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새로운 안전망 짜야 한다"
코로나 위기 돌파하며 기회로 전환 노력
적극적인 피해지원 및 협력사 상생경영 '속도'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그룹 경영진과의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관련해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례없는 위기가 닥치자 그동안 SK가 짜놓은 안전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이같은 강조점은 코로나발 세계 경제 침체와 경영 불확실성 고조의 시기를 극복하면서 기회를 찾기 위한 SK식 위기경영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안전망 구축으로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경영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나가자는 게 핵심이다.
◆최태원 회장, 미증유 위기 돌파할 생존조건 확보 주문
SK그룹은 최 회장의 새로운 안전망 구축의 큰 그림을 발빠르게 현장에 적용해 나가고 있다. 단적으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에 발벗고 나서 SK가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 등을 공유하며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경기지역 연수원을 비롯해 인천SK무의연수원 등을 코로나 격리와 관련한 임시 생활시설로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그룹 내부 안전망 재점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화상회의 당시 이같은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각 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데 힘써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각 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자원과 역량(Resource & Capability) 확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구성원들에게는 감사인사도 전했다. 위기 극복 최일선에서 뛰어야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면서 힘을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였다. 최 회장은 "업무 특성상 현장을 지키고 있는 구성원들은 SK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근무시스템 등도 안전망 구축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됐다"라며 "재택근무로 생활패턴이 바뀌는 워킹맘 등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연구,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모든 이해관계자 행복 추구...정부 방침 실천하며 피해지원 적극 행보
최 회장의 코로나 초기대응 행보는 재계 총수들 중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이다. SK가 추구하는 가치가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인만큼 주변도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평소 생각이다.
SK네트웍스가 창립 67주년을 맞아 대구경북 지역에 간편식 및 라면세트를 기부했다.[사진=SK네트웍스] |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과 비상경제 대책을 논의하면서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주1회 점심시간에 구내식당 문을 닫겠다고 했다. 이는 곧바로 그룹 각 계열사의 실천으로 이어졌고 최 회장 본인도 직원들과 회사 인근 식당을 차례로 돌며 회식을 가지도 했다.
SK그룹은 또한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임직원 발열체크 등 건강관리, 재택근무 시행, 유연근무제 시행까지 정부의 방역관리 방침을 철저하게 실천 중이다. 피해지원을 위해 성금기탁과 의료진 방호복, 소외계층 생필품 등 물품지원도 지속 실천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금과 물품을 합치면 대략 100억원 규모다.
중소협력사에 대한 납품대금 지급도 상생적 시선으로 접근 중이다. 단적으로 SK하이닉스는 중소협력사 납품대금 지급을 월3회에서 월4회로 확대했고 이런 지급 정책은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운영 중인 협력사 상생펀드의 가용금액 1300억원을 피해 협력사에 우선 지원하기도 했다.
사업을 통한 코로나 극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예컨대 SK케미칼은 안면보호대, 투명 방역창 등 긴급구호현장에서 개인보호장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 유럽연합(EU)지역에 방역용 투명소재 '스카이그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ikh6658@newspim.com