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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 보호종료아동] ①만 18세에 500만원 들고 세상에 던져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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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시작하는 보호종료아동, 매년 2500명
'불안정의 고리' 시작은 주거 불안…절반 이상 월세 거주
"LH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한계…다양한 주거형태 지원돼야"

[편집자] 보육원 생활은 제각기 다른 사정으로 시작되지만 모두 같은 이유로 끝납니다. 만 18세 '법적 성인'이 되면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는 보호종료아동들은 매년 2500~2700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500만~800만원의 자립정착금과 3년간 매달 30만원의 자립수당만으로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를 혼자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만 18세는 홀로서기를 시작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나이입니다. 정부의 지원 역시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오롯이 혼자라는 외로움, 불안정한 주거와 일자리 등 보호종료아동들이 마주한 현실은 암담할 따름입니다. 이에 뉴스핌은 보호종료아동을 만나 그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어보고,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 및 정책의 방향 등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이별의 순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이용호(23) 씨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4년 5월의 어느 날 아침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엔 아버지가 일을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형과 단둘이 집에 남겨진 용호씨는 그해 7월 보육원으로 보내졌다.

◆ 자립정착금 500만원…월세 보증금 내고 나면 사실상 '끝'

용호씨는 4년여 만인 2019년 보호종료아동이 됐다.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면서 경북 영덕에 있던 보육원을 떠나야 했다. 용호씨가 자립정착금 500만원으로 처음 구한 집은 경기 남양주에 있는 원룸이었다. 용호씨는 "혼자 살기에 충분히 넓은 집이었지만 보증금 300만원에 다달이 나가는 월세 33만원을 부담하기 위해 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군서초등학교에서 열린 아동주거권 보장 등 주거지원 강화 대책 발표 행사후 보호종료아동 주거현장을 방문해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후 전세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 2019.10.24 photo@newspim.com

보호종료아동 절반 이상은 용호씨처럼 보증금 있는 월셋집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은 퇴소 시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500만~800만원의 자립정착금을 받는다. 보호종료아동이 받는 가장 큰 현금 지원이지만, 서울에서 5~6평(16.5~19.8㎡)짜리 원룸 보증금을 내기에도 빠듯한 금액이다.

자립정착금은 대부분 보증금이나 월세로 사용된다. 복지부 산하 아동자립지원단(현 아동권리보장원)이 발간한 '2016 보호종결아동 주거지원제도 개선을 위한 주거권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09년 이후 보호가 종료된 아동 160명 중 53.1%에 해당하는 85명이 보증금이 있는 월세에 산다고 답했다.

그마저도 11명은 반지하에, 6명은 옥탑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3명은 3~9평 이하의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160명 중 70명(43.8%)은 상하수도를 공동사용하는 곳에 산다고 답했다.

현재 살고 있는 주거에 대한 자금 마련 방법(중복응답 포함)을 보면, 자립연차 5년 이하 보호종료아동들 10명 중 3명 꼴로 자립정착금에서 이를 충당했다. 2016년 당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지원이 현재보다 부족했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주거 문제는 여전히 보호종료아동들이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다.  

◆ 주거 불안정에서 시작되는 악순환…코로나에 밥줄 끊기고 노숙자 전락

용호씨는 자립 직후만 해도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 용호씨는 퇴소한 후 곧바로 한 휴대전화 판매대리점에 취직했다. 월세와 생활비는 일한 돈으로 충당했다. 한 달에 150만원, 휴대전화를 많이 팔 땐 200만원까지 벌었다. 월세와 밥값 50만원, 휴대전화 요금 10만원을 내고도 30만~40만원씩 저축할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황은 서서히 악화됐다. 대리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손님이 줄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용호씨 수입도 같이 끊겼다. 그동안 모은 돈으로 버티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운전면허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배달업체도 '곧 군대에 갈 것 같다'며 번번이 떨어뜨렸다. 오래 일할 사람을 찾는 곳에서 미필자인 용호씨는 확실히 불리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일자리도 없었다.

용호씨는 월세 보증금을 찾아 월세 26만원짜리 고시원으로 옮겼다. 수입이 없으니 26만원도 부담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돈이 슬슬 떨어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다음 달 월세 낼 돈이 모자라서 고시원 주인분한테 '일자리 금방 구해서 월세를 드리겠다. 월세 내는 날짜를 조금만 미뤄주실 수 있냐'고 했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힘들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월세를 내야 하는데 못 냈으니 짐을 싸서 고시원에서 나왔죠." 그해 초겨울 용호씨는 청량리역 인근에서 노숙을 시작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자립정착금은 사실상 10년째 제자리다. 각 지자체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자립정착금과 자립수당을 책정한다. 복지부는 2017년부터 자립정착금을 1인당 500만원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10년 전인 2011년에도 권고금액은 100만~500만원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자체별로 자립정착금이 다르다 보니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보호종료아동 지원사업 성과연구 책임연구원을 맡은 김선숙 아동정책평가센터장(교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어느 지역에서 퇴소했는지에 따라 정착지원금 편차가 크다"며 "자립정착금을 무조건 상향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별, 시설별 편차를 줄여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 악순환 끊으려면…"실질적 요구에 맞는 다양한 형태 지원 필요"

그동안 다른 지원들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보호종료아동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정액을 적립할 경우 월 5만원 한도 내에서 동일 금액을 계좌로 입금해주는 디딤씨앗통장은 2018년 기준 시설 아동 1인당 연간 평균 적립액이 106만8000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만 24세 전에 퇴소하는 경우 각종 증빙자료 없이는 자유롭게 쓸 수도 없다.

혜택이 충분한 주거통합 서비스는 모집 인원 자체가 많지 않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LH 임대주택과 월세, 냉장고 등 물품 지원비 150만원, 사례지원비 20만원 등 비교적 넉넉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주거통합 서비스 모집 대상자는 360명에 그쳤다. 2019년 보호종료아동 2500여명의 14.4%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의 한 임대주택단지 전경. 2020.03.02 syu@newspim.com

용호씨는 일자리가 없어서 LH 임대주택 혜택을 보지 못했다. 용호씨는 "다른 친구들은 LH 임대주택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신청하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들어서 신청도 못했다"고 말했다.

'잘 몰라서' 놓치는 경우도 있다. 매년 200~300명 수준의 보호종료아동이 자립하게 되는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8월 청년매입임대주택 공급물량 중 5%를 보호종료아동들에게 공급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하지만 재고 물량이 많지 않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지원하는 이들 자체가 적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13호(가구)를 보호종료아동들을 대상으로 모집했지만 24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중 6호는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는 새로 공급할 40호에 지난해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6호까지 포함해 46호 공급이 전부다.

결국 불안정한 주거는 불안정한 수입으로, 불안정한 수입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복지부가 발간한 '2016 보호종결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보호종료 5년 이내의 아동 1221명 중 55.2%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와는 점차 멀어진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57.2%는 대학 진학 경험이 있었지만,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크다고 답했다. 51.1%는 취업 중이었지만 대부분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보호종료아동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주거 형태 지원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소연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정책평가센터 과장은 "보호종료아동들이 퇴소 후에도 몇 년간 살 수 있는 자립지원시설이 있지만 이것 역시 공급이 부족해 다 들어갈 수 없고, 공동생활이다 보니 자율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보호종료아동들이 혼자 살 게 됐을 때 겪게 되는 일상생활 문제들을 아동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보호종료아동들에 대한 지원은 사후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퇴소 후만을 생각하면 굉장히 다급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경제적 지원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지 않은 채 보호가 종료된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호종료아동들이 돈을 적절히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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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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