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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전환비용, 철강·석화·시멘트업종서만 400조 달해"

기사입력 : 2020년10월26일 16:07

최종수정 : 2020년10월26일 16:07

시멘트 등 5대 업종, '2050 저탄소 발전전략 제2차 산업계 토론회'
전문가들 "저탄소 사회 전환비용 추정한 대책 마련 시급"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연계되는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 추진 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3개 업종에서만 최소 400조 원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내 제조업 전체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감안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제2차 산업계 토론회'에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3개 업종서만 최소 400조 원이 넘는 전환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이에 더해 수명이 남은 기존 설비의 매몰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비용은 훨씬 증가한다"면서 저탄소 사회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정확히 추정하고 재원마련 등의 대책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로고=한국시멘트협회]

이날 토론회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주요 기간산업협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지금 수준의 대책으로는 국내 제조업의 생존이 위태롭다며 저탄소 사회로 전환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정확히 추정하고 재원 마련 등의 대책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의 부문별 비전과 과제를 그대로 추진하면 국내 기간산업은 국제경쟁력을 잃고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대국민토론회에서 산업부문의 전환 수단으로 수소환원제철,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민동준 연세대학교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것은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 부담은 결국 국내 기업이 이룬 원가경쟁력을 무너뜨려 고용 감소는 물론 제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철강·석유화학·시멘트 산업 등은 자동차, IT, 건설 산업 등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소재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쟁력 저하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제조업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로, 다른 국가들보다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EU는 독일을 제외하면 제조업 기반이 약해 우리의 모델이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제조업에서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국가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5대 업종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LEDS에는 온실가스 감축·흡수기술 개발과 적용에 있어서 종합적인 로드맵이 포함돼야 성공적인 온실가스 감축 이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조업 기반이 약한 EU의 경우도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향후 10년간 1300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성할 계획인데,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간의 소통·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LEDS 정부(안)을 마련하고, 11월 공청회를 거쳐 오는 12월까지 UN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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