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FII·RQFII 투자 쿼터제 폐지, 자금 반출입 제한도 완화
중국 증시 외자 유입 증가 기대, 우량주 수혜주로 부상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 금융당국이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중국 증권시장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외자의 투자 규모 제한, 자금 반출입 절차 간소화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번 조치를 통해 중국 A주와 채권 시장에 외국 기관의 투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국가외환관리국은 7일 '역외 기관투자자의 역내 증권선물투자 자금관리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규정'의 핵심 내용은 각종 규제 폐지와 절차 간소화다.
우선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위안화 적격외국기관투자자(RQFII)의 증권투자 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제까지는 QFII와 RQFII 자격을 가진 외국 기관이 중국 증권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선 정해진 '쿼터'를 할당받아야 했다.
QFII와 RQFII 투자 통화 종류 제한도 풀렸다.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 사용할 외화의 종류와 반입 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증권시장에서 거둔 수익을 해외로 반출하는 절차도 간소화 했다. 이 밖에 커스터디(custody, 수탁) 회사 수에 대한 제한도 풀었다. 커스터디란 내국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내국 금융기관이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을 보관 및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중국 금융 당국은 자본시장 개방 확대의 원칙 아래 QFII와 RQFII 제도를 지속적으로 수정하며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에도 QFII의 차익송금 규제를 없애고, 보호예수 규제를 폐지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외국 기관의 투자한도 철폐 방침 계획을 발표했고,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장쭝신(張宗新) 푸단대학 금융연구원 교수는 "QFII/RQFII는 중국 자본시장 개방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과도기적 제도였다. 현재 후·선강퉁(상하이/선전거래소-홍콩거래소 주식 교차 매매)을 통한 중국 시장의 쌍방향 개방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에서, QFII/RQFII의 투자 규모를 제한 할 필요성이 줄었다. 이 제도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규정'으로 향후 외국자본의 중국 자본시장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던 미국 증시에 비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간 중국 A주의 투자 가치를 올라가고, 중국 증시가 세계 자본 시장의 '피난처' 역할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하이펑(白海峰) 자오상자산관리(홍콩) 총경리는 이번 '규정'을 통해서 △ 역외 기관투자자의 중국 금융 시장 투자가 증가하고 △ 무역 흑자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본 유입 증가를 통한 경상수지 하락을 보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서 중국 채권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로 국제 자본의 투자를 유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 채권에 대한 투자가 늘면 위안화 가치가 견고하게 지탱되고, 이는 다시 외국 투자자의 위안화 상품 투자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규정'은 중국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더룽(楊德龍) 첸하이카이위안펀드(前海開源基金) 수석 경제학자는 "후·선강퉁의 시행과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 비중 확대 등으로 통해 최근 2년 대규모 외자가 A주로 유입됐고, 이들 자본이 우량주 종목을 대거 사들였다. 연간 외자의 순유입 규모가 3000억 위안 안팎에 달한다. 4월 들어 외자가 다시 A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QFII/RQFII 규제 완화 정책은 더 많은 외자를 중국 증시로 유인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한국 등 주변 국가의 자본시장 제도를 참고해 2002년 QFII, 2011년 RQFII 제도를 도입했다.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투자 자격을 부여한 외국 기관투자자에 한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중국 채권과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전 세계 400개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금융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 Choice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295개 QFII 자격을 보유한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에게 할당된 투자 한도는 1146억6000만 달러다. 이들 QFII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유한 A주 투자 종목은 371개로 집계됐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