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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샤넬백 천만원 넘어도 오픈런"...젊어진 명품족, 그들은 왜?

기사입력 : 2020년11월03일 06:32

최종수정 : 2020년11월03일 06:32

올해 들어 두번째 가격 인상에도...'오픈런' 열기 여전
"10개 살 돈으로 명품 하나"...20대의 '가치소비' 공식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아침 8시에 왔는데 가격 오른 건 여기(백화점) 와서 알았어요"

2일 오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부띠끄 매장 앞에서 만난 대기번호 1번을 받은 여성 소비자의 말이다. 이날 오전 8시께 샤넬코리아가 일부 제품의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했으나, 매장 앞을 지키던 열댓명의 소비자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흥미로운 점은 얼핏 보아도 이들이 모두 20~30대 여성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샤넬 '오픈런'(매장 오픈과 동시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행렬) 현상과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 전 명품 확보에 열성인 소비자들의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잇단 가격 인상에 인기 백(Bag) 천만원 돌파..."그래도 혼수는 샤넬"

샤넬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상된 제품 가격을 안내한 이날 각종 명품 커뮤니티에서는 "오른다는 소문은 얼마 전부터 있었는데 진짜 올랐네", "(지난달) 31일에 오픈런 하길 잘했네"라는 반응이 나왔다. 

2일 오전 서울 명동 롯데 에비뉴엘 게이트 앞에서 샤넬 매장 입장을 대기중인 소비자들. 이날 샤넬코리아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2% 인상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1.02 hrgu90@newspim.com

샤넬이 11월 초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인상설'은 지난달부터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면세점 측에 가격 인상 여부를 문의하자 샤넬 관계자가 "결제 변경은 되도록 하시지 않는 게 좋다"며 우회적으로 수긍하는 말을 남긴 탓이다.

지난 5월에 이은 두 차례 인상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은 1000만원을 돌파했다. 스테디셀러인 클래식 라인 중 라지 사이즈의 가방이 993만원에서 1014만원으로 오른 것. 또 인기 품목인 클래식백 미듐은 846만원에서 864만원으로, 보이샤넬 미듐은 657만원에서 671만원으로 인상됐다.

'천정부지' 인상에도 샤넬의 인기는 식지 않는 모양새다. 꼭 가격 인상 때문이 아니어도 샤넬의 인기 제품을 품기 위해서는 365일 오픈런이 필요하다. 재고가 넉넉하게 풀리지 않고 제품 입고일을 사전에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백화점에 샤넬 부띠끄가 더 많기에 작정하고 오픈런을 준비하는 지역 거주민도 많다. 

샤넬 백 입고일과 가격 조정 시점은 대형 백화점 관계자도 미리 알기 어려운 정보다.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의 연간 매출은 주요 명품 매장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대체로 협력 업체에 갑(甲)인 백화점이 명품 브랜드사엔 을(乙)인 이유다.

백화점 관계자는 "주로 혼수 때문에 샤넬 제품 입고일을 묻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런 정보는 점장도 모른다"며 "하루에 3번 샤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원하는 제품이 어느 매장에 입고됐는지 묻고, 슬쩍 귀띔해주는 날 바로 달려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격 1014만원의 '샤넬 클래식 라지백' [사진=샤넬 공식 홈페이지] 2020.11.02 hrgu90@newspim.com

◆오픈런 점령한 2030..."명품 지갑·클러치, 하나쯤은 다 있다"

'2030 젊은 명품족'은 오픈런 현장마다 쉽게 눈에 들어온다. 지난 5월 샤넬의 대폭 가격 조정을 앞두고 강남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 등을 방문한 당시에도 20~30대 여성은 절반 이상 대기줄을 차지하고 있었다.

30대 여성의 오픈런은 혼수가 주된 이유다. 주말 오전 6시부터 샤넬 오픈런을 준비했다는 한 30대 여성은 "결혼을 앞두고 예비 신랑이랑 같이 오픈런을 뛰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를 '호갱'으로 본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래도 샤넬은 샤넬"이라고 말했다. 

20대의 오픈런은 수익과 더불어 재미도 한 이유다. 또래 4명이서 함께 백화점을 방문한 20대 여성들은 샤넬 지갑도 '흔템'(흔한 아이템)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둬야 할 것 같아서 지갑이랑 클러치를 보러 왔다"며 "여럿이서 아침부터 줄서서 뭐살까 고민하면서 기다리는데 나름 재밋다"라고 말했다. 

20대 소비자들의 오픈런은 지난 6월 시내면세점에서도 발견됐다. 면세점들이 내국인에게 6개월 이상 된 재고를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자 소식을 접한 젊은 소비자들이 줄지어 방문한 것이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들도 많지만 젊은 남성, 여성 고개들이 굉장히 많다"며 "부모님 선물을 위한 구매도 있고 본인 만족을 위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20대의 명품 소비는 나름의 '가치소비'라는 반응도 있다. 한 명품 커뮤니티에서는 '30만원짜리 가방 10개 사는 게 낫냐', '300만원짜리 하나 사는 게 낫냐'는 글에 찬반 댓글이 달렸다. 이에 열띤 댓글을 달던 이들 중에서는 "아껴서 명품 하나를 사겠다는데 사치로만 매도하기엔 지나친 것 같다"거나, "요즘엔 클래식한 가치를 즐기는 게 더 멋져보인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편 샤넬코리아의 이번 가격 조정은 달러 환율 변동 탓이다. 샤넬은 앞서 일본, 중국 등에서도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은 국가간 환율 변동으로 가격 차가 발생했을 때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조화로운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hrgu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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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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