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비즈니스모델 되려면 생산‧이동‧저장문제 해결해야"
수소차와 전기차의 정책적 균형 잡아야 지적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부가 연일 수소자동차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각 연료의 특성에 맞춰 장거리‧중대형차는 수소전기차, 단거리‧소형급 승용차는 전기차 등 투트랙으로 개발‧육성에 나서는 데 국내에서는 수소에만 집중하다가, 자칫 전기차 등 미래차 육성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사업용 수소차 연료보조금 도입방안'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21년 버스 100대에 연료보조금 지급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2년부터 정식 제도를 도입, 2023년부터는 택시와 화물차에 확대 시행을 골자로 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018년 11월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수소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18.11.21 leehs@newspim.com |
이를 통해 지난해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맞춰 오는 2022년 버스 2000대를 시작으로 2040년까지 버스 4만대, 택시 8만대, 화물차 3만대 등 사업용 수소전기차 15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높은 수소연료 가격이 수소버스 보급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돼 왔다"면서 "향후 점차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이에 앞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연료보조금 지급을 통해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연료보조금은 전기차 연료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수소버스는 KG당 3500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소버스 연료비 km당 615.4원으로 348.6원인 전기버스의 1.8배다.
세계 자동차 시가 총액 1위에 올라선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모델 X 전기차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부가 이번 정책 발표를 통해 친환경 수송 분야에서 2025년까지 수소차 20만대 보급과 함께 전기차 113만대 누적 보급과 급속충전기 1만5000대, 완속충전기 3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용 수소차 연료보조금 보조대상에 전기차가 효율적인 승용차용 택시까지 포함시키면서 정부가 수소에 '올인'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정책이 수소전기차로 지나치게 치우쳐서 전기차 상용화를 가로막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차 육성을 위해 관용차 보조금 지급, 아파트‧대형 빌딩에 충전인프라 확충 등 본격적으로 나선지 4년여 밖에 안 된다"면서 "전기차 누적대수가 이제 11만대로 늘며 상용화되려는 시점인데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고민을 더 해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은 "국내는 테스트베드이고 결국 수출을 해야 하는데 미국, 유럽에서는 수소전기차를 국한적으로 일부에서만 진행해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에는 멀었다"면서 "수소의 생산, 이동, 저장 문제중 해결된 게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 혼다 등 3곳뿐이다. 반면 전 세계 시장에서 내연기관의 대체제로 전기차가 부상하면서 미국의 테슬라는 세계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과 같은 정부의 집중 육성 정책이) 원천기술과 주도권 확보라는 측면은 분명히 있지만 향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는 역할을 나눠서 상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정책적인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투트랙 전략으로 미래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