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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팬 사로잡을 2021~22년 개관하는 글로벌 뮤지엄 10곳

기사입력 : 2021년03월06일 10:01

최종수정 : 2021년03월06일 10:01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2021년은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가 백신 접종으로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3월 현재 지구촌 인구 중 약 2억3000만명 정도가 백신을 접종해 여전히 경계를 늦출 수 없고, 해외여행 또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에따라 전세계 신축 뮤지엄의 개관 또한 미뤄지고 있다. 완공은 진작에 마쳤으나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오픈이 연기된 곳이 여러 곳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13층 규모의 새 뭉크미술관(Munch Museum)과 이집트 카이로의 그랜드이집트박물관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 뮤지엄의 개관은 좀 더 기다려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오슬로의 새 뭉크 뮤지엄. 독특한 형상의 13층 건물에 뭉크의 오리지날 회화를 집중 전시한다. [사진=뭉크 뮤지엄] 2021.3.5 art29@newspim.com

명품왕국의 제왕 프랑수아 피노 명예회장이 자신의 방대한 현대미술 수집품을 보여줄 파리 도심의 '부르스 드 커머스-피노컬렉션(Bourse de commerce-Pinault collection)'도 오픈이 수차례 미뤄졌다. 부르드 드 커머스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날짜는 특정하지 못했으나 '곧 개관'이라는 안내문을 띄워놓고, 온라인 관람을 유도 중이다.

이렇듯 전 지구인들이 역병의 시간을 힘들게 인내하는 사이, 세계 각국에서는 특화된 컨텐츠와 멋진 디자인으로 무장한 신축 뮤지엄들이 개관을 조심스레 타진하며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또는 향후 1,2년 내에 문을 여는 미술관, 박물관은 어디일까?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한번쯤 찾아볼만한 아트 플랫폼을 점검해봤다.

◆런던의 새 활력소, 사치 예이츠 갤러리= 이름하여 'YBA'로 불리우는 영국의 스타작가들을 발굴해 키운 유대계 광고재벌 찰스 사치(77)의 외동딸인 피비 사치 예이츠(Phoebe Saatchi Yates)가 아버지를 이어 런던 도심에 대규모 갤러리를 차렸다. 올해 나이 스물일곱에 불과한 사치 예이츠는 남편인 아서 예이츠와 함께 작년말 런던 도심의 메이페어 지역에 1만평방피트(281평) 규모의 갤러리인 '사치 예이츠(Saatchi Yates)'를 만들었다. 사치 예이츠가 자리한 메이페어의 코크(Cork)가 6번지는 런던의 유서깊은 문화명소인 영국왕립미술원(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츠) 바로 옆이다. 게다가 소더비, 크리스티 경매사와도 지근거리여서 런던 도심에서도 가장 노른자위로 꼽히는 아트지구다. 그 핵심장소에 대규모 갤러리가 들어섬에 따라 런던 시민 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예술애호가들을 빨아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커플은 부친이 런던 첼시지역에서 운영해온 사치갤러리(현재 찰스 사치의 사치갤러리는 스웨덴 억만장자에게 건물이 양도된 상태)에서 3년간 갤러리 경영수업을 받았다. 두 사람은 '젊은 작가를 발굴한다'는 부친의 신조를 이어받되 유망작가를 체계적 시스템아래 육성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따라 갤러리 1층에서는 신진작가를 소개하는 대규모 쇼케이스 전시를 연간 5회이상 개최할 방침이다. 작년 10~12월 스위스 작가 파스칼 센더(Pascal Sender)의 작품전으로 문을 열긴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된 개관은 프랑스 작가전인 'Allez La France!'(3~5월)로 삼고 있다. 한편 부부는 지하층 전시장에서는 로버트 마더웰, 안젤름 키퍼, 쿠사마 야요이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상설로 보여주는 공간을 조성했다. 상업화랑인 동시에 뮤지엄적 요소도 지닌 사치 예이츠는 향후 혁신적 문화프로그램도 활발히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포르투갈 리스본의 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 거대한 차양막 형태의캐노피가 특징이다. [사진=쿠마 켄고 건축] 2021.3.5 art29@newspim.com

◆포르투갈의 보석, 칼루스테 굴벤키안 뮤지엄= 이름이 어려워서일까? 리스본의 칼루스테 굴벤키안(Calouste Gulbenkian) 미술관은 건립한지 꽤 오래 됐으나 한국인에겐 생소한 곳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소장품의 수준과 규모가 압도적이다. "스페인에 프라도가 있다면, 포르투갈에는 굴벤키안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칼루스테 굴벤키안은 포르투칼을 대표하는 최고의 뮤지엄이다.

