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민간공급 11만호, 시장에 맡기라는 주장은 허구"
"민간 개발, 토건 하기 싫어 묶어놓았던 곳 일부 풀겠다"
"현 정권서 주택 가격 상승, 결국 부동산 투기 때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뉴타운으로 민간 주택 광풍이 불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합한 지난 15년간 민간 주택 공급량은 불과 11만호였다. 부동산 정책을 시장에 맡기라는 민간 공급론자들의 주장은 허구"
여권 후보 중 최초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 4·7 재보선의 핵심 이슈인 부동산 정책의 해법을 '공공' 차원의 공급이라고 단언했다. 강변의 도로 및 철도 부지에 16만호 공공주택 정책을 공약한 우 의원은 이를 통해 5년 이내에 서울의 주택난과 전세대란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는 설계하는데 1년이 걸리고, 실제 공사 기간은 2년도 안 걸릴 수 있다"며 "늦어도 5년, 빠르면 3년에서 3년 6개월 이내에 진행될 수 있다. 16만호가 다 완성되지 않을 수 있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8 kilroy023@newspim.com |
우 의원은 "야당에서 민간 공급을 늘리라고 하는데 조합 재건축은 최고 빨리 된 것이 7년, 서대문에서도 십여 년이 됐는데도 안된 곳이 있다"며 "당장 사람들이 죽겠다는데 십여 년 후에 분양할 것을 하라고 하는 것이 더 한가해 보이지 않나. 이럴 때는 공공이 더 신속하다"고 말했다.
민간 부분에서는 그동안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묶었던 지역 중 일부의 개발제한을 풀겠다고 했다. 그는 "자격이 되는데 그동안 토건을 하기 싫어 묶어놓았던 곳이 몇 군데 있다. 그런 곳은 현실화하자는 것"이라며 "낙후된 주거시설 환경을 고쳐줘야 하는 곳이 있다. 그것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도 공공 재개발 형식으로 하면 용적률을 올려줄 것"이라며 "도심지 주택이라는 의미가 있어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차원의 이같은 개발이 의미있는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간 차원의 재개발은 주택 순증이 20% 정도 밖에 안된다. 4000세대를 공급해도 주택 순증은 몇백 세대"며 "더욱이 서울에는 현재 대규모 개발을 할 공간도 없다"고 말했다.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근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지난 15년간 서울시의 인구는 100만 가까이 줄고, 공급은 11만호가 늘었는데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뛰었다. 이런 시장 원리가 어딨나"라며 "결국 부동산 투기 때문으로 이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8 kilroy023@newspim.com |
다음은 우상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의미를 짚어준다면.
▲정기적인 지방선거가 아니고 재보궐 선거이기 때문에 대선 전초적 성격이 강한 것 같아요. 다른 선거보다 양대 진영의 격돌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보궐 선거 관련된 것 아니겠습니까.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양대 진영이 총력전을 펼치는, 정치적 의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 인생을 아는 분들은 위기 시 가장 안정되게 해결을 잘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서울에 코로나 위기가 이렇게 심한데 박원순 시장이 안계시니까 대처를 잘 못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결재권자가 없으면 공무원들은 보통 관리만 하는데 위기 시에는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야 하거든요. 이것이 우상호의 장점이고요. 두 번째는 제가 20년간 서울에서 정치를 하다보니 서울시 현안을 제가 제일 잘 아는 것 같아요. 즉시 투입해서 일할 수 있는 즉시 가동인력입니다.
-상대당 후보 중 상당수가 대선후보로 꼽히는 분들인데요. 이 때문에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아쉬움도 들립니다.
▲제가 원래 소리 없이 일하는 편이어도 이것저것 재는 사람은 아니에요. 87년 6월 항쟁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싸울 때도 그렇고 박근혜 대통령과 싸울 때도 그렇습니다. 저는 부드럽게 시작하지만 한번 칼을 쥐면 반드시 앞으로 진격하지 뒤로 물러선 적이 없어요. 서울시장 하겠다는 사람이 올인해야지 다른 생각을 하면 됩니까. 두 번째는 86그룹이 기득권 그룹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우리에게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도구였을 뿐인데 직책 때문에 아등바등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부끄럽다. 그런 사람들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당내에서도 86그룹들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아직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이것은 이 세대 정치인들이 무엇을 했는가를 봐야 해요. 만약에 임종석·우상호·송영길·이인영·유은혜·김현미·김영춘, 이런 사람들이 정치에 안 나왔다면 민주당은 어땠을까요. 최초 우리의 목표 과제 중 두 가지는 실천했는데요. 하나는 정당 민주화의 실천이었어요. 오늘날 정당이 얼마나 민주화돼 있습니까. 이 과정에서 86그룹들이 기여한 것이 80%입니다.
