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통계 공표, 보건복지부·경찰청이 해야
"상세 정보 공개해야 사회안전망 갖출 수 있어"
죄측부터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 서일환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 이에스더 중앙일보 기자,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 백종우 경희대 교수,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 [생명존중 시민회의 제공] |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생명존중시민회의는 최근 '자살통계 이대로는 안된다'는 주제로 생명존중정책토론회를 열고 자살통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열린 토론회에서 백종우 경희대 교수(전 중앙자살예방센터장)는 '자살통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선진국들은 자살통계를 지자체와 자살예방기관이 직접 분석해 활용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자살예방기관의 전문성 확보와 전문인력배치 등 분석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살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선 통계를 공개하고 특히 나이, 성별, 직업, 원인, 의료-복지서비스 등과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삼진 생명존중시민회의 상임대표는 "일본은 2020년은 물론 2021년 자살통계를 상세분석한 지역별, 성별, 연령별, 원인별 자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9년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제대로 된 자살대책 마련을 위해 현재 자살통계 공표방식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임 상임대표는 개선방안으로 △자살통계 공표 정부부처를 통계청에서 경찰청 & 보건복지부로 바꿀 것 △잠정치 개념 명확화하고 다음달 15일 이내 공표로 신속성을 강화할 것 △비공개 원칙을 공개 원칙으로 전환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기초 데이터 수집 부처와 자살 행정 담당 부처가 통계 공표를 담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시민과 지역사회, 언론이 모든 자살통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압력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한국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은 "자살은 거주지 집중성, 장소 집중성 및 시기 집중성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다양한 자살통계 동향을 관계자가 신속히 파악하고 자살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은 "자살통계는 자살자 성별, 나이별, 원인, 자살수단 등에 대한 연간통계 발표가 다음해 9월에야 발표하고 있어서 시의적절하게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지자체, 경찰, 소방의 적극적인 협력체계 구축과 전향적인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서일환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정부는 시의성 있는 자살예방정책 수립을 위해 1년에 1회 발표하는 자살사망자 공식통계 이외에 추가로 매월 잠정치 통계를 생산해 관리하고 있다"며 "잠정치 통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보정작업 주기를 단축하는 등 노력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복지부가 직접 경찰청의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자살예방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제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박인주 생명존중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자살통계 공표의 주체를 바꾸고, 신속성과 정확성, 투명성, 접근성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기초를 다지는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