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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바이든 시대, America First에서 Earth First로의 전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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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편집자]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뉴스핌에 '바이든 시대, America First에서 Earth First로 전환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보내왔습니다. 5선 의원인 송 위원장은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위원장,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여권 내에서도 최고의 외교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송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이 인류공동체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동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의 기고문 전문을 소개합니다.

# 무엇이 미국적인 것인가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2만5000여명의 주방위 군인들이 무장한 계엄상황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뤄졌다. 트럼프 지지 무장시위대의 혹시 모를 침입을 막기 위한 경비 속에서다. 1869년 엔드루 존스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대통령 참석 없는 취임식이기도 했다. 이는 152년 만에 처음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위터로 다문화주의는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고 이야기했지만 전임 대통령의 선거 불승복과 취임식 불참이야말로 비미국적인 것 같다. 또한 자신이 충성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는 구유고,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그녀의 부친 빅코르 크라부스는 국영자동차 딜러로 유고 공산당원이었다. 멜라니아는 1829년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부인이 영국 출신이었던 이후 180년만에 외국 출생이 퍼스트레이디가 된 첫 케이스였다. 다문화주의의 산물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송열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kilroy023@newspim.com

비폭력 평화적인 운동으로 인종차별을 외치다 암살 당한 마르틴 루터 킹 목사 53주기 추도식이 지난 18일 열렸다. 뉴욕 증시도 마르틴 루터 킹즈 데이를 추도하며 하루 휴장했다. 그러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무장 시위는 국내 테러리스트, 내란, 반역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적인 슬로건이 MAGA(Make Ameica Great Again)이었다. 무엇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일까. 백인우월주의, 다문화 배격, 동맹 무시, 기후변화 무시, 코로나 방역 무시 등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는커녕 부끄럽게 만들어왔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어온 수많은 인사들은 이민자 가정들에서 태어났다.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난민, 오바마는 케냐, 일론 머스크는 남아공화국 출생이다. 백인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수많은 극우세력들은 아메리카가 원래 인디언 원주민들의 땅이었는데 백인들이 침략, 수많은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땅을 빼앗아 만들어진 나라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미국이 다시 미국 답게 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바이든의 슬로건이 "미국의 영혼을 회복한다(Restore the Soul of America)는 것이다. 미국의 영혼은 미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민주주의, 기본권(생명·재산·언론·종교·양심·사상의 자유 등), 법의 지배, 3권 분립, 자유시장경제 체제 등 여러 가지 가치를 선도하는 것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력, 군사력을 갖는다고 할지라도 미국이 지향하는 헌법적 공감대로서의 가치 질서, 민주주의와 천부인권사상을 대체할 만한 소프트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There is no Planet B (제2의 지구는 없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의 부산물이다. 제2, 제3의 바이러스 유행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부 생태학자들은 지구 입장에서 코로나는 백신이고 인간이 바이러스라는 극단적인 비유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인류가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핵심적인 문제는 기후변화의 부정이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였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여전히 유지 강화하는 것이었다. 논란이 되었던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공사를 승인했다. 캐나다에서 일리노이 오클라호마를 거쳐 텍사스까지 1179마일 90억달러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주기적인 현상이라면서 모든 과학적 논거를 부정했다. 2006년 엘 고어 전 부통령이 <불편한진실>이라는 책을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서기를 거부했다.

필자는 2018년 4월 워싱턴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의원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을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서 찾아본다. 마크롱이 기후변화 위협을 강조하면서 <Thers is no Planet B>라고 했을 때 그리고 미국이 언젠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할 것을 믿는다고 했을 때 모든 상하원 의원들이 기립박수와 함성을 보냈던 장면이 인상 깊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데도 마크롱은 이렇게 호소했다. <Make our Planet Great Again> 우리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 이 방대한 우주 속에 태양계와 지구는 한 점에 불과하다.

지난 1990년 2월 14일. 보이저1호가 60억킬로미터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이 전송됐다. 칼세이건은 이를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묘사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암흑물질로 둘러쌓인 방대한 우주의 별과 행성 속에서 유일한 생명체의 별이 지구다.

현재 지구는 평균온도 800도가 넘는 황산가스로 뒤덮힌 금성으로 발전해갈 것인가. 평균온도 영하 40도가 넘는 화성의 길로 갈 것인가 갈림길에서 흔들리고 있다.

나는 지구 멸망의 길로 가지 않으려고 미국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미국과 한국의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과 우익들이 부정선거를 외치면서 트럼프를 지지하고, 프리메이슨, 딥스테이트 그림자정부, Q아논 음모 렙탈리언 일루미나티 등 황당한 피해망상적 음모이론을 확산시키면서 "아이들을 구하자(save the children)"고 외치고 있지만 바이든 정부의 등장으로 그나마 우리 후손들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는 올바른 길로 돌아서는 전환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자를 위한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What is to be done? (무엇을 할 것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첫날 파리기후협약복귀 행정명령에 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탄소중립화 선언을 했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그린뉴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다.

기후변화 저지를 위한 그린뉴딜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기회임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연방정부 차원에서 1.7조달러, 지방정부와 민간투자로 5조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모든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정책 그리고 무역정책에 기후변화정책을 반영할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곧바로 기후변화정상회의를 소집, 미국의 정책과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탄소세가 현실화될 것이다. 기후변화 목표를 속이는 각 나라에 대해 강력히 무역정책을 통해 압박해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2050 탄소중립화를 선언하고 그린뉴딜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과연 바이든 정부의 철학과 의지에 상응할 정도로 우리 정부가 준비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철저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과도 탄소 배출과 관련해 심각한 갈등과 협상이 예상된다. 미중관계의 향방도 기후변화문제 협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역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인류 운명공동체를 주장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을 비판한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과 대응이 실질적으로 집행되려면 세계녹색기후기금(GCF)의 역할이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르 대통령 하에서 세계의 허파 아마존산림에 발생한 화재 진압이 3주가 넘게 제대로 되지 않아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기후변화 피해는 후진국과 가난한 서민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개발도상국들의 산림 파괴, 환경 파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제시 없이 일방적 강요 만으로 환경 보호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 능력 제고를 위해 만든 것이 세계녹색기후기금이다. 발족 당시 매년 1000억달러씩, 10년 동안 1조달러 기금을 모으기로 했지만 미국의 소극적 태도로 잘 안되고 있다.

나는 2013년 인천시장 시절 세계녹색기후기금 본부를 독일 본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인천 송도국제도시 유치에 성공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IMF IBRD 체제가 새로운 세계금융질서를 이끌어 갔던 것처럼 코로나19와 기후변화시대에는 GCF 가 세계녹색금융을 이끌어 지구를 구하는 길에 앞장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GCF 기금 조성과 협력에 적극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는 국경과 민족을 가리지 않는다. 전 인류적인 과제다. 이에 대한 문제는 각 나라별로 단독으로 대응해 해결할 수 없다. 기후변화와 코로나 판데믹은 어떠한 핵문제, 테러 위험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야말로 국가안보의 핵심 사안이다. 생명안보 인간안보의 근본이다. 바이든 정부는 본인이 말한대로 크린에너지 슈퍼파워 미국이 됨으로서 다시 한번 인류공동체를 이끌어 나가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2050 탄소제로 목표와 그린뉴딜을 통해 같이 힘을 모음으로써 한미동맹이 가치동맹으로 인류 공동체 문제 해결의 선도적인 동맹으로 발전해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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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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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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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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