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이제라도 장관 지시 따른 것은 국민 바람 부합"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립 수사본부' 설치 건의를 먼저 제안한 적 없다고 반발했다.
추미애 장관은 9일 법무부를 통해 "대검찰청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고 독립 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이제라도 장관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또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깨달았다면 수사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35조1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배정계획안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2020.07.04 yooksa@newspim.com |
추 장관의 이같은 입장은 전날 법무부로부터 독립 수사본부 설치를 먼저 제안 받았다는 대검 주장에 따른 것이다.
대검은 이날 "(추 장관의)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다"며 "어제(8일)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검찰총장 지휘권은 이미 상실됐다"며 "결과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을 지고 자체 수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내용을 오늘(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전날 독립 수사본부 설치를 골자로 하는 윤 총장의 공개 건의를 즉각 거부했다. 추 장관은"검찰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 교체와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며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취재진들에게 문자를 보내 '거부' 의사를 명확히했다.
윤 총장은 이에 앞서 "채널A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방안을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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