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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라이벌] 김준‧허세홍‧알카타니‧강달호…정유4사 '친환경 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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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 사장, 1987년 유공 입사...사업‧경영 전반 이해도↑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미스터 오일' 허동수 장남...글로벌 경력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 30년 석화계 몸담은 '정통 화학맨'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 35년 엔지니어 출신...탄탄한 현장 경험

[편집자주] 2020년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습니다. 항공, 자동차, 철강 등 전통의 뿌리 업종들은 코로나19 직격탄에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반도체, 가전 등 비대면 업종은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은 어떨까요. 전대미문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 해를 맞는 주요 그룹의 사령관 면면을 통해 업종 간 사업의 향방을 가늠해 봅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전 세계 정유업계가 생존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의 고민도 깊어간다. 오일메이저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석유시대의 종말'을 선언하며 석유사업 비중 감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한 에너지종합회사로 전향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역시 생존을 위한 키워드로 '친환경'을 택하고 본격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제각각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가 이끄는 정유4사의 4색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환경 분야 마이너스 가치 '제로' 도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이끄는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87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기획부에 입사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 팀장, SK에너지 전략본부 본부장, SK에너지 대표이사 등을 거친 사업과 경영 전반에 이해도가 높은 실력자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밸런스 2030'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밸런스2030은 2030년까지 환경 분야 마이너스 가치를 '제로'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환경 관련 긍정 영향을 부정 영향보다 높여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각사]

'그린밸런스 2030'을 실천하기 위한 차원에서 친환경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등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로 확대하고 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2023년까지 증평, 폴란드, 중국 창저우 등 국내외 LiBS 생산공장에서 총 18.7억㎡ 분리막 생산 능력을 갖춰 글로벌 생산능력 3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화학 사업, 윤활유 사업 등 기존 사업 분야에서도 친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현재의 20% 수준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화학사업 체질을 친환경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1972년 국내 최초로 상업가동한 납사분해시설(NCC)을 48년 만에 가동 중단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 화학연구소, SK종합화학 등과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친환경 재생용기를 개발해 올해 9월 출시한 '지크제로', '지크 월드 시리즈' 전 제품에 적용했다. 나아가 국내에서 윤활유를 판매하는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에 친환경 용기 제작 기술을 공유해 업계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GS칼텍스, 주유소의 변신....'모빌리티' 사업 거점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취임 이후 2년을 보낸 GS칼텍스는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허 사장은 석유화학 업계에서 '미스터 오일(Mr. Oil)'로 통하는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그의 '경영 DNA'를 물려받았다. 허 회장은 10여년 전 일찍이 차세대 성장동력을 신재생에너지분야로 점 찍고 관련 연구를 집중했으며 2007년 국내 최초로 수소스테이션을 건립했다.

허 사장은 첫 사회생활을 일본 오사키전기에서 시작해 뱅커스트러스트, 글로벌 금융회사 IBM,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 등 글로벌 기업에서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 법인장, 여수공장 생산기획 공장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 등 현장에서 경영 역량을 키웠다.

허 사장은 올해 에너지플러스 브랜드를 런칭하고 미래형 주유소 구축에 나섰다. 에너지플러스는 '에너지, 그 가능성을 넓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에너지기업의 변화와 확장, 미래 지향적 사업영역을 통합하는 브랜드다.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공간에서 확장해 모빌리티(Mobility) 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재정의했다.

또한 주유소를 드론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도서지역에 생활 물품과 구호 물품을 비대면으로 배송한다는 시도는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에 영향을 주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면 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회사 분위기가 이같은 아이디어를 배출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4월에는 전남 여수공장 생산시설 연료인 저유황 중유(LSFO)를 공정 개선작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로 전량 대체했다. 허 사장은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지만 기존의 공급 중심의 정책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에너지효율화는 에너지수급 안정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가지 상충되는 목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에쓰오일,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 선언...2030년까지 석화 비중 두배↑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는 30여년 간 석유화학업계에 몸담은 '정통 화학맨'이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사우디 아람코에서 29년 간 근무하면서 생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문성과 경영인으로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쉘 정유회사(SASREF) 대표이사를 맡아 글로벌 에너지 석유화학 산업의 전략적 성장과 개발, 경영활동에도 정통하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사진=각사]

에쓰오일은 최근 발표한 '비전 2030'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석유화학 사업 분야 투자를 지금보다 2배 이상 확장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에 이어 2단계 석유화학 투자인 샤힌 프로젝트를 완료해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030년 25% 수준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70% 수준으로 감소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회사 내 첫 엔지니어 출신 사장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극동정유(현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해 35년 간 기술설계팀 부장, 중앙기술연구원장, 대산 공장 안전생산본문장(공장장) 등 탄탄한 경험을 토대로 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취임 초기에는 절반은 충남 대산 공장으로 출근하는 '현장 경영'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철저한 관리의 결과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정유사 최초로 '무재해 2000만시'를 돌파했다. 2013년 10월부터 시작한 무재해 지속 기간이 7년을 넘긴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탄소중립 그린성장'도 선언 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지난해 대비 약 70% 수준으로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정유, 석유화학사 중 일반적인 '탄소중립 성장' 대신 미래 탄소배출량을 현재 수준보다 대폭 줄이는 친환경 성장 전략을 공표한 곳은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

나아가 내년 하반기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자회사 현대케미칼이 올레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중질유 복합석유화학공장(HPC)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돼 또 한번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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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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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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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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