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1만 6000명 추산…약 70% 파업 참여할 듯
우려했던 '의료 공백' 없어… 시민들 "잘 모르겠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이학준 기자 = "잘 모르겠어요. 평소보다 불편한 점은 없었어요."
7일 오전 8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본관 앞에서 만난 시민 A씨는 "수술 전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왔는데 대기시간이 더 길어졌다든지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장혈관병원 앞에서 만난 또 다른 환자는 "전공의들이 파업한다고 들어서 걱정했는데 아직까지 거북한 상황은 없다"고 했다. 입원 접수처에서도 대기시간의 불편함을 항의하는 환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사진=김경민 기자] |
인턴, 레지던트 등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대하면서 이날 오전 7시부터 24시간동안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공의는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1만6000명으로 추산되는 전공의의 약 70%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없었다. 중환자실, 분만실, 응급실 등 필수 유지업무 인력까지 모두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진료 차질이 예상됐으나 실제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큰 불편함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대병원 외과를 비롯해 재활의학과, 통증센터 진료실 및 처치실 앞에서 대기하는 환자들은 많지 않았다. 대기실 의자에 빈 곳이 더 많았다.
내과는 10개 가까운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대기실이 꽉 찰 정도로 환자들이 몰렸다. 이날 오전 8시 53분쯤 진료실 한 곳만 23분 지연되고 있었다. 나머지 진료소 중 지연되는 곳은 없었다.
내과 진료소 앞에서 대기하던 B씨는 "차가 막힐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금 일찍 나왔다"며 "원래 진료하다 보면 조금씩 늦어질 수도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입원 환자 보호자 C씨는 "파업이랑은 상관이 없는 것 같다"며 "평소랑 비슷하고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전경. [사진=이학준 기자] |
전공의들이 총파업에 나서면서 이날 주요 대학병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일정을 조정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엔 인턴 90명, 레지던트 370명 등 약 460명의 전공의가 근무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는 전공의 인원이 정확하게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교수, 강사가 공백을 메우도록 했다"며 "특히 입원 환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원래 해왔던 것보다 더 신경 써서 준비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도 전공의 500명은 대부분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의사 1500명 중 약 33%가 파업에 동참한 셈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500명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각자가 알아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파업 인원을 파악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별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 과별로 대체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아직까지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문제가 생긴 부분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