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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 공무원·공기업 때려잡는 여의도, '땅투기'서 자유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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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양향자·김경만…여당으로 번진 땅투기 파문
與 "의원 전수조사 하자" vs 野 "300명 다 한번 해보자"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여야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앞다퉈 대책 마련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원들은 땅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더불어민주당은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전수조사에 이어 TF 구성까지 약속하며 공직자 부패 방지를 위한 '부패방지 5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확산일로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친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인근 임야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과 김경만 의원의 배우자도 시세차익을 노리고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직장인들의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내 LH사원 게시판에는 "특히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것을 몇 번 봤다"며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하는 것 같다"는 주장이 올라오기도 했다.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드러낸 해당 발언은 국민의 '몰매'를 자초했지만 LH나 국토교통부 뿐 아니라 정치권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땀을 닦고 있다. 2021.03.11 yooksa@newspim.com

◆ 양이원영·양향자·김경만…여당으로 번진 땅투기 파문

LH 신도시 투기 사태의 불똥은 여당으로 먼저 번졌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의 어머니는 2019년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광명시 가학동 인근 땅을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양이 의원의 어머니는 2019년 8월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산42번지(약 2850평) 중 66㎡(약 20평)를 지분공유 형태로 사들였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토지를 조속히 처분하고 매각 대금을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사전에 내부 정보를 통해 부동산을 매매했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어머니가 부동산을 매입한 시기에 전 시민단체 활동가였고  그런 위치도 입장도 아니었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은 경기 화성시의 신규 택지개발 지구에서 350m 떨어진 지역의 도로 없는 땅 1000평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공개된 국회의원 정기 재산신고와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양 의원은 남편 최모 씨와 공동으로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에 3492㎡ 규모의 땅을 소유했다.

양 의원이 해당 토지를 매입한 건 2015년 10월로, 토지를 구매할 즈음에 화성시에 디즈니랜드 등이 조성된다는 소문이 돌아 개발 호재를 노리고 토지를 매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양 의원은 "해당 토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주변 토지거래도 거의 없어 시세 산정 자체가 어려운 땅이다. 화성 소재 임야 구매를 통해 어떤 시세 차익도 목표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했을 뿐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공직 영입 전 구매했던 땅으로 수차례 매매를 시도했지만 거래 자체가 워낙 없다 보니 매매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김경만 의원은 배우자가 2016년 10월과 2018년 11월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일대 약 50평 규모의 임야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쪼개기 매입 의혹이 제기된 것. 해당 토지는 공공택지지구인 시흥 장현지구와 인접한 곳으로, 3기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시 과림동과도 가까운 곳으로 알려졌다.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배우자가 교회 지인의 권유로 매수한 것으로 신도시 예정지와는 전혀 무관하고 당시 본인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다"며 "작년 3월쯤 부동산에 매각을 요청했지만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상황이다. 어떤 조건도 없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처분에 나설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패방지 5법은 ▲부패방지를 위한 공공주택법 ▲토지주택공사법 ▲공직자윤리법 ▲부동산거래법 ▲이해충돌방지법 등으로, 현재 발생한 'LH 투기 당사자'의 처벌이 아닌 향후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3.11 kilroy023@newspim.com

◆ 與 "의원 전수조사 하자" vs 野 "한 번 해보자"

소속 의원들의 연이은 투기 의혹으로 다급해진 민주당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국회 차원 부동산 전수조사를 공식 제안하면서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한 번 해보자", "못할 건 없지만 물타기 아니냐"고 맞받는 등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LH 투기 파문 불똥이 여의도로 번지는 모양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부동산 전수조사를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제안한다"며 "국회의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 소유 및 거래 현황 전수조사를 통해 국민 불신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의 공정 질서를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회의원은 한 점의 의혹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아랫물을 청소하려면 윗물부터 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같은 제안에 이날 기자들과 만나 "300명 다 한번 해보자"라고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공직자가 되는 분은 자기 주변관리를 철저하게 잘 해야한다"며 "공직자 주변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남편이나 이런 사람들의 정보를 취득해 투기활동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부동산투기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에서 뜬금없이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투기 여부를) 조사하자고 제의했는데 저희는 동의한다"면서도 "과연 그 전수조사 의도가 순수한 것인가. 여권 인사만 계속 나오니까 물타기하는 것이냐는 측면에서 보면 의도 자체가 순수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의도를 향한 땅투기 의혹'에 대해 "300명만 해서는 안 된다. 이왕이면 우리 사회 지도층 전반에 걸쳐서 해야 한다"며 "성역없는 수사와 조사를 해야 한다. 제대로 사회적인 기준을 정해서 엄정하게 조사해야지, 변죽 울리기 식의 조사는 오히려 국민께 혼란만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국토위 소속 김은혜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의 투기 방지 방안'을 묻는 질문에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에서 국회의원이 예외가 돼선 안 된다"며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예외로 두지 않나. 몰수법안은 3배에서 5배 벌금으로 환수하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자본시장법에 준거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금은 확실한 감사와 처벌로,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정보를 공직자들이 공적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으로 활용한 부분을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엄벌 의지와 별개로 투기를 양산한 부분에 대한 발본색원은 아니다"라며 "공공재건축 등 개발정보가 LH와 국토부에 집중돼 있다.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는 국가 주도 개발로 개인의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공공개발을 더 유지해야 하는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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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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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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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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