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코로나 영업손실 보상, 정책에 방점 찍는 민주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여전하다지만, '불협화음' 국민의힘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4·7 보궐선거 광역단체장 후보군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여야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후보가 적은 더불어민주당은 '정책'과 '공약'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동시에 '힘 있는 여당'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책보다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안·나·오' 인물 경쟁력과 후보 단일화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21.01.19 photo@newspim.com |
◆후보 기근 벗어난 與, 가덕신공항 특별법·코로나 손실보상금까지 추진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기근을 겪던 연초에 비해 상황이 나아졌다.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확정하면서 '우·박'이라는 양자구도가 생겨서다. 부산에서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출마하면서 3파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후보군 기근을 탈출한 민주당 지도부는 '정책'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특히 2월 임시국회 내로 가덕신공항 특별법 입법과 코로나19 방역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보상'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가덕신공항 특별법은 "국민의힘이 반대한다면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 단독으로라도 통과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특별법 통과에 반대한다면 민주당은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단독 처리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이자 부울경의 미래"라며 "공항 하나로 부산 경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보상을 위한 재원은 추가경정예산안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또 추경에 4차 재난지원금이 담길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손실보상법 처리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임시국회 내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 추계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법이 통과되면 추경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각 후보들이 보여줄 서울시에 대한 비전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경선 과정에서 보여드리지 않겠나"라며 "당으로서는 정책과 안정적인 코로나19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체적 선거 구도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여전히 밀리는 형국이다. 보궐선거는 조직력 못지않게 인물 경쟁력도 민주당은 조직에서는 우선 앞서지만 대권주자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에게 인지도면에서 밀린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 코로나19 확진세가 줄어들었지만 재유행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한다기보다는 진정성 있게 유권자에게 다가갈 것"이라면서도 "후보군 모두 정책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는 경륜과 지식, 조직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후보자 접수를 시작하고 2월 9일부터 공식 경선 일정에 들어간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2021.01.19 leehs@newspim.com |
◆김종인·안철수 샅바싸움에 예비후보간 상호 비방전까지 벌어진 野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경선일정을 확정짓고 선거 분위기를 띄워 왔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공직자 사고로 치러지는 것도 반사이익이 됐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놓고 불협화음이 벌어지고, 후보들간 비방전까지 벌어지면서 도리어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사전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한 거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당 소속으로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하자 "뚱딴지 같은 소리"라며 안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21일 '마포포럼'에서 "우리 당이 벌써 오만에 빠졌다. 우리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데, 착각에 빠져서 우리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이 3자 구도 필승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김 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현 무소속)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은 후보들끼리 서로 비방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판을 야당판으로 만들기 위해 건강한 정책 경쟁을 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제1야당이 지도부까지 나서 제2야당을 핍박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경쟁을 넘어 네거티브까지 오가고 있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국민의힘에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특히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하락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면서 "부산 민심이 최근 들어 조금씩 돌아서고 있음이 느껴진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01.18 kilroy023@newspim.com |
앞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언론사 여론조사를 인용해 "국민의힘에서는 오직 오세훈만이 이깁니다"는 포스터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셈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오 전 시장이 "서울은 1년짜리 인턴시장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영화 '인턴' 시청을 권해드린다. 오늘 하루 눈처럼 빛나게 매진하는 모든 인턴들을 응원한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결국 허위 사실을 공표하면 후보 자격 박탈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정점식 후보 검증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근거 없는 비방에 대해서는 공관위 차원에서 각 후보자에 대한 제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계속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등 가장 심한 경우 후보 자격 박탈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는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국민의힘 차원에서 먼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낸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과 함께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번 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이 3월 19일까지인 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선거에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일각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를 하기 전에 우리쪽 체급을 키워놓는 것이 정당 상식에 맞는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뒤 오는 26일부터 예비 경선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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