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슈가맨'을 시작으로 '이십세기 힛-트쏭', '퀴즈와 음악사이' 등 탑골 명곡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대중문화를 휩쓸고 있다. '탑골'은 1990년~2000년대를 유행했던 콘텐츠 자체 혹은 이를 향유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경마계도 탑골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2월 23일부터 경마가 중단되면서 과거 경주영상을 보며 경마휴장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는 경마팬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경마 미시행으로 인한 경마팬들의 허전함을 달래고자 2000년대 부경을 빛낸 '탑골 스타馬'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았다.
부산경남경마공원 탑콜 여왕 루나[사진=렛츠런파크 부산경남] 2020.05.20 |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탑골 여왕은 나야 나! '루나'
'루나'는 통산 33전 13승, 상금 총 7억5700만원을 획득하며 자기 몸값의 78배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루나'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지 이 수치 때문은 아니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를 저는 장애마였지만 노력을 통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데뷔전을 치른 '루나'는 2005년과 2006년 경상남도지사배, 2007년 KRA컵 마일, 2008년 오너스컵 등 큰 대회를 차례로 석권하며 경마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루나'는 은퇴하는 날까지 경마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경주마로서는 고령의 나이(8세)였던 '루나'가 초반에 꼴찌로 달리다가 막판에 선두를 0.1초 차이로 제치고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루나는 은퇴 후 씨암마로 활동했고 2015년에 1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때 그 시절, 경마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아름다운질주'
괴물 경주마의 본색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아름다운질주'도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빛낸 스타 중 하나이다. '아름다운질주'는 2006년 데뷔해 2011년까지 통산 32전 19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여 많은 경마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8년은 '아름다운질주'의 경주성적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한 해였는데, 8전 출전 중 6회 우승, 2회 준우승으로 무려 75%의 승률을 거두었다. 같은 해 12월 19일 부경에서 열린 제8경주에서는 부담중량 62.5kg을 짊어지고 우승을 차지하며 경마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에서 62kg 이상의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아름다운질주'의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경주였으며, 이러한 우수한 기록들을 인정받아 2008년 연도 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에 등극했다.
◆한국경마 유일의 17연승 주인공 '미스터파크'
경마에서 17연승을 달성할 확률은 8000조분의 1이다. 불가능해 보이는 이 기록을 보유한 경주마가 바로 한국경마 최다연승의 주인공 '미스터파크'이다. 지난 2009년 데뷔한 '미스터파크'의 열정과 승부욕은 대단했다.
2010년 그랑프리(GⅠ) 우승과 연도 대표마 등극, 2011년 연도 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에 등극되며 한국경마를 휩쓸었으며, 2012년 은퇴까지 총 22전 출전에 19회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를 달성했다.
2011년 12월, 18연승 도전 경주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하며 대기록 달성은 멈추었지만, 이후 2승을 추가로 달성하며 통산 19승을 기록했다. 2012년 6월 3일 부경에서 열린 제5경주에서 '인대파열' 이라는 부상을 입었으며, 결국 숨을 거두었다.
'미스터파크'가 생을 마감한지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보여주었던 끈기와 열정은 여전히 많은 경마팬들에게 감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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