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스포츠에선 예측을 뛰어넘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감동 드라마가 펼쳐진다. 영화 '슈팅걸스'가 다룬 이야기도 그렇다. 이 영화는 고(故) 김수철 감독과 삼례여중 축구부가 갖은 시련을 극복하고 2009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에서 여중부 우승을 거머쥔 이야기를 다뤘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슈팅걸스' 스틸 [사진=㈜영화사 오원] 2020.04.28 jjy333jjy@newspim.com |
'슈팅걸스'는 그간 흥행했던 스포츠 영화들이 만들어 놓은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따뜻하고 코믹한 정서 속에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개하는 도입부, 선수와 선수, 선수와 감독 사이에 대립과 오해가 생기고 팀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하는 중반부, 극적인 경기를 담은 후반부까지 그렇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겉치레뿐, 속은 비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스포츠 영화인데 스포츠 경기 특유의 긴장감, 박진감을 살리지 못했다. 초반 경기는 물론, 결승전조차 힘없이 끝나버린다. 대신 이 자리를 채우는 건 거북한 문어체 대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주 나와 분위기를 잔뜩 잡는데 사실상 보고 있기가 쉽지 않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살릴 만큼 배우들의 열연이 눈부시지도 않다. 특히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극을 끌고 가는 윤아 역의 이비안이 아쉽다. 그의 설익은 연기는 자주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다. 축구부를 이끄는 감독을 연기한 정웅인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유일한 탈출구인 모성애, 우정 등 신파적 감수성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 숱한 감정들이 깊이 없이 뒤섞여 어느 것 하나 와닿지 못한다. 빠질 수 없는 푼수 캐릭터(이 영화에서는 민정을 연기한 정지혜다)를 통해 이리저리 잔재미를 줘보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다. 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