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백악관 인근 시위대를 해산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회에서 사진을 찍는 행사에 동행한 것에 사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밀리 합참 의장은 11일(현지시간) 국방대학교 졸업식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는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순간, 그러한 환경에서 내가 동행한 것은 군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밀리 합참 의장은 또 임명된 군 당국자로서 실수로부터 배웠다면서 우리 모두 이로부터 배우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미군 투입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로 걸어가, 성경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악관 고위 참모진은 물론, 마크 에스퍼 국무장관과 밀리 합참의장 등도 수행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당시 경찰과 주방위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최루탄을 쏘아가며 강제 해산, 물의를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시위 진압 총책임자로 지명된 밀리 합침의장도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곧 연방 군대를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3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에 연방 군을 투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신은 세인트존스 교회로 대통령과 동행하는 일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발표, 파장을 일으켰다. 이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엔 현역 군인이자 미군 최고 지휘관인 밀리 합참 의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군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주 방위군과 경찰을 투입, 손쉽게 사태를 장악했다고 자랑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백악관 주변을 돌본 우리의 위대한 주방위군"이라고 부르면서 "그것이 얼마나 쉬웠는지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며 "어떤 사람은 이를 '공원에서의 산책'이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시위자들, 선동가들, 무정부주의자들(안티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방위군, (워싱턴)DC 경찰, 비밀경호국(SS)에 의해 매우 쉽게 처리됐다. 잘했다"고 덧붙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