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송인 남희석의 최근 공개저격으로 시작된 논란이 한창이다. MBC '라디오스타'를 진행하는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결국 화살은 남희석 본인을 다시 향하면서 과거 발언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 남희석의 공개저격…MBC "김구라, 무례한 MC 아냐"
소동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남희석이 자신의 SNS에 쓴 글이다. 당시 그는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초대 손님이 말을 할 때 본인 입맛에 안 맞으면 등을 돌린 채 인상 쓰고 앉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캐릭터이긴 하지만 참 배려 없는 자세다. 그냥 자기 캐릭터 유지하려는 행위"라며 "그러다 보니 몇몇 어린 게스트들은 나와서 시청자가 아니라 그의 눈에 들기 위한 노력을 할 때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방송인 남희석이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공개 저격했다. [사진=남희석 인스타그램] 2020.08.03 alice09@newspim.com |
해당 글은 각종 커뮤니티에 퍼졌고 남희석은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해당 글이 삭제되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다. 갑작스레 올라온 저격글은 파장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시청자들 사이에서 설전도 벌어졌다.
남희석의 공개 저격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의견 한편에는 평소 김구라의 진행 방식이 못마땅헸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양측 의견이 충돌하면서 남희석과 김구라간 갈등은 시청자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이에 남희석은 직접 댓글을 통해 "불쾌감으 느끼게 해드려 죄송하다. 2년 이상 고민하고 올린 글"이라며 해당 글을 게재한 이유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몇 년을 지켜보고, 고민하고 남긴 글이다. 자료화면 찾아 보시면 알 것"이라며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는 것은 오보다. 20분 정도 올라와 있었는데 모 작가님 걱정 때문에 지웠다. 이미 퍼진 건 알고 있었다"고 사실관계를 정정했다.
또 "콩트, 코미디 하다가 떠서 '라디오스타'에 나갔는데 망신 당하고 밤에 자존감 무너져서 저 찾아온 후배들을 봐서라도 그러면 안 된다. 약자들 챙겨라"고 재차 김구라를 저격했다.
남희석은 "혹시 반박이 나오면 몇 가지 정리해서 올려 드리겠다. 공적인 방송 일이기도 하고, 개인적 연락을 하는 사이도 아니다. 이 일로 '라디오스타'에서 '이제 등 안 돌릴게' 같은 말로 우습게 상황을 정리하시는 것까지는 이해할 것"이라고 말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남희석 페이스북] 2020.07.31 jyyang@newspim.com |
연이은 남희석의 공개 저격에 그의 이름이 연일 포털사이트를 장악했고, 시청자들 역시 온갖 추측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MBC '라디오스타' 측이 수습에 나섰다.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지난달 31일 "해당 내용에 대해 오해가 풀리고 이해를 바라며 입장을 전한다. 방송을 통해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MC 김구라 씨는 출연자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서 김구라 씨는 녹화 전, 중간, 촬영이 끝나기까지 출연자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며 세세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희가 지켜본 김구라 씨는 출연자들에 무례한 MC가 아니다"고 남희석의 글을 반박했다.
제작진은 "김구라 씨가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토크쇼인 '라디오스타' 만의 캐릭터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다"며 "제작진에게 항상 개그맨 섭외를 이야기하는 쪽도 김구라 씨다. 후배 개그맨들의 근황과 상황을 항상 체크하고 지켜보면서 '라디오스타'를 통해 부각되도록 기회를 주자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 시청자들의 재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편집 과정이 있다. 편집은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한 것이며, MC 김구라 씨의 전체 모습을 그대로 다 담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과거 발언까지 소환…애꿎은 제2의 피해자까지
이번 논란에 대해 MBC가 김구라의 입장을 대변하며 상황이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악화되면서 과거 남희석과 김구라의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애꿎은 제2의 피해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남희석의 이번 발언에 대해 '비겁하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직접 만나 풀 수 있었음에도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SNS를 통해 김구라의 방송 태도를 지적했기 때문. 하지만 '라디오스타' 제작진의 입장이 더해지고 남희석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사이 과거 발언까지 소환되기 시작했다.
배우 홍석천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과거 발언 소환으로 홍석천은 피해를 봤다. 홍석천은 지난 2015년 한 방송에서 남희석 때문에 개그계를 떠나게 된 일화를 밝힌 바 있다. 해당 일화는 이번 저격 사건에서 재조명되면서 남희석의 과거 인성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홍석천은 "제가 남희석 씨 때문에 개그맨을 그만두게 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가 앞뒤 맥락은 빠지고 자극적으로 포장돼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지금 이 순간도 남희석 씨와 누구보다 친하게 지내고 있고, 남희석 씨는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제가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언급했다.
홍석천은 "김구라 씨 역시 제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안타깝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가볍게 움직이는 분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잘 마무리 되길 바라며 조용히 믿고 기다려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저격 논란에 소환된 사람은 홍석천뿐이 아니다. 이번엔 남희석이 3년 전 SNS에서 강예빈에게 했던 성희롱성 발언이 문제가 됐다. 남희석은 지난 2017년 5월 9일 강예빈이 자신의 SNS에 수영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자 "미안하다 동생아, 오빠가 그만. 엄지와 검지로 그만. 사진을 확대해서 봤다"고 댓글을 남겼다.
해당 댓글은 당시에도 대중 사이에서 "성희롱 아니냐" "부끄러운 줄 모른다" 등 비난을 받았다. 이 댓글들이 재조명되면서 강예빈 역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홍석천과 '라디오스타' 제작진이 갑자기 터진 공개저격에 뜻하지 않게 해명을 하는 상황인 반면 남희석은 물론 소속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남희석의 공개저격에 제2의 피해자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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