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우성 예비안전진단 통과…주변단지도 검토 나서
오세훈發 사업 완화 호재에 매맷값 두 자릿수 상승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서울 마포구 한강변 주변 대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마포구 도화 우성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도화현대1차와 마포삼성 아파트 입주민들이 재건축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 사업 기준인 건축연한 30년을 앞두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재건축 완화 '훈풍'까지 겹치면서 매맷값도 강세다. 입지적 선호도가 높아 강남 압구정과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한 집값 상승세가 마포 한강변 주변단지로 번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재건축 예비안전진단에 매맷값 '들썩'
1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지난 10일 도화우성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에 예비안전진단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아 통과했다. 예비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는데 D~E등급을 받으면 정밀안전진단 추진이 가능하다.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D 또는 E등급을 받으면 재건축이 확정된다.
안전진단 추진절차는 소유자 10%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할 구청에 신청하면 구에서 전문가를 통한 현지조사를 실시한다. 이후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판정되면 입주민이 비용을 구에 예치한 후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하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적정성 검토를 통해 최종 재건축 여부를 결정한다.
도화우성아파트는 지난 1991년 준공돼 올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채우면서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다. 도화우성은 15개 동, 1222가구(전용 54~141㎡)로 구성돼 있다.
[서울=뉴스핌] 서울 마포구 도화동 도화우성아파트 전경. [사진=독자제공] 2021.05.13 ymh7536@newspim.com |
재건축 기대감에 매맷값이 들썩이고 있다. 도화우성아파트 전용면적 79.97㎡(24평·9층)는 지난 8일 12억 4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한달 만에 4500만원 올라 거래된 것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매수 문의가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화동 P공인중개 대표는 "지난달까지 만해도 매물이 10개 정도 나왔다"며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인 15억원 미만 전용면적 111·128㎡를 보유하고 있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화우성은 지난달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 추진을 약속한 단지 중 하나다. 한강과 가깝고 마포역까지 걸어서 5분이면 닿는다. 도화동 Z공인중개 대표는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지만 단지가 노후화돼 마포역을 사이에 둔 용강동 아파트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재건축 호재로 단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재건축 사업은 주변 단지로 번졌다. 도화현대1차와 마포삼성이 재건축 사업 타당성 검토에 나섰다. 이들 단지는 1993년과 1994년 준공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연한인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도화현대1차는 1993년 준공해 총 1021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 단지는 2년 뒤 재건축 허가 연도에 충족하는 연수에 근접해 재건축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알려지면서 기존 시세보다 약 2억원 가량 높은 가격에 매맷값이 형성됐다.
도화현대1차 전용 128.26㎡(34평·7층)는 지난달 3일 실거래가가 14억 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도화우성아파트의 재건축 소식에 호가는 4억원 오른 18억 8000만원에서 20억원에 올라왔다.
이 단지는 2월 재건축 추진 준비위를 꾸렸다. 마포삼성 전용 84.98㎡(25평·6층)는 최근 호가가 직전 실거래가(13억 1500만원)보다 7500만원 오른 13억 9000만원에 손바뀜이 됐다.
해당 공인중개 업체 관계자들은 오세훈 시장의 재건축 완화와 층고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노후 단지 입주민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덕역 P공인중개 대표는 "사업 타당성보다는 오 시장의 재건축 사업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추진까지는 2년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일단 재건축 심사'를 추진해보자는 입김이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도화현대1차 입주민 박모 씨는 "서울시의 아파트 재건축 조항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주변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우리 단지 역시 사업 타당성 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마당에서 열린 5.18 민주항쟁 제41주년 서울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1.05.18 dlsgur9757@newspim.com |
◆ 오 시장 재건축·재개발 완화에 앞다퉈 사업 타당성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까지 재건축·재개발 신규 인허가를 통해 24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시내에 489개의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있으며 90%가 넘는 단지들은 원래 계획대로 순항 중"이라며 "취임 이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지역도 있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다.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국토부와 얘기돼 초스피드로 입법예고까지 이뤄졌고, 시장교란에 가까운 행위가 예상돼 추가적인 규제척도 국토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이후 재개발 등 신규 지정이 없고 최근 지나친 억제 위주의 정책을 펼쳐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서울시 의지를 밝힐 수 있는 완화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가지 재개발 활성화 대안을 모색하고 있고 1주일 내지 열흘 내에 정리가 될 것"이라며 "발표가 그 시점에 된다는 말씀은 드리지 못하지만 타이밍(때)을 조정해가면서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과거 재임 시절 연한 재건축·재개발 인허가가 30~50건이었는데 지난 5년 동안 12~20건으로 줄었다"며 "주택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24만~25만호가 사라져 지금의 주택시장 대참사가 생겼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는 단기적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이뤄질 시 지금의 매수세도 잠잠해질 수 있단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 연구원은 "재건축 활성화 기대 심리로 단기적인 집값 상승을 보이겠지만 지속적인 도심 주택공급 시그널과 함께 실제 공급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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