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켈슨과의 자선 매치 때 퍼트 앞둔 같은 편 매닝에게 일일이 말해줘
'90'은 실제 거리 90% 감으로 스트로크하라는 뜻…'퍼트는 스피드가 관건' 일깨워
[서울=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세계 최고의 골퍼가 아마추어에게 해주는 조언은 어떤 내용일까?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극복 기금 마련을 위해 열린 '더 매치:챔피언스 포 채리티'를 주의깊게 봤다면 그 단서를 잡을 수 있을 듯하다.
지난달 열린 자선 매치에서 한 편을 이룬 타이거 우즈와 페이튼 매닝(오른쪽). 우즈는 이날 매닝에게 퍼트 스피드를 수치화해 알기쉽게 조언해줬다. [사진=미국PGA투어] |
당시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플레이어 페이튼 매닝, 톰 브래디와 편을 이뤄 포볼·그린섬 매치플레이를 벌였다.
매닝과 브래디의 핸디캡은 각각 6, 8로 '아마추어 고수'에 속한다. 그런데도 편의 승리를 위해 우즈는 파트너인 매닝에게, 미켈슨은 브래디에게 적잖은 조언을 해주는 모습이 보였다. 네 명이 마이크를 차고, 각각의 골프카트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서 시청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많은 골퍼들은 그 가운데 우즈와 매닝의 대화에 주목했다. 특히 퍼팅그린에서 우즈가 매닝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가 관심을 끌었다.
둘은 미국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아놀드 파너 인비테이셔널 등의 프로암에서 함께 플레이한 적이 많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친분을 맺어왔다. 우즈가 "은퇴 후 골프 기량이 점점 향상돼 기쁘다"고 말하자 매닝은 "우즈는 골프선수로서 뿐 아니라 캐디 역할과 그린 읽기에서도 최고다. 긴장된 상황에서도 그가 말해준 곳과 스피드로 치면 볼은 홀에 들어갔다"고 화답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매치에서 우즈는 퍼트를 앞둔 매닝에게 그린 스피드와 볼 터치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그것을 숫자로 표현해 알려줬다.
이를테면 평탄한 라인의 퍼트를 100으로 정하고, 내리막 라인이거나 빠른 그린에서는 100 미만의 숫자로, 오르막 라인이거나 느린 그린에서는 100 이상의 숫자로 일러줬다.
1번홀 퍼팅그린에서 매닝이 먼 거리의 퍼트를 남겼을 때 우즈는 "90"이라고 말해줬다. 이는 홀까지 거리가 10m라면, 내리막이므로 90%의 거리(9m) 감으로 스트로크하는 이미지를 가지라는 뜻이다.
매닝이 4번홀에서 7.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하기 전 우즈는 "95"라고 외쳤다. 이는 '평탄한 곳에서 퍼트할 때보다 95%의 거리감(약 7m)으로 스트로크하라'는 뜻이다. 매닝은 그 퍼트를 성공했다.
그런가하면 5번홀 퍼팅그린에서 우즈는 퍼트를 앞둔 매닝에게 "105"라고 말했다. '오르막 라인이므로 평상시보다 105%의 거리감으로 스트로크하라'는 의미다.
흔히 "퍼트는 방향보다 거리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우즈 역시 거리(스피드)가 퍼트의 성패를 가름한다고 보고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방법으로 조언해준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우즈의 어드바이스를 원용해볼 만하다. 내리막이나 오르막 라인에서 퍼트 스피드를 가늠할 때 90이나 110 등의 숫자를 생각하고 스트로크의 세기를 이미지화하면 거리를 맞추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