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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의 골프Q&A] 미켈슨이 카트 도로 반대편에서 구제받은 이유는?

기사입력 : 2020년06월27일 23:17

최종수정 : 2020년06월27일 23:17

미국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2라운드 17번홀 상세 상황

수리지와 카트도로를 묶어 단일 장해물로 간주한 로컬룰 덕 봐

만 50세 생일 지났는데도 단독 선두 나서며 '노당익장' 과시

Q: 지금 열리고 있는 미국PGA투어 중계를 봤습니다. 2라운드 17번홀에서 필 미켈슨의 티샷이 카트도로 왼편 끝에 멈췄는데, 카트도로 오른편에 드롭하고 치더라고요. 그가 '왼손잡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좀 이상합니다. 중계하는 캐스터나 해설자도 명확한 설명을 못하던데, 왜 그런거죠?

필 미켈슨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2라운드 17번홀에서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로부터 구제받는 도중 경기위원과 얘기하고 있다.[사진=PGA SNS]  
필 미켈슨의 17번홀 상황도. 수리지와 카트도로를 하나의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로 간주한 후 '왼손잡이'인 그는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으로 A와 B 가운데 A를 정할 수 있었고, 그 구제구역에 드롭했다. [그림=김경수]
그린 쪽에서 본 TPC 리버 하일랜즈 17번홀. 필 미켈슨의 볼은 오른편 페어웨이 벙커와 그 옆 그림자가 진 나무 사이의 카트도로에 멈췄다.[사진= PGA]

A: [서울=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질문하신 내용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2라운드 17번홀(길이 400야드) 상황입니다.

미켈슨은 1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투어 최장타자로 떠오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함께 라운드를 했습니다. 

이 홀은 도그레그 라이트로 비교적 짧지만, 그린 앞은 페널티 구역(연못)이어서 만만치 않습니다.

왼손잡이 미켈슨의 아이언 티샷이 푸시가 되면서 홀 왼쪽으로 나있는 카트도로에 두 차례 바운스된 후 카트도로 끝자락에 멈췄습니다. 볼은 카트도로 위에 있었지만 러프와 닿아있어 고약한 라이였습니다. 카트도로 왼편은 가파른 경사지인데 카트도로에서 약 2m 떨어진 지점에 흰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미켈슨은 고민하다가 경기위원을 불렀습니다. 경기위원이 다가오자 미켈슨은 발끝으로 카트 도로를 가리키며 카트 도로에 드롭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습니다. 흰 선을 수리지 표시로 보고, 볼이 수리지 경계선에 걸렸기 때문에 수리지 구제를 카트도로 위에 받으려는 속셈이었습니다. 그것이 볼이 놓인 그대로 치는 것보다는 나을 것같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경기위원은 "카트 도로에 드롭할 수 없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흰 선으로 연결된 수리지와 카트도로는 하나의 비정상적인 코스상태로 간주한다'는 로컬룰에 따라 그 밖에다가 드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컨대 수리지와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 바로 옆에 있을 경우 구제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는데, 위원회에서는 두 가지 상태로부터 한 번에 구제받을 수 있도록 그 두 상태를 하나의 비정상적인 상태로 간주하기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켈슨은 "좋다. 내가 모르고 있던 내용이다. 매우 고맙다"고 경기위원에게 말했습니다. 프로데뷔 후 28년동안 미국PGA투어에서 통산 44승을 올린 지천명의 미켈슨도 그런 로컬룰이 있다는 것, 그런 규칙 해석이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만약 그가 경기위원을 부르지 않고 스스로 카트 도로에 드롭하고 다음 스트로크를 했다면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것이 돼 2벌타를 받았을 것입니다. TV 중계 카메라가 시종 이 조를 비추고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 어필을 했겠죠.

미켈슨은 수리지와 카트도로를 묶어 하나로 된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로부터 구제받기 위해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구제지점은 카트도로 왼편 경사지가 아니라, 오른편의 비교적 괜찮은 곳에 정해졌습니다. 미켈슨은 최대한 평지에서 다음 샷을 하기 위해 구제구역 끝부분(카트 도로 쪽)에 드롭했고, 홀까지 150야드가 남은 상황에서 9번아이언으로 쳐 볼을 그린에 올린 후 파를 잡았습니다. 

외신들은 "미켈슨이 스코어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규칙을 이용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경기위원을 불러 도움받고, 구제받아 드롭할 때는 다음샷을 최대한 잘 할 수 있는 곳을 고른 것을 두고 한 말이라고 봅니다.

미켈슨은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인 끝에 2라운드합계 113언더파 127타로 단독 선두로 나섰습니다. 미켈슨은 열흘 전 만 5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그러고 이날 두 명의 톱랭커와 라운드하면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25일 열린 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 첫날 2019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2벌타(퍼팅그린에서 옮긴 볼마커를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플레이함)를 받은 끝에 둘쨋날 1타차로 커트탈락한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골프 규칙을 잘 알거나, 몰라도 경기위원의 도움을 적절하게 받으면 스코어를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골프 규칙 16.1b 및 14.3b, 모델 로컬룰 F-3>. ksmk754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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