설립자인 칼루스테 사키스 굴벤키안(1869-1955)은 아르메니아 출신의 석유재벌이다. 20세기초 국제협상을 중재하며 이라크의 초대형 유전을 확보했고, 뛰어난 사업수완을 바탕으로 거대 기업을 일궜다. 굴벤키안은 평생동안 세계를 누비며 동서양을 하나로 묶는 독특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즉 그리스로마 문화재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유럽, 메소포타미아, 이슬람 예술을 폭넓게 수집한 것. 따라서 굴벤키안 뮤지엄은 전지구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해볼 수 있는 훌륭한 교육현장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굴벤키안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르네상스 화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1490년 작 '젊은 여인의 초상'. 화가의 대표작이다. [사진=칼루스테 굴벤키안 미술관] 2021.3.5 art29@newspim.com.

1902년 영국 시민권을 취득한 굴벤키안은 1955년 리스본에서 타계했는데, 인류 전체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예술재단과 뮤지엄 설립을 원했다. 석유사업으로 축적한 자본으로 고대부터 20세기초까지 6천여 점에 달하는 아트컬렉션을 일궜으며 이를 공공에 기부한 것이다. 그의 수집품 중에는 명작이 즐비하다.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노인의 초상'(1645), 르네상스 화가 도메니코 기를란다요의 '젊은 여성의 초상'(1490)은 걸작 중의 걸작이다. 특히 기를란다요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 초상화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수많은 예술팬을 리스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미술관은 최근 새로운 뮤지엄을 완공하고 올연말 또는 내년초 재개관한다. 건축은 2021도쿄올림픽 주경기장과 스코틀랜드 던디의 V&A뮤지엄을 설계한 일본 출신의 실력파 건축가 쿠마 켄고가 맡았다.

건축가는 직사각형의 반듯한 건물 앞에, 엄청난 크기의 차양막형 캐노피를 곁들여 장관을 연출했다. 이 캐노피를 통해 기존 전시관및 정원과의 통합을 꾀하려 했다는 게 건축가의 의도다. 거대한 새 뮤지엄이 추가되면 칼루스테 굴벤키안은 리스본 여행객들의 필수 투어코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LA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9월 개관= 로스앤젤레스의 아카데미영화박물관(The Academy Museum)이 수차례 개관을 연기한 끝에 올 9월 관람객을 맞는다. 미국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10년 전 박물관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전세계 기업과 할리우드 셀럽을 대상으로 기금을 모금해 최근까지 3억800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중간에 모금이 지지부진했으나 드림웍스 출신의 제작자 데이비드 게펜이 거액을 투척했고, 톰 행크스 등의 배우가 동참하며 목표액을 달성해 건립이 실현됐다.

로스앤젤레스 중심부 윌셔대로에 위치한 아카데미뮤지엄은 2만8000㎡의 너른 부지에, 전시공간은 4600㎡에 달한다. 건축은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맡았고, 극장과 전시홀 등 2개동으로 나눠졌다. 2개의 극장 중 대극장의 이름은 '데이비드 게펜 극장'이다. 게펜이 거금을 출연한 데다, 할리우드의 명 프로듀서이니 이름을 붙여줄만도 하다. 이 극장에서는 아카데미 후보작 또는 수상작이 상영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올 9월 개관하는 미국 LA의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왼쪽 유리돔의 전망대에서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사진=더 아카데미 뮤지엄] 2021.3.5 art29@newspim.com

극장동 5층에는 '돌비 패밀리 테라스'가 있다. 1500개의 유리판을 붙여 만든 대형 돔과 테라스는 돌비사가 후원해 만들어졌다. 이 테라스에서는 '할리우드 사인'이 자리잡은 할리우드 산 뿐 아니라 서쪽으로 비버리힐스, 동쪽으로 다운타운까지 조망할 수 있다. 많은 여행객들이 LA에 '할리우드 사인'을 보러 오는데, 앞으로는 거대한 유리돔이 또다른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동은 1990년대까지 백화점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재활용했다. 건물 중앙에는 24K 의 타일 3만5000개를 조밀하게 붙여 사시사철 도도한 황금빛을 뿜어낸다. 1층 로비에 들어서면 확 트인 공간이 마치 영화스튜디오를 연상시킨다. 로비 한 켠에는 '스필버그 패밀리 갤러리'와 기념품샵, 카페가 조성됐다.

2·3층은 아카데미측이 오랫동안 수집해온 영화관련 소장품을 전시하는 상설전시관으로 꾸며진다. 각양각색의 진귀한 영화 오브제와 촬영 아이템이 입체적으로 전시돼 영화의 과거·현재·미래 뿐 아니라 90여년 아카데미사를 되돌아볼 수 있다. 4층은 기획전시실인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회고전이 첫 전시로 잡혀 있다. 전시동 지하에는 세미나실과 288석 규모의 소극장이 조성됐다. 지난해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에 선출돼 의장인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CEO와 함께 뮤지엄 운영을 지휘하게 된다.

◆최고의 도요지 징더전의 황실가마박물관= 흔히들 '경덕진'이라 부르는 중국 남부 장시성의 징더전은 무려 1700여년간 중국을 대표하는 도자기 도시로 명성을 구가했다. 징더전에는 최신 설비를 갖춘 도자공장과 함께 오래 된 도요지가 많이 남아있다. 바로 이 고대 도자기 가마터에 '임페리얼 킬른 뮤지엄'(황실가마박물관)이 건립됐다.

