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해외취업의 그늘]① "꿈꿨던 해외취업, 현실은 악몽"...10명중 7명 한국 '리턴'

기사입력 : 2021년09월13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09월13일 06:32

[편집자] 국가 간 취업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많은 청년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로 떠났지만,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청년이 적지 않습니다. 과도한 근무에 신입직원 교육체계도 없는 등 해외취업의 실상은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해외 기업에서 근로계약서를 써 주지 않아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이에 뉴스핌은 해외취업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해외취업의 문제점이 뭔지 짚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취업준비생 A씨는 지난 3월 꿈에 그리던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취업했다. 약 8개월간 연수 끝에 취업에 골인했지만 꿈은 곧바로 깨졌다.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등 실상은 생각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계약서에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로 적혀있었지만 실제로는 오후 6시까지 근무했다"며 "하루에 11시간에서 12시간씩 일하고 토요일도 출근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취업 이후 업무에 관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기업에 신입직원 교육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3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2019년 대학 졸업 후 계속 해외취업을 꿈꿨는데 실상은 달랐다"며 "해외취업을 포기하고 현재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공기업 준비나 할 걸 그랬다"고 한탄했다.

해외취업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취업자 10명 중 7명은 한국으로 '리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간 취업의 벽은 허물어졌지만 열악한 현실이라는 벽은 넘기 힘들었던 탓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외에도 근무환경 불만족, 희망 직무와 업무 불일치, 취업비자 만료 등의 이유로 해외취업의 꿈을 접고 있다.

13일 산업인력공단의 '해외취업 종합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607명이었던 해외취업자는 지난해 4400명으로 7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한풀 꺾이긴 했지만 2019년(6816명)까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약 70%는 해외취업의 꿈을 접고 되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인력공단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해외취업한 사람 중 4800명을 표본으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진행한 '해외취업자 사후관리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은 1576명(32.8%)에 불과했고 3224명(67.2%)은 귀국한 상태다.

 

귀국자 3224명중 해외 체류를 계획한 기간이 종료돼 귀국한 취업자는 647명으로 약 20%에 그쳤다. 나머지 80%가량은 코로나19나 비자 만료, 근무환경 불만족 등의 이유로 한국에 다시 돌아왔다.

특히 지난해 해외취업자 중 301명을 표본으로 같은 기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111명(36.9%)이 이미 국내로 귀국한 상태였다. 또 응답자 중 40명(13.3%)는 올해 안에 귀국 예정이라고 답했고, 귀국하지 않고 해외에 체류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150명(49.8%)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해외취업자들이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향후 경력 개발에 도움 될 것 같아서'라는 의견이 절반가량 차지한다. 그러나 막상 해외를 나간 청년들은 단순한 업무만 반복하는 등 실제 업무환경이 생각과 달라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월 베트남의 한 기업에 취업한 B씨는 자신을 '장난감'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단순 업무만 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에 장밋빛 미래가 있는 것처럼 (연수기관에서) 이야기했는데 막상 가 보니 공장에서 단순 생산관리 업무만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입사하니 바로 위 상사가 50대였다"라며 "배우는 것보다 욕먹는 게 더 많다"고 한탄했다.

또 B씨는 과도한 업무도 고충이었다고 했다. 주6일 근무는 물론이고 일주일 내내 일한 적이 많았다는 그는 "외국 기업이라 한국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다"며 "베트남 법이 있어도 소용없다. 사법기관에서도 자국민 편을 우선으로 든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일자리대전에서 해외취업을 위한 안내 책자가 전시되어 있다. 2019.05.31 dlsgur9757@newspim.com

이러한 현실에도 해외취업자들은 현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취업은 외국에서 정식으로 취업하는 것이므로 현지법을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에서 법적 문제가 생기면 현지 변호사를 찾거나 대사관 등을 통해 항의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와 법,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변호사를 고용하기부터 어렵다는 것이다.

평균 연봉 3000만원 안팎인 해외취업자들이 현지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기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세계은행의 '사업 환경 보고서'(2012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소송비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6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변호사 선임 비용이 가장 많이 들어 전체 소송비용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베트남의 경우 피해 신고를 해도 경찰과 법원 등에서 자국 기업의 손을 들어준다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부당한 일을 겪어도 모든 나라의 노동법이 한국만큼 돼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문제 제기) 절차도 까다롭다"며 "차라리 다른 회사 이직하는 게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해외취업 피해는 기업과 노동자간의 민사 분쟁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우리나라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것처럼 해외 기업에 취업했으면 그 나라 노동관청에서 조치를 받아야 한다"며 "외교부에서는 형사 사건·사고 피해를 봤을 때 영사 조력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해외의 많은 국가는 변호사 비용도 상대적으로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했다. 이어 "대사관도 개인이 겪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없다"며 "대사관 내부에서 정책적 도움을 줄 수 없다면 개인이 해결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사진
"주담대 6억 이상은 안됩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 약 한 달 만에 초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가계 대출 총량을 절반으로 확 조이고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방향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총액 한도가 없는 주담대를 수도권과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한해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다. 고가 주택 구입에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 뉴스핌DB]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해 전면 금지하며 1주택자 갈아타기 주담대 규제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보유 주택을 2년 이내 처분하기로 약정하면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6개월로 처분 기간이 줄었다. 위반 시에는 대출금 즉시 회수되고 향후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이 제한된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의 LTV도 기존 80%에서 70%로 줄어든다. LTV는 자산 담보가치에 대한 대출 비율을 뜻한다. 7월부터는 금융권 자체 대출과 정책대출의 총량 목표를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하며 정책 대출은 연간 공급 계획 대비 25% 줄인다. 은행의 대출 가능 총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당초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총부채상환비율) 3단계 조치에 이어 이번 초강도 대출규제가 중첩되면서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문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예컨대 스트레스 DSR 3단계만 적용 시 연봉 1억원 직장인이 만기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대출금리 4%의 조건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의 변동 주택대출을 받을 때 대출한도는 5억8700만원으로 기존 2단계 대비 2000만원가량 줄어든다. 또 수도권 가산금리 1.5%P가 더해져 금리는 5.5%가 적용된다. 여기에 7월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정책인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이 더해지면서 대출한도는 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기존 대비 50%가량 줄면 은행들은 대출한도를 추가로 10~30% 감액할 것으로 예상된다. LTV도 기존 80%에서 70%로 줄기 때문에 집값에 따른 대출금도 축소된다. 또 총량 소진 시 대출 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자들의 주택구매도 어려워진다. 수도권 주담대 대출의 최대한도가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제 대출금액은 6억원 한도 내에서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비율 등에 따라 조정된다. 이번 규제는 토요일인 지난 28일부터 시행이 본격화됐다. 발표 당일인 27일까지 금융회사가 전산상 등록을 통해 대출 신청접수를 완료하거나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경우 종전규정이 적용된다. 정부가 초고강도 규제에 나선 이유는 과열된 부동산 열풍 및 가계대출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4조 원 늘어난 752조 7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일당 3328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8월 영업일당 평균 4584억원이 늘어난 이후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정부는 이번 규제로 올해 하반기 10조원, 연간으로는 20조원 가량의 가계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과열된 부동산 열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인해 청년들의 주택 구매 여력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30세대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romeok@newspim.com 2025-06-29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