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노조 14일 파업 결정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 20일 조합원 투표를 열어 파업을 결의한 서울교통공사의 실제 파업 돌입은 유동적으로 보여진다.
대신 준법투쟁을 비롯한 '태업'으로 사측과 서울시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최근 결의된 파업을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4일부터 시작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 파업 돌입보다 준법투쟁을 비롯한 태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이날 오전 민주노총에서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교통공사 노조와 함께 구조조정을 결정할 경우 오는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20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 찬반투표를 열고 81.6%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1만889명의 조합원 중 9963명이 투표에 참여해 91.5%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노조의 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만약 이들 6개 지자체 교통공사의 연대파업이 현실화 되면 전국 지하철이 동시에 멈추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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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관계자들이 23일 '전국 5개 지하철 노조 총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8.23 heyjin6700@newspim.com |
다만 조기 파업을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의 원인인 서울교통공사의 자구노력 반대는 국민적 공감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명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역풍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는 조기 파업보다는 시차를 두고 준법 투쟁 등에 돌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파업 결의는 80% 이상 압도적인 조합원 찬성을 얻었지만 실제 파업은 준비 기간도 있어야하고 시민 호응도 얻어야하는 만큼 한두달 안에 집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닐 것"이라며 "노조가 말하는대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실제 파업을 쉽게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거의 매년 파업 결의를 하고 있지만 실제 파업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5년 동안 없었다.
다만 정치적 파업이 고려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의 상위단체인 민주노총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정치적으로 대결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안이 오 시장 취임 이후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오 시장을 압박할 필요성도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현재 수조원대 채무를 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대 누적 적자를 냈다. 올해 1조6000억원을 넘는 누적상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불요불급한 인력구조조정을 비롯한 지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뼈를 깎는' 자구안을 요구했고 서울교통공사는 전체 직원 1만6700여명 중 약 10%인 1539명에 대한 감축 계획과 임금 동결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코로나19와 노인 무임승차 확대로 인해 적자가 발생한 것인데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인력 구조조정 대신 무임승차 완화와 지하철 요금 인상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의 교통공사 경영위기는 코로나19와 같은 외부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임에도 서울시와 사측은 노동자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 적자의 근본적 해결 방안은 노인 무임승차 완화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서울교통공사도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