두 번째는 진보적 의제의 정책 강령화입니다.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같은 우리 사회 개혁에 대한 진보적 담론을 당 강령에 담았습니다. 옛날에는 이런 정책 들고 나서면 빨갱이라고 매도 당했거든요. 이게 누군가의 노력 없이 바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가 못한 것은 86그룹이 하나로 뭉쳐서 공통의 과제를 갖고 우리 안에서 더 큰 개혁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8 kilroy023@newspim.com |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과 코로나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 의원이 내건 16만호 공공주택 공약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로 하는데 값싼 공급이 가능할지 의문이 있습니다.
▲두 가지 요소에서 자신이 있습니다. 도로와 철도 위에 건물을 올리면 일단 택지 비용이 안 든다는 거에요. 서울시 재정도 투입하지만 국민연금 같은 공적기금의 공공투자를 요청할 거에요. 안정성 있는 채권의 이자율에 맞춰주면 되요. 여기서 얻어진 판매 대금과 임대료를 통해 몇십년에 걸쳐 갚으면 됩니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공공용지가 매입과 인허가에 시간이 안 걸리고 조합 내부의 싸움이 없어 속도는 훨씬 신속합니다. 이것 때문에 건설 경기도 살 것인데요. 제가 뉴딜이라는 이름을 안 붙여서 그렇지 서울 뉴딜이에요. 갑자기 부동산 이슈가 생기니까 계산도 안해보고 100만, 80만 호를 공급한다는 뻥 공약이 아닙니다. 저는 3년간 실측까지 다 했어요.
-지금 전세난 등이 심각한데요. 공공주택 16만호 공약이 현실화되려면 몇 년이 필요합니까.
▲우선 계획하고 설계하는데 1년 정도 걸리고, 실제 공사 기간은 2년도 안 걸릴 수도 있어요. 건설하는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도로와 철도 위를 씌우는 기반 시설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건물 자체는 신속하게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늦어도 5년, 빠르면 3년에서 3년 6개월 이내에 계획대로라면 가능합니다. 민간 조합 주택들 설립 인가부터 완공까지 빨라도 10년 걸려요. 야당에서 민간 공급을 늘리라는데 이것이 십 몇 년 걸리는 거에요. 당장 사람들이 죽겠다는데 십몇년 후에 분양할 것을 하라고 하고 있는 것이 더 한가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럴 때는 공공이 더 신속합니다.
-민간 공급 관련해서 재건축을 너무 묶어놨다는 말도 하셨던데요.
▲서울 전체적으로 보면 공급 측면에서는 일반 재개발이 큰 공급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일반 재개발, 재건축로 20% 정도 순증하더라고요. 더욱이 서울에서 4~5000가구 개발할 곳은 얼마 없어요. 일반적인 공급론자들은 허상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은 자격은 되는데 그동안 토건을 하기 싫어서 묶어놓았던 곳이 몇 군데 있어요. 그런 곳은 현실화해주는 것에요. 보존할 곳은 보존해야겠지만, 박원순 시장이 예전에 묶어놓았던 곳 중 일부는 숨통을 열어준다는 거에요.
그러나 그게 공급 면에서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지난 15년 간 뉴타운을 엄청했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포함해도 민간에 공급된 것이 연간 7000세대가 안됩니다. 서울에서 15년간 공급한 것은 11만 호 정도에요. 저는 16만 호를 5년 내 재건축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줄이면서 할 수 있다고 보는 거에요. 민간도 공공 재개발 형식으로 하면 용적률을 올려줄 거에요. 공급면에서 큰 도움은 안되지만, 도심지 주택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는 도와드릴 수 있어요.
-현 정권에서 유독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일단 매우 복합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지만 인구가 100만 명 가까이 줄고 주택 공급량은 늘었는데 주택 가격은 왜 뛸까요. 시장 원리라면 인구가 줄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줄어야 하잖아요. 원인은 시장 원리의 파괴에서 찾아야 해요. 그래서 시장에 맡기라는 말을 지난 15년 동안 검증해보니까 아니라는 거죠. 부동산 투기 때문이에요. 그건 분명합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2.18 kilroy023@newspim.com |
-정부나 서울시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부는 잘 해왔다고 봅니다. 우리가 전 세계의 나라보다 더 줄어들 수 있었던 것인가의 문제로 이를 막으려면 완전히 폐쇄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가 너무 큽니다.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이면서 최선을 다해 방역을 할지 고민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겁니다. 그러나 서울시 정책은 아쉬운 것이 있어요. 정부 방침은 전국 평균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서울경기와 같이 확 늘어날 때는 지원을 좀 늘리더라도 응급처치 식으로 좀 강하게 폐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직접 지원 등 기본 소득 이야기로 화제가 됐는데, 우 의원 만의 소상공인 대책이 있나요.
