후보 역시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한 유튜브 방송은 지난 28일 윤 후보의 부친 윤기중 씨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친누나 김명옥 씨간 부동산 매매거래를 두고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

윤석열 캠프는 "윤기중 교수는 김명옥 개인이 계약 당사자였고,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김명옥 개인 신상이나 재산관계에 대하여는 당연히 몰랐다. 김명옥 개인이 집을 사는데 '천화동인3호'에 투자했는지를 매도자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아울러 "건강상 문제로 시세보다 훨씬 싼 평당 2000만 원에 급매한 것을 뇌물 운운한 것에 대해 민·형사상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 대권주자인 유승민 후보 캠프는 "윤석열 후보 본인이 화천대유 김만배 법조카르텔의 동조자이기 때문은 아닌가"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수희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지난 27일 윤 후보와  윤캠프가 화천대유 비리 의혹에 대한 발언과 논평이 다른 유력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적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며 "그런 김명옥이 왜 하필 2019년 4월 말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자 차기 유력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석열 후보 부친의 단독주택을 매수하였을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윤 후보측에서 밝힌대로 매도 당시 평당 시세가 3000만원~3500 만원이었다면, 아무리 급매라도 31억원이 넘는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하였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다운계약서 의혹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고도 포화를 퍼부었다.

곽 의원에 이어 윤 후보까지 논란의 한 가운데 서게 되면서 진상 규명과 관계없이 '국민의힘 게이트'란 프레임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여권의 공격뿐 아니라 내부 주자들끼리도 충돌하며 사실상 이미 씌워진 프레임을 쉽게 해소하기 어렵단 분위기도 역력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최근 이 지사를 겨냥해 "이재명 캠프가 프레이밍 작업을 시작했다. 그게 통하겠나"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는 메시지를 쏟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복수 관계자들은 "단순 측근 비리로 끝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 "검찰 수사에서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이 받는 타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내비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왼쪽)와 홍준표 예비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에서 열린 '100분 토론' 생방송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2021.09.28 photo@newspim.com

여야 대권 주자 토론회에서도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일명 '명추연대'인 추미애 후보는 사실상 이 후보를 비호하며 의혹의 화살을 당 밖으로 보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후보는 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국민의 힘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이것은 부동산 투기 동맹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낙연 후보를 겨냥했다. 또 "애초에 후보께서는 국민의 힘과 쿵짝이 되셔서 이재명 게이트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었다. 더군다나 캠프에서는 MB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직격했다. 

이 지사도 "공공개발을 민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을, 제가 공공개발로 다시 하겠다는 걸 또 막은 게 국민의 힘"이라며 "어쩔 수 없이 민간 정보를 통해서 5000억이라도 뺏었다. 그 민간 사업자한테 부당한 이익을 나눈 것도 국민의 힘인데 저는 우리 내부에서 저에 대해서 MB가 어쩌느니 뭐 이러는 거에 대해서 참 이해하기가 어렵고 매우 아쉽기는 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토론회에서도 윤 후보를 둘러싼 책임 공방 등 대장동 의혹이 등장했다.

홍준표 후보는 "대장동 사건이 처음부터 악취가 났다. (검찰) 총장 때 전혀 몰랐느냐"고 질문했고 "몰랐다"는 답에 "몰랐으면 무능한 것"이라고 설전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무능해서 죄송하다"고 응수했다.

한편 검찰은 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16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전날(28일) "국민의힘이 이 지사와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 등 9명을 고발한 대장동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해 직접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kime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