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작지만 절박한 요구, 내년에도 일하고 싶다"
"구광모 회장 고모 회사, 노조 가입 후 전원 해고 통보"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이 "LG 오너일가 특수관계사가 운영 중인 청소용역업체가 노조 가입 후 1년 만에 전원 부당 해고 통보를 했다"고 주장하며 고용 보장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트윈타워분회 청소노동자들은 30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시한인 12월 31일을 하루 앞두고 내년에도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작지만 절박한 요구를 위해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자택까지 행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트윈타워 청소용역은 LG가 100% 출자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지수아이앤씨에 하청을 주는 구조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명은 지난달 30일 지수아이앤씨로부터 전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청소노동자들에 따르면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구미정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는 오너 특수관계인 회사이며, 2019년에만 60억원을 배당했다.
[사진=LG트윈타워 청소 노조 제공] |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소유주는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가는 사이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모자라서, 서류상 휴게시간을 늘려서 소위 '임금꺾기'를 하고 당해왔다"며 "1일 노동시간을 7.5시간으로 맞춰 수당 지급 없이 격주 주말근무를 시켜왔다"고 규탄했다.
또 "취업규칙에는 정년 60세이나 노동자 다수가 60세 이상이고 정년과 무관하게 촉탁직으로 계약해왔다"며 "재계약 시기마다 고용불안에 노출됐으며, 야간조 감독의 경우 상습적인 임금 편취와 직장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노조 가입, 11월부터 교섭을 시작했으나 사측의 시간끌기와 교섭해태로 1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며 "사측은 최저임금에서 인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60원 인상안을 내놓을 뿐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2011년에도 노조에 가입한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 170명이 용역업체 변경을 핑계로 집단 해고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가 49일간의 점거농성 끝에 전원 복귀를 합의했다"며 "10년이 지났는데도 똑같은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하청·용역 등 간접고용노동자의 고용불안이 노조파괴 수단으로 악용됨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LG가 고용승계를 끝내 거부하고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를 강행할 경우 시민사회에서 폭넓은 LG제품 불매에 돌입할 것을 논의 중"이라며 "'윤리경영에 신경쓰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의 허구성과 LG의 위선이 드러나고 있으며, 1월 초 시민사회는 청소노동자 고용승계 될 때까지 LG불매 선포 기자회견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