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도 ESG상품 출시에 분주...올해 설정액 540억↑
글로벌 ESG 규모도 성장세 뚜렷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오는 2021년 한국형 뉴딜 펀드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일명 '착한기업펀드'로 불리는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추세를 고려하면 ESG펀드는 향후 입지를 더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ESG펀드의 일종인 SRI(사회책임투자)펀드의 설정액은 총 3721억원으로 올 들어 540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3조7359억원, 국내 채권형에서 1조6827억원, 해외주식형에서 2952억원이 각각 빠져나간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다. SRI펀드 42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3.40%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ESG펀드 수익률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
ESG펀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이 아니라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적정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당초 ESG 투자는 주류, 담배, 무기제조 등 특정 산업을 투자에서 배제하는 윤리적·종교적 동기에서 출발했다가 지구온난화, 기업비리, 인권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그 의미와 개념이 발전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투자공사, SK증권, NH투자증권,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이 ESG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이미 지난해 10월 책임투자 업무지침을 제정하고 3500억원 규모의 ESG 전략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특히 ESG 투자 관련 인프라를 강화해 기업에 대한 ESG경계 프로세스 및 ESG 모델 포트폴리오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IB(투자은행)부문의 ESG 사업을 강화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딜(금융주선, 펀드결성, 자문 등)을 진행 중이다. SK증권도 지난 2018년 한국중부발전 및 에코아이와 함께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에 진출한 뒤 ESG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속가능발전소와 협업해 ESG 지수 개발 및 산출 노하우에 ESG 관련 데이터를 접목시켜 'ESG 지주회사' 지수를 개발하기로 결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자사 SRI펀드인 '이스트스프링지속성장기업'에 고유재산 15억원을 투자하고 이를 SRI대표 펀드로 키워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앞서 일찍이 ESG펀드를 개발해 출시해 운용 중에 있다. 펀드 규모만 지난해 말 기준 108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에 글로벌 ESG펀드 규모는 오는 2028년이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선 문재인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과 맞물려 ESG펀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 본격적으로 국민 참여형 뉴딜펀드 조성을 위한 자펀드 운용사 모집 등 절차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아직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린 뉴딜(친환경)이 큰 축을 담당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ESG 중에서도 '환경'에 초점이 더 맞춰져 바이오와 헬스관련 ESG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G펀드는 장기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당장 접근하기에는 어렵지만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에 맞춰 향후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유인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ESG투자에 대한 연구도 현재 진행 중인 곳이 많고 민간에서도 관련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