건축가 주페이(Zhu Pei)는 중국 황실용 도자기를 굽던 옛 가마터 옆 부지에, 가마 형상의 대형 구조물 8개가 서로 어깨를 맞대도록 뮤지엄을 설계했다. 건물은 높이 9m로 꽤 장엄한 규모이지만 징더전의 재활용 벽돌로 내외부를 아치형으로 부드럽게 마감해 친화감을 살렸다. 내부도 실제 가마의 연기구멍에서 영감을 받아 채광창을 포함해 구멍이 송송 뚫린 듯 디자인됐다. 박물관은 각종 명품 도자와 도자기산업과 관련된 유물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개관은 2021년말~2022년초로 잡혀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중국 징더전의 옛 황실 도자기 가마터에 건립된 황실가마박물관 [사진=Zhu Pei 건축] 2021.3.5 art29@newspim.com

 ◆진공청소기의 강자 제임스 다이슨의 정원 뮤지엄= 흡입력 좋은 진공청소기로 전세계를 강타한 영국의 억만장자 제임스 다이슨은 자택 정원에 아트갤러리를 조성 중이다. 자산 58억달러의 다이슨은 영국 사우스 글로스터셔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 그동안 수집한 데이비드 호크니, 피터 블레이크 같은 유명작가의 대형 작품을 전시할 뮤지엄을 짓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진공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 회장 부부가 자택 정원에 건립 중인 정원미술관 조감도. [사진=Dodington 아트갤러리] 2021.3.5 art29@newspim.com

다이슨 부부가 소유한 18세기 건축인 도딩턴 파크에 들어설 뮤지엄의 명칭은 '도딩턴(Dodington)아트갤러리'다. 영국에서는 국립미술관도 뮤지엄이 아닌 갤러리로 부르고 있어 부부의 갤러리 또한 비영리 뮤지엄에 해당된다. 이 공간은 정해진 요일에, 사전예약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한만큼 예약은 필수다.

다이슨 컬렉션의 핵심은 팝아트로, 초기 팝아트운동의 선구자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우는 소녀(1963년작)'를 필두로 앤디 워홀의 토이시리즈(프린트) 등이 눈길을 끈다. 또 이브 클라인, 빅토르 바사렐리, 린 체드윅의 작품도 전시하는데 역시 영국이 자랑하는 스타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회화가 가장 화제작이다. 다이슨의 부인 디어드레는 카펫을 디자인하며, 런던 킹스로드에서 갤러리를 운영 중인데 뮤지엄 건립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다이슨의 정원 미술관은 내년 오픈 예정이다.

◆텐진 개발지구의 새 아이콘, 더 웨이브= 중국 베이징 남쪽 화베이지구의 텐진에 조성된 '더 웨이브'(The Wave)는 뮤지엄이라기 보다 하나의 예술조형물에 가깝다. 텐진시 빈하이 개발지구의 아이콘를 표방하는 더 웨이브는 1만3천개의 반짝이는 알루미늄 타일로 외관을 장식해 물 위에 건물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그 형태가 외계생명체 또는 한송이 거대한 꽃을 연상케 하는데 공중에 붕 떠있는 Y자 형태가 특징이다. 시원하게 뚫린 전시실 내부에는 기둥이 하나도 없는 대신, 건물 중심에 강철 트러스와 콘크리트 코어로 힘을 받도록 했다. 건축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라시메(Lacime) 스튜디오가 맡았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바다에 떠있는 듯한 조형물 형상의 더 웨이브 미술관. [사진=Lacime 스튜디오] 2021.3.5 art29@newspim.com

연면적 3,563㎡에 전시실, 야외테라스, 라이브러리, 카페로 이뤄진 더 웨이브는 바다, 빛, 공기, 사람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컨셉이다. 관람객들은 1층의 어두운 콘크리트 코어로 진입해 조용히 시각및 촉각체험을 한 뒤, 높이 8m에 이르는 시원한 2층으로 이동해 작품과 자연을 음미하게 된다. 개관은 올 상반기로 잡혀 있다.

암스테르담, 선전에도 특화된 뮤지엄 생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도킹(Docking) 더 암스테르담'이라는 뮤지엄이 건립되고 있다. ZJA건축그룹이 설계한 이 뮤지엄은 영국 해협에서 발굴돼 암스테르담으로 옮겨질 271년 된 난파선을 전시하게 된다. 수백년 만에 건져진 난파선을 위해 뮤지엄이 만들어진다는 스토리 자체가 화제다. 건축가들은 강철 구조에 외벽 전체를 유리로 마감해 모든 각도에서 거대한 난파선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개관일은 아직 미정이다.

한편 중국의 선전 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선전과학기술박물관'을 오는 2023년 개관할 예정이다. 아랍 출신의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유작인 이 박물관은 엄청난 규모도 규모이지만, 친환경 소재만 사용한 데다 U자형 평면으로 누구나 쉽고 직관적으로 공간을 오가며 다채로운 전시물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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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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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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