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목표…앞서 AOC 신청 예정
사측 "인력조정은 인수의향자의 핵심 요구…전원 재입사 약속"
재매각·재고용은 불분명…노조 "고통분당 동참해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량해고가 현실화된 이스타항공이 재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 이후 회사 측은 인수합병(M&A) 재추진을 위해 7일 대규모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는 가운데, 빠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재매각 이후 전원 재고용을 전제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반면 직원들은 재고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회사의 목표대로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재고용은 내년 하반기부터나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직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스타항공 고용유지 촉구 정당⋅노동⋅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2020.09.03 pangbin@newspim.com |
이날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 피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내달 중순까지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는 방침으로, 대형 사모펀드(PEF)와 기업들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운항증명(AOC)을 받기 위해서는 전략적 투자자(SI)가 필요한데, 현재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고 회사 측은 말한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앞서 국토교통부에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신청해 국내선 운항 재개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SI가 포함된 매수자가 나타나면 국토부로부터 AOC를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이스타항공은 재매각 의사를 타진하는 쪽에서 인력 감축을 원한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사측은 550여명의 구조조정 대상 직원에게 이메일로 통보할 예정이다. 8일부터 진행되는 내용증명 등기발송 절차 등을 고려해 정리해고 일자는 당초 예정일(10월 6일)보다 일주일 가량 미뤄졌다. 정비인력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700여명 규모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회사 측은 기재 반납 이후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AOC를 받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15대에 필요한 정비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100여명을 포함, 남은 직원 1173명의 절반이 넘는 650여명이 정리해고될 예정으로, 작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부터 시작된 업황 부진 이후 최대 규모의 항공사 실업사태가 현실화하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 명단 발표 당일인 이날 최종구 대표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인력조정은 현재 인수 의향을 밝힌 측의 핵심 요구사항"이라며 "경영 정상화 이후 전원 재입사를 약속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스타항공 2020~2023년 기재계획 및 운항계획 [자료=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
문제는 회사 측의 목표대로 재매각이 가능할지다. 항공업 부진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매각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잠재적 분리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어 항공업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점 역시 이스타항공 매각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해고 위기에 몰린 직원들 역시 회사가 약속한 재매각 이후 재고용에 대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미 제주항공과의 M&A를 이유로 7개월 이상 임금을 체납해온 경영진에 대한 신뢰 역시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내년 올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현 인원으로 기재 6대를 운영하고,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기재를 늘려 재고용한다는 방침인데, 회사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될지도 불분명해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8일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열어 사측에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고 정부여당에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의 무능으로 매각에 실패하고 운항 전면 중단이라는 사태를 맞으면서 그 피해는 직원들이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기업 해체 수준의 정리해고를 멈추고 무급휴직 등을 포함한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