▲지방자치단체장을 하면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내가 더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책을 만들고 싶은 유혹이 있어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지자체가 혜택을 늘리면 안됩니다. 서울에서 장사를 하면 10만원 더 받고, 전라도에서 장사를 하면 못 받고 그러면 안됩니다. 그건 국가적 지도자가 가야 할 것은 아니에요. 그런 정책은 국가 정책에 발 맞춰 가는 것이 맞죠. 다만 경제 활성화를 빠르게 하기 위한 여러 경제 정책들은 서울시 만의 특색을 갖고 가야 합니다. 그것은 제가 시장이 되면 준비를 해볼 생각입니다.
-홍콩에 있는 금융기관 아시아 본사의 서울 이전을 말씀하셨던데, 유인책이 있다면.
▲홍콩에 있는 세계적 금융기관의 아시아 본사가 싱가포르와 서울을 두고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정보도 제가 처음 들었는데요. 유인책은 간단해요. 싱가포르보다 혜택을 더 주면 됩니다. 서울시장이 세계적인 금융사 유치 단장이 돼서 직접 날아가 유치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범정부적 유치단을 제안해서 그것을 통해 필요하면 뉴욕 본사에 가서 설득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유치할 때 가능성이 10%도 안됐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한 거에요. 이게 오면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 일자리가 10만개에서 15만개 느는데 승부를 걸어봐야죠.
-그동안 점잖게 말해왔던 우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발언 수위가 세지더군요.
▲좀 화가 났어요. 우리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을 임명해 좀 난감했어요. 그런데 추미애 장관이 물러났는데 본인이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있잖아요. 그것을 보면서 이제는 화가 안 날 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자존심이 상해도 지금은 상대가 문재인 대통령 아닙니까. 그럼 판단을 해야죠.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덤벼드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것은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추미애 장관과 대통령이 자기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말인가요. 자기가 화가 난다고 국가의 체계도 없고 질서도 없나요. 지금까지는 국민들이 추 장관에 대해 비판적으로 봤지만 오늘부터는 윤 총장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추 장관이 사의를 표한 이후 하루이틀 동안 윤 총장이 보여준 모습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실망스럽습니다.
-윤석열 총장의 이같은 모습이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보십니까.
▲상식적으로 윤석열 총장이 아닌 다른 검사 출신이 저 자리에 있었다면 윤 총장처럼 대응했을까요. 안 그랬을 거에요. 저는 지난 2개월 동안 보고 있었어요. 이해해줄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나가나 하는 의심을 키워왔어요. 그러다가 추미애 장관과 너무 세게 붙고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하니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지 않고서야 하기 어렵습니다. 저것은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각 언론기관이 차기 주자 여론조사를 할 때 왜 안 막나요. 저도 옛날에 하마평이 많이 났지만, 빼달라고 하면 다 빼줍니다. 그런데 그것을 안하고 있잖아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치 안한다고 선언하라고 했을 때 그것도 안했어요. 부인하지 않으면 의사가 있다고 보는 것이 정치계의 생리입니다. 이를 근거로 저 사람은 우리가 알고 있던 강직한 칼잡이가 아니라 정치를 꿈꾸는 칼잡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꿈꾸는 칼잡이의 칼이 정치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 무섭습니다. 그래서 제가 화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검찰 출신이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현실적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람 잡아들이는 일 밖에 해보지 않은 분이 나라를 책임질 수 있을까요. 저는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봅니다.
-차기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셨지만, 서울시장이 되시고 일을 열심히 하시면 86그룹의 큰 꿈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요
▲우리 세대에서도 저는 누군가 대통령 경선에 뛰어들어서 뭔가 우리가 꿈꿨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걸 정비전과 가치로 경쟁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러나 그걸 제가 하지 않는 이상 다른 이야기를 하긴 어려워요. 그건 추상적인 저의 바람이고. 저는 서울시장에 도전하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할 뿐이죠.
-미진하거나 공약 중에 소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시민들이 너무 지쳐있어요. 지금은 위로가 필요할 때에요. 잘났다고 싸우고 떠들 때가 아니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에게 다가가서 손 내밀고 그 옆에 서 있고 싶어요.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힘이 되는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저의 진심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