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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아쿠아리움처럼 액체 내 물질 관찰 현미경 기술 개발

기사입력 : 2021년01월19일 13:00

최종수정 : 2021년01월19일 13:00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육종민 교수 연구팀이 그래핀을 이용해 유체 내 물질들의 분자, 원자 단위 고해상도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동안 관찰하지 못했던 물질의 합성 과정을 밝히고, 바이러스 및 단백질들의 상호작용과 같은 생명 현상 규명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액체를 관찰하는 것은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의 모식도[사진=카이스트] 2021.01.18 memory4444444@newspim.com

물고기들을 선명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높은 투과도를 가지고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유리가 필요한 것처럼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에서는 전자빔에 대해서 투명하며 높은 진공 상태를 견딜 수 있는 물질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은 약 50나노미터(nm) 두께의 질화 실리콘 막을 이용해 액체를 고진공으로부터 보호했지만 이러한 막은 전자빔에 대해서 반투명하므로 물질을 흐릿하게 만들어 원자 단위의 관찰을 방해하고 특히 단백질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생체 분자들의 경우 명암을 높이는 염색 과정 없이는 쉽게 관찰할 수 없었다.

육 교수 연구팀은 2012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 두 층 사이에 액체를 가두는 그래핀 액상 셀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를 개선해 자유로운 액체 순환이 가능한 그래핀 아쿠아리움 전자현미경 이미징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투과 막으로 이용한 그래핀은 원자 단위의 두께를 가지고 강철보다 200배 높은 강도를 갖고 있다.

자유로운 액체 순환과 교환을 위해 30~100nm 두께의 액상 수로를 갖는 구조체를 반도체 제작 공정인 리소그래피 공정으로 구현해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을 제작했다.

그래핀 액상 유동 침을 이용해 관찰한 나노 입자 및 박테리아의 전자현미경 이미지[사진=카이스트] 2021.01.18 memory4444444@newspim.com

연구팀의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은 약 4기압에 달하는 압력 차를 견딜 수 있으며 기존보다 20배 빠른 액체 유동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기존 막 보다 100배 정도 얇은 그래핀은 전자빔에 대해 투명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원자 단위에서 물질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박테리아 및 생체 분자를 염색 과정 없이 온전히 관찰할 수 있다.

이 그래핀 액상 유동 칩은 체내의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감염을 일으키는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발병 원인으로 여겨지는 아밀로이드 섬유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과 같이 기존 기술로는 관찰할 수 없었던 현상들의 직접적인 관찰과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육종민 교수 [사진=카이스트] 2021.01.18 memory4444444@newspim.com

육 교수는 "새로운 이미징 플랫폼의 개발은 과학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으로 액체 내 물질들을 분자 및 원자 단위로 관찰하면 자연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 시작되는 다양한 현상들을 규명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미지에 싸여있던 생명 현상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 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 미래기술 육성 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 신소재공학과 구건모 박사, 박정재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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