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4차 지원금 '공방'…"전국민 지급 검토"
홍남기 "시기상조…주더라도 선별 지급해야"
작년 재정적자 100조 돌파…국채발행 부담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4차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공방이 뜨겁다. 여권 일부에서는 전국민 지급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재정당국은 4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며 만약 지급할지라도 선별적 지급을 우선시 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재정악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난지원금은 무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작…정치권은 벌써부터 4차 지원금 '공방'
1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오후 기준 3차 재난지원금 중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을 총 236만명에게 지급해 지급률 8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용취약계층과 방문·돌봄 종사자, 법인택시에 대한 지원금도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식화 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3차 재난지원금이 국민 580만명에게 지급되지만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며 "신속하고 유연하게 추가 지원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이원 화상으로 진행된 한국판 뉴딜 당정추진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1.14 yooksa@newspim.com |
민주당 의원들도 상황에 맞춰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논의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완화된다면 4차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11일 "4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상황에 따라 지급 대상과 방식이 달리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4차 재난지원금은 전국민 지급이 돼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1일 "1차 재난지원금이 2·3차 보다 경제회복 효과가 더 있었고 피해당사자인 소상공인 또한 보편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는 도민 1인당 10만원씩의 자체 재난지원금을 설 연휴 이전까지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경제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4차 재난지원금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며 "지급이 불가피할 경우 한정된 재원으로 피해계층 지원을 두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지난해 재정적자 100조 넘어…전액 국채 발행 '무리수'
일각에서는 지난해 코로나 장기화로 악화된 재정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4차 재난지원금 재원을 대부분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2021년 재정동향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98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조7000억원 악화된 수치다.
또한 기재부는 지난해 말 기준 재정수지와 국가채무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경우 관리재정수지는 118조6000억원 적자,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월간 재정동향 2021년 1월호 [자료=기획재정부] = 2021.01.12 204mkh@newspim.com |
4차 재난지원금의 재원마련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지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목적예비비 4조8000억원과 기금운용변경으로 5000억원을 마련했다. 올해 목적예비비는 2조2000억원, 일반예비비는 1조6000억원이 남았다. 지출조정을 더하더라도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액 국채로 발행할 경우 국가채무비율 악화 속도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4차례 추경을 통해 국가채무비율은 43.9%로 증가했으며 올해 예산안까지 포함하면 47.3%로 오를 예정이다. 국채발행이 추가될 경우 더 높아진다.
박병희 순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기적으로 3차 재난지원금을 나눠주는 시점에서 4차 재난지원금 논의를 운운하는 것은 조금은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추가적인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면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선별적 지급을 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효과나 개선점을 찾지도 않고 벌써부터 4차 지급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도가 누적된점, 지난 재난지원금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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