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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3보] '박원순 의혹' 쏟아진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사입력 : 2020년07월20일 22:03

최종수정 : 2020년07월21일 13:42

"성추행 의혹 수사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2차 피해 등 엄정 수사"
"오거돈 의혹 철저 수사·고 최숙현 엄정 조치"
코드인사 지적 반박…"사기 범죄 적극 대응"

[서울=뉴스핌] 한태희 김유림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사실상 '박원순 성추행 의혹 청문회'로 마무리됐다. 여당과 야당 가리지 않고 의원들은 김창룡 후보자 자질 검증보다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건 관련 의혹에 화력을 집중시켰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에 대해 박 전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는 게 타당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성추행 의혹 방조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은 경찰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 "박 전 시장 사망…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

김 후보자는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경찰은 수사 등 모든 법집행 활동을 엄격하게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피고소인(박 전 시장)이 사망으로 없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해야 타당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0 leehs@newspim.com

김 후보자는 또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경찰이 수사를 해도 성추행 의혹 실체를 규명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법 등을 통해서 경찰이 피고소인이 없는 사건을 수사해도 경찰 수사 내용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공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며 "재판에서 사실 관계를 확정해주지만 그 절차를 할 수가 없어서 지금의 법규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밝히려면 경찰이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하면 현 단계에서 수사를 중단하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며 "경찰은 모든 수사가 중단된다고 표명한 바 없다"고 답했다.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을 냈지만 경찰이 수사를 이어갔던 '이춘재 화성연쇄살인사건' 전례가 있지 않냐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 질문에 김 후보자는 "(두 사건은)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인 사건을 예로 들면 피해자는 존재하지 않으나 용의자가 존재하면 조사하지만 피혐의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수사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 "성추행 방조·2차 피해 수사는 철저…절차에 따라 청와대 보고"

대신 김 후보자는 경찰이 박 전 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한 모든 수사를 종결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성추행 피해자 2차 피해와 서울시청 내 성추행 방조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현재 진행되는 수사는 크게 변사 관련 수사와 2차 피해 방지, 방조범 수사로 나눠진다"며 "방조범 수사와 법 적용 등은 이론이 갈리지만 경찰이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철저히 수사해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찰이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을 두고는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답했다.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청와대에 무슨 근거로 보고했냐고 따지자 김 후보자는 "경찰청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당연하고 내부범죄수사규칙과 정부조직법 등 국정운영체계에 따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답했다.

'내부 규정이 따로 있느냐'는 임호선 의원의 질문에도 "경찰청에 외부기관 보고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규칙은 없지만 범죄수사규칙이나 치안상황실 운영규칙 등을 참고하고 있다"며 "향후 외부 보고 관련 사항은 규칙 등을 명확하게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이 청와대와 경찰 등을 통해서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검찰 수사 등을 이유로 현재로서는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정보 누출 부분은 현재 검찰에 고발 등이 접수돼 있다"며 "검찰 판단을 지켜보면서 경찰 수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을 문자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김형동 통합당 의원이 '고소장 접수 당일 후보자도 보고를 받았냐'고 묻자 그는 "접수됐다는 사실을 문자로 보고 받았다"며 "고소장이 접수됐고 수사 착수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철저 수사·고 최숙현 엄정 조치"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함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도 이날 청문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김 후보자는 현재 부산경찰청장으로서 오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의 총책임자다. 김 후보자는 오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기자회견을 통해 알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0 leehs@newspim.com

박완수 통합당 의원이 오 전 시장 수사는 느슨하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오 전 시장 기자회견(4월 23일)을 통해 사건을 알았고, 4.15 총선 전에는 전혀 몰랐다"며 "일체의 은폐나 좌고우면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집단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해서도 엄정 조치를 강조했다. 최 선수 측은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검찰이 직접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피해자 입장에서 검찰 수사에 더 믿음이 갔던 걸로 짐작한다"며 "경북지방경찰청이 고소사건 전반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으로 결과를 보고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대로 수사해 불신이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초고속 승진 등 코드인사 해명…"사기 범죄 적극 대응"

'코드인사'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2년여 만에 경무관에서 치안총감(경찰청장)으로 초고속 승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연을 맺은 덕분에 경찰청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고 꼬집었다.

서범수 통합당 의원이 "세간에 떠도는 문정부 부산라인과 연결된 게 있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30년 넘게 경찰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고 네차례 지휘관 생활을 통해 경찰 각 분야를 충실히 경험하고 관련 업무를 익혔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사기 범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서민 경제를 침해하는 사기 범죄를 엄격히 다뤄야 한다고 주문하자 그는 "부산경찰청장 당시 사기 범죄를 엄정 처리하도록 강조했고 많은 성과를 냈다"며 "대표적인 서민경제 침해로 사기 사건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마무리 발언으로 "국민 안전과 공정한 법 집행, 경찰 개혁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쇄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9시 15분쯤 끝났다. 청문회를 종료한 행안위는 김창룡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이후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치면 김 후보자는 경찰청장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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