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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원조 논란에 中 '동북공정'으로 확산…"정부 홍보 제대로 보여줘야"

기사입력 : 2020년11월12일 17:34

최종수정 : 2020년11월12일 17:55

한복학계 "조선왕족 의복, 명나라 영향 논란 예상"
삼국시대부터 입었던 한복…"조만간 결론지을 공청회 자리 마련"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중국게임 '샤이닝 니키'에 등장한 한복 아이템이 '동북공정'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한복 홍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한복 전문가들은 조선 왕족의 의복이 명나라 시대 관복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샤이닝 니키' 사태에서 벌어진 '원조' 논란은 예상했다면서도 중국의 역사관은 비판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복은 삼국시대부터 우리 전통 의복이었고, 명나라 시기에 외교적 영향이 따랐지만 자체적인 조선만의 복식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또, 한복 학자들은 일부 중국인들이 주장하는 조선족의 전통 의복이 '한푸'이기 때문에 '한복'이 중국의 전통 의복이라는 식의 생각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부는 이에 맞춰 한국의 한복의 전통 복식임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조선 궁중한복 '원조' 갈등→중국 '동북공정' 논란으로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약식으로만 진행됐던 수문장 교대의식이 재개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이후 중단됐던 교대의식은 오늘부터 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열리게 된다. 2020.05.20 alwaysame@newspim.com

중국의 '한복 동북공정'으로 발단이 된 사건은 중국회사 페이퍼게임즈에서 운영하는 모바일게임 '샤이닝 니키' 한국판에 한복 아이템이 등장하면서다. 한복 아이템이 한국에서 먼저 선보여진 후 중국 이용자들이 "한복(韓服)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 아니라 명나라의 한푸(漢服) 혹은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한푸'가 고려시대에 핫했던 고려양(고려복장)을 갖고 변형해 만든 옷"이라며 "중국이 동북공정사업으로 복원해 더 한복같이 만든게 지금의 한푸다"라고 받아치며 온라인에서 설전이 펼쳐지자 결국 '샤이닝 니키'의 한국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페이퍼게임즈는 한국 서비스 종료를 알리면서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고 밝혀 한복 동북공정 논란으로 증폭되고 있다.

복식사를 전공한 박민재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교수는 게임상에 보여진 것은 조선족의 '한푸'가 아니라 조선시대 후기 궁중복식이 맞다고 주장했다. 한복 중에서도 관복은 명나라 시기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외에는 조선만의 의복 형식이 구축됐다는 거다. 그는 "게임에 등장한 한복이 중국 전통 복식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궁중복식 중에서도 당의(여자 저고리 위에 덧입는 한복)와 원삼(한국 고유의 여성 예복)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예복이며 중국과 전혀 상관 없다"고 언급했다.

박민재 교수는 "이번 사건은 어이가 없는 일"이라며 중국에서 우리나라 '한복'을 자기네 전통 의복이라고 하는 주장은 한국의 '일베'와 같은 성향의 그룹이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조선족이 중국의 소수 민족이고, 이들의 전통 복식이 '한푸'이기 때문에 중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우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현재 자신의 정체성를 바꾸고 싶기 때문에 한국의 '한복(韓服)'처럼 한족의 '한푸(漢服)'라는 명칭을 만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중국의 전통복식을 떠올리면 치파오를 떠올리는데, 치파오는 청나라 복식"이라며 "중국 한족 입장에선 이를 탈피하고 싶은 것이다. 청나라는 만주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한복…주변 국가 영향, 문화에 따라 변해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약식으로만 진행됐던 수문장 교대의식이 재개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이후 중단됐던 교대의식은 오늘부터 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열리게 된다. 2020.05.20 alwaysame@newspim.com

문화는 시대에 맞게 국가 간 서로 영향을 받는다. '한복'도 중국이 말하는 '한푸'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전통 의복인 '한복'은 고려시대 벽화에서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으며, 시대에 따라 저고리와 치마 형태가 달라졌다. 또 자체적인 스타일도 구축했다. 

윤양노 중부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우리 한복은 삼국시대부터 치마저고리, 바지저고리로 이뤄진 전통 양식의 한복이었고 중국은 왕족이 바뀔 때마다 의복의 양식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양노 교수는 "중국에게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 무엇을 '한푸'라고할 것이냐고"라며 "전 세계에서는 '치파오'가 중국 전통 의복으로 알고 있는데, 한족의 문화를 드러내기 위해 '한푸'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역사에 한족만 있었던게 아니다. 현재 온라인서의 갈등은 오히려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추석 당일인 1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민속놀이 체험을 즐기고 있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서울 4개 고궁은 12일부터 15일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2019.09.13kilroy023@newspim.com

중국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한복'이 '한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오히려 고려시대에 원나라부터 명나라 초기까지 궁중에서 유행한 '고려양'이다. 박 교수는 "고려시대 때 원나라에서 유입했는데 형태가 긴 저고리에 허리까지 오는 치마다. 이게 고려시대의 한복이고 조선시대로 가면서 저고리가 짧아졌는데 이를 보고 '한복'이 '명나라 옷이다' '한푸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부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관복은 당시 유교 문화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문화권의 외교적인 유니폼 개념이었다. 박 교수는 "관리가 입는 관복이나 왕이나 왕비의 공식 복식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우리가 중국의 속국이어서가 아니라 유교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글로벌한 복식 기준이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UN 행사나 해외 공식 행사에 양복을 입고 나가는 것이 식민지라서 그런게 아니지 않나.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족의 복식도 시대마다 달랐는데, 주도 세력이 계속 바뀌면서 나라가 바뀌었는데 그들의 문화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보기도 힘들다"며 "중국이 말하는 '한푸'는 한나라의 복식이라고 해야 맞다. 긴포로 되어 있는 형태로 중국 무협영화에서 나오는 옷들, 그게 '한푸'다"라고 설명했다.

◆ 한복 교육·홍보 적극적으로…박양우 장관 "한복 알리기 위해 더 노력"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복매장을 방문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복업계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2020.04.02 89hklee@newspim.com

정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짤막하게 표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10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용기 의원이 "중국 어떤 게임이 한복을 도입했다가 중국인들이 본인들의 옷이라고 대대적으로 항의했다고 하는데, 이 해프닝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유감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지만, 우리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데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비쳤다.

박민재 교수는 정부는 한복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우리 국민이 한복을 쉽게 접하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복은 일상복이 아니라 예복화됐다. 이미지는 사극에서 보는 한복이 다며 그 마저도 조선시대 한복"이라면서 "일반인들은 한복의 역사적 변화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양노 교수는 "조만간 국내 한복 학자들과 협회 관계자,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포럼식으로 편하게 우리 한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교육이나 홍보 등의 문제도 거론되고 있으니, 우리가 명확하게 결론을 내야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의 태도는 단순한 '반한' 감정"이라면서 "보다 역사적인 근거로, 아카데믹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첨언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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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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