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내주 비대면 전국위 열고 새 당명 확정
15년→5년→3년→6개월...당명 잔혹사 종식할까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래통합당이 당명을 변경하고 당헌 및 정강정책을 가다듬기 위해 오는 9월 1일 상임 전국위원회를, 2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일 전국위에서는 새로운 당명을 확정·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창당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당명을 바꾸는 셈이다.
통합당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기존 한나라당에서 15년 만에 '새누리당'으로, 다시 5년 만에 '자유한국당'으로, 또 3년 만에 '미래통합당'으로 갈아탔다. 이번에는 6개월 만에 4번째 당명으로 개명하는 것이다. 당 지도부에서는 민주화 이후 '최장수 정당(15년)' 기록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0.08.26 kilroy023@newspim.com |
통합당은 29일 오전 화상회의 방식의 비대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통합당의 당명 개정과정을 보면 8월 31일 새 당명 후보 복수안이 비대위에 보고되며,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방역을 위해 전국위원회 등의 일정은 모두 온라인 방식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통합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3차 전국위원회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인한 방역을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며 "오전 10시 개회부터 안건보고까지 전국 각지에 거주하고 있는 전국위원들에게 당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생중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통합당은 오후 3시까지 부의 안건에 대한 전국위원들의 ARS 투표 과정을 거쳐 새로운 당명과 강령·기본정책을 최종 의결하고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합당 비대위원회는 당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신상진)의 위원 20명을 인선했다.
원내에서는 이달곤·곽상도·강기윤·임이자·서정숙·최춘식·박형수·최승재·황보승희·김병욱 의원이 선임됐다.
원외 인사로는 박인숙 전 의원, 김승희 전 의원, 김종석 전 의원, 지상욱 여의도 연구원장, 김경원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전병율 차의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 김경애 국제대학교 간호과 교수, 김대현 대한임상노인의학회 부회장, 최재욱 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민복기 대구광역시의사회장 코로나 대책본부장이 포함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8.26 kilroy023@newspim.com |
◆ "서울시장 선거서 이길 수 있는 당명 찾아라"...통합당 국민공모 2만건
통합당이 당명 개정을 위해 실시한 대국민 당명공모가 무려 2만여건에 육박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당명공모에서 3000여개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국민들의 관심도가 훨씬 상승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통합당은 국민공모 안건을 신중히 검토하면서 '100년 갈 수 있는' 당명 찾기에 골몰했다. 당 관계자는 "진보진영의 전유물이 돼버린 '민주'라는 단어에 맞서 상징성과 인지도를 모두 갖춘 당명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8.24 kilroy023@newspim.com |
◆ 통합당 "국민 관심도 굉장히 높아…성장 가능성·방향성 제시"
통합당에 따르면 이번 당명공모는 국민들의 관심도가 굉장히 높았다는 분석이다. 올리고당, 숭구리당당 등 재미있는 당명도 나왔지만, 당의 성장 가능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당명도 많았다고 전했다.
통합당 당명 개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국민 당명공모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한 포인트가 있다"며 "키워드를 분석해 봤을 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화', 보수'와 같은 단어보다 '국민'이라는 단어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같이', '함께', '희망찬', '화합하는', '같이하는' 등 동사형, 형용사형과 같은 획기적인 당명이 정말 많이 나왔다"며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내용은 우리가 갖고 있었던 제한적인 확장성을 국민들이 높여주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역할, 지켜야하는 가치보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조직의 성장 가능성, 나아가서는 당의 방향성까지 훨씬 크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동사형 당명' 추진할지도 관심사
통합당에 따르면 김종인 위원장은 모두가 존중될 수 있다는 다양성의 가치가 드러나도록 당명에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민주', '한국', '민생', '자유' 등의 단어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은 '동사형 당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요즘 작명의 경우 위워크처럼 동사형으로 짓는 것이 대세"라며 "김 위원장 역시 혁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좋지만, 더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의 당명 개정은 당의 '명운'이 달린 일이다. 김 본부장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오느냐에 따라 당의 존립이 좌우된다"며 "서울시장을 못 가져오면 대통령선거 역시 어렵다. 김 위원장이 서울시장을 가져올 수 있는 당명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이번주 마감된 대국민 공모 이후 당협위원장,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비대위에 당명 후보군을 제출했다. 당 내부에서는 새 당명에 대해 철처한 보안에 부쳤으며, 내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발표하